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에 허위 인건비 지급' 안 통한다…부정수급 위반시 '5배 환수'

소진공, '2026년 보조사업자를 위한 부정수급 매뉴얼' 제작
허위인건비·가족거래·목적 외 사용 등 최대 5배 제재부가금

손인순 국민권익위원회 공공재정환수관리과장이 6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5월 6일까지 1개월 동안 운영되는 산업자원 분야 부정수급 집중신고 기간에 대해 브리핑 하고 있다. 다. 2026.4.6 ⓒ 뉴스1 김기남 기자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기업 대표 A 씨는 배우자를 사업 참여자로 등록해 10개월 동안 매달 인건비를 지급했다. 하지만 현장점검에서 실제 근무 사실을 입증하지 못했고, 결국 허위 인건비 지급으로 판단돼 지급받은 보조금을 전액 환수당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소진공)은 이 같은 실제 적발 사례를 담은 '2026년 보조사업자를 위한 부정수급 매뉴얼'을 제작했다. 매뉴얼에는 "늘 거래하던 업체라 괜찮을 줄 알았다"거나 "부정수급인지 몰랐다"는 이유만으로는 책임을 피할 수 없는 사례와 제재 기준이 담겼다.

매뉴얼은 부정수급을 △허위 신청 △목적 외 사용 △법령·협약 위반 △중요재산 임의 처분 등 네 가지 유형으로 구분했다.

허위 서류 제출이나 목적 외 사용뿐 아니라 사업 공고와 협약, 세부 지침을 위반한 경우도 부정수급으로 판단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부정수급인지 몰랐다"는 이유만으로 책임을 피할 수 없다고 명시했다. 보조사업자가 고의가 없더라도 보조금 집행 기준을 위반하면 원칙적으로 부정수급으로 판단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배우자 허위 인건비·기존 거래처 수의계약…"관행도 안 통했다"

배우자 허위 인건비 외에도 현장에서는 다양한 유형의 부정수급 사례가 적발됐다. 퇴사한 직원을 계속 근무하는 것처럼 등록하거나 허위 근태기록을 제출해 인건비를 지급받은 사례도 포함됐다.

한 보조사업자는 사업 이전부터 거래하던 업체와 공사 계약을 체결하면서 나라장터 입찰과 상위 보조사업자의 승인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수의계약을 진행했다. 해당 업체가 기존 주요 거래처라는 점을 소명했지만 수의계약이 허용되는 사유로 인정되지 않아 부정수급으로 결정됐다.

친인척 업체와의 거래 역시 대표적인 적발 사례로 제시됐다.

한 기업 대표는 친인척이 대표로 있는 업체와 계약하기 위해 자체 홈페이지를 통해 업체를 모집하고 내부 평가를 거쳐 해당 업체를 최종 선정했다. 그러나 나라장터 절차를 거치지 않았고 사적 이해관계자와의 거래에 해당한다고 판단돼 보조금을 전액 환수당했다. 자녀 명의의 페이퍼컴퍼니를 만들어 보조금을 편취한 사례도 유사 사례로 소개됐다.

비교 견적을 생략한 계약도 제재 대상이다.

한 사업자는 공사 계약을 체결하면서 한 업체의 견적만 받은 뒤 수의계약을 진행했다가 부정수급으로 판단됐다. 보조사업은 원칙적으로 비교 견적 등을 통해 가격 적정성을 확인해야 하는데 이를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부정수급 사례 (소진공 제공)
회식비도 안 된다…보조금의 최대 5배 제재부가금

보조금을 사업 목적과 다르게 사용하는 것도 대표적인 위반 사례다.

장비 임차 지원사업에 선정된 뒤 장비를 구매하거나, 홍보비를 회식비와 개인 물품 구입에 사용한 사례도 모두 환수 대상이 됐다.

동일 인력을 여러 사업에 중복으로 투입해 인건비를 지급받거나 보조금으로 취득한 중요재산을 승인 없이 처분한 사례 역시 부정수급 사례에 포함됐다.

부정수급으로 확정되면 보조금 반환뿐 아니라 사업 수행배제와 명단 공표가 가능하다. 부정수급 금액에 따라 최대 보조금의 5배에 달하는 제재부가금이 부과될 수 있으며, 기한 내 납부하지 않을 경우 가산금 부과와 강제징수 대상이 될 수도 있다.

소진공 관계자는 "보조금 집행 시에는 보조금법뿐 아니라 사업 공고와 협약서, 세부 사업 지침까지 함께 확인해야 한다"며 "관행적으로 처리하던 업무라도 집행 기준을 위반하면 환수와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는 만큼 사전에 기준을 꼼꼼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alexe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