6월부터 '메가딜' 멈췄다…꺾인 투자금에 AI·딥테크 후속투자 공백 우려
대형딜 3~5월 쏟아졌다 6~7월 급감… 소수기업 '선택과 집중' 심화
다수 기업 후속투자 문턱 높아져…회수·펀드결성·재투자 위축 우려
- 김민석 기자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국내 비상장 스타트업 투자시장이 두 달째 '메가딜 공백'에 머물렀다. 투자 건수는 상반기 수준을 유지했지만, 시장 전체 투자액을 끌어올릴 1000억 원 이상 대형 라운드가 줄면서 월간 투자금은 1조 원 아래로 내려앉았다.
시장이 전반적으로 위축됐다기보다 인공지능(AI)·딥테크 등 일부 초대형 투자에 자금이 쏠리는 흐름이 더욱 선명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자금이 일부 기업에 쏠리면서 시장 내부의 온도 차도 커지고 있다.
25일 더브이씨(The VC·한국 비상장 스타트업 투자 정보 플랫폼)에 따르면 7월 국내 비상장 스타트업·중소기업 투자 유치액은 93건, 6224억 원으로 집계됐다. 6월 115건, 7202억 원에 이어 두 달 연속 월간 투자액이 1조 원을 밑돌았다.
다만 투자 건수가 급감한 것은 아니다. 프리 A와 시리즈 A를 중심으로 초기·중소형 투자 수요가 이어지며 하반기에도 상반기 평균 수준의 딜이 형성됐다. 문제는 투자금의 규모다. 상반기 활기를 띤 대형 라운드가 자취를 감추면서 건수와 금액 간 괴리가 더 커졌다는 평가다.
올해 3~5월 투자시장 지표는 초대형 거래가 견인했다. AI 반도체 팹리스 리벨리온은 국민성장펀드와 민간자금을 바탕으로 6400억 원 규모 프리IPO 투자를 유치하며 기업가치 3조 4000억 원을 인정받았다.
4월에는 엑시나 2018억 원, 업스테이지 1800억 원, 홀리데이로보틱스 1550억 원 등이 대형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5월에도 퓨리오사AI에 정책금융 4000억 원이 먼저 투입되는 방식의 투자안이 승인됐고 코인원, 업스테이지 등의 대형 투자 건이 이어지며 월간 투자액이 3개월 연속 1조 원을 넘어섰다. 두나무의 구주 인수 거래 약 2조 2160억 원도 포함됐다.
다만 6월에는 1000억 원 이상 투자 유치가 사라졌다. 7월에는 영상 AI 기업 트웰브랩스의 1500억 원 규모 시리즈 B가 사실상 유일한 메가딜이었다.
검증된 기술과 창업자를 기반으로 유니콘이 될 가능성이 높은 스타트업에 자금이 쏠리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수 스타트업에는 후속 투자 문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는 이유다.
향후 변수는 회수시장이라는 분석이다. 비상장 단계에서 높아진 기업가치를 IPO나 인수합병(M&A)으로 연결하지 못하면 기존 투자자의 자금 회수가 늦어지고, 이는 신규 펀드 결성과 재투자 여력 축소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코스닥 시장 부진과 상장 심사 문턱 강화도 벤처캐피털(VC)의 회수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업계 관계자는 "스타 창업자나 이미 시장성을 입증한 기업에는 대규모 자금이 붙지만, 다수 스타트업은 후속 투자 단계에서 더 높은 성과와 사업성을 증명해야 하는 환경"이라며 "비상장 단계에서 높아진 기업가치를 IPO나 M&A로 연결하지 못하면 기존 투자자의 회수와 다음 펀드 결성, 스타트업 후속투자가 순차적으로 위축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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