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료' 제주·'체험' 경주, 수출 거점으로…K-뷰티, 지역 밸류체인 청사진

천연원료 산지 제주, OEM 구축…관광객 체험 경주, 테스트베드로
인증·통관·물류 등 애로해소 지원…"인바운드 소비 반복 수출 연결"

2023 인터참코리아를 찾은 해외바이어 모습 2023.8.30 ⓒ 뉴스1 이동해 기자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중소벤처기업부가 경북 경주와 제주를 'K-뷰티' 수출 거점으로 선정하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외국인 관광객 수요를 기반으로 지역 고유의 자연·문화 자원과 화장품 원료 개발, 연구·생산 인프라 등을 결합해 '원료-제품-체험-수출'의 지역 밸류체인을 구축한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제주, 천연 원료·생산 인프라 갖춘 소재 거점

20일 업계에 따르면 제주는 국내 화장품 산업에서 대표적인 천연 원료 산지로 꼽힌다. 다수의 기업들이 감귤과 녹차, 동백, 해조류 등 지역 자연자원을 화장품 원료로 활용해 왔다. 청정 자연환경이라는 지역 이미지 자체도 원료의 차별성과 브랜드 스토리를 뒷받침하는 자산이다.

연구개발(R&D)과 생산 기반도 갖췄다. 제주테크노파크(제주TP)는 화장품·식품 공장과 화장품 원료 분석 장비, 공동 연구장비 등을 갖추고 입주기업에 R&D와 생산 인프라를 제공하고 있다. 제주 특산식물의 기능성을 검증하고 이를 안정적으로 화장품 원료로 공급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가는 단계다.

제주TP는 최근 화장품 ODM·OEM 기업 유씨엘과 제주 특산식물을 활용한 식물세포주 기술 개발·산업화를 위한 협약도 체결했다. 천연 자원을 단순 추출물로 활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식물세포 배양 등 기술을 적용해 원료의 균질성, 안정성, 지속가능성을 높이려는 시도라는 평가다.

해외 시장의 반응도 나타나고 있다. 제주 천연 원료 화장품 기업들은 지난달 '2026 코스모뷰티 서울·인터참 코리아'에서 50여 개국 바이어를 상대로 82건, 18억 원 규모의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경주 황룡원 중도타워에서 열린 뷰티·웰니스 행사에서 아모레퍼시픽 부스 직원이 AI 기반 맞춤형 화장품 '헤라 센슈얼 립 커스텀 매치' 체험을 준비하고 있다. 2025.10.28 ⓒ 뉴스1 박지혜 기자
경주, APEC 이후 커진 체험·소비 접점

경주는 제주의 소재·생산 모델과 다른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APEC 정상회의 개최를 계기로 늘어난 외국인 관광객을 K-뷰티 체험과 구매, 수출 상담으로 연결하는 문화·관광형 거점이다.

올해 1~5월 경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56만 9357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18.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 지출액은 111억 원으로 34.1% 늘었다. 외국인 방문 증가가 관광지 관람에 그치지 않고 지역 상권 소비 확대와 맞물리고 있어 K-뷰티의 테스트베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경주는 신라 문화유산과 한옥, 전통문화, 황리단길 상권 등을 활용해 K-뷰티의 체험 가치를 높일 수 있다. 전통문화·한방·지역 농산물 등 지역 서사를 제품 콘셉트와 연결하고, 피부 진단과 맞춤형 제품 체험, 팝업스토어, 지역 축제 연계 행사를 운영하는 방식이다.

K-뷰티 수출 거점 지원 주요내용(중소벤처기업부 제공)
'관광 기념품' 넘어 인바운드 기반 수출 확대

중기부와 지방정부, 유관 기관은 '2026년 K-뷰티 수출거점 육성사업' 지원 대상으로 선정된 경북 경주와 제주 지역에 제품 개발·생산에 필요한 시설과 전문인력·자금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제주는 원료 발굴·분석, 기능성 검증, OEM·ODM 생산을 강화하는 소재·제조 거점으로, 경주는 외국인 소비자 체험, 브랜드 홍보, 시장 반응 수집을 맡는 문화·체험 거점으로 차별화해 육성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제주의 원료와 제조 역량, 경주의 관광·체험 수요를 연계하면 지역별 강점을 살리면서 수출 사업의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중기부는 제품 개발과 생산을 위한 시설·전문인력·자금을 지원하고, 한류 행사와 지역축제를 활용한 홍보·마케팅도 추진한다. 해외 바이어·투자자와의 상담 기회를 마련하고 인증, 통관, 물류 등 수출 과정의 애로 해소도 지원한다.

이를 통해 K-뷰티 제품을 직접 체험하고 구매하는 경험을 해외 수출로 연결하는 '인바운드 기반 수출'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심재윤 중기부 글로벌성장정책관은 "국내를 찾은 외국인들이 한국의 다양한 우수 제품을 우리나라에서 직접 경험하고 친숙해질 수 있도록 하는 일은 K-뷰티의 글로벌 확산을 위한 중요한 부분 중 하나"라며 "K-뷰티 수출거점이 글로벌 진출 전략 다각화와 주변 지역 상권 활력 제고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관련기관과 협업해 정책적 지원을 늘려 나가겠다"고 말했다.

ideae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