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회복 기대했는데 전쟁 덮쳤다"…하반기 中企 변수는 금리·환율

연초 회복 기대감 컸지만 중동 전쟁에 제조업 직격탄
반도체 온기에도 체감경기 ‘냉랭’…매출 부진도 지속

서울 시내 한 식당가에 폐업한 가게의 물건이 쌓여 있다. ⓒ 뉴스1 김도우 기자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올해 상반기 중소기업 경기는 연초 회복 기대감으로 출발했지만 중동 전쟁과 고환율, 금리 상승 등 대외 악재가 겹치며 다시 위축됐다. 반도체 업황 개선으로 일부 회복 조짐도 나타났지만 현장에서는 매출 부진과 원가 부담이 이어지며 체감경기는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31일 중소기업중앙회의 월별 중소기업 경기전망조사(SBHI)를 종합하면 올해 상반기 경기전망지수는 2월 79.5에서 3월 82.5까지 상승한 뒤 4월 80.8, 5월 77.6으로 하락했고 6월에는 79.6으로 소폭 반등했다. 하지만 상반기 내내 기준선인 100을 밑돌며 경기 악화를 전망하는 기업이 더 많았다.

SBHI는 중소기업들의 향후 경기 전망을 나타내는 지표로 100을 넘으면 경기 호전을 전망하는 기업이 더 많고, 100 미만이면 경기 악화를 전망하는 기업이 우세하다는 의미다.

김희중 중소기업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연초에는 경기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지만 중동 전쟁이 터졌고 환율과 금리 등 악재가 겹치면서 중소기업들의 어려움이 커졌다"며 "상반기 경기 흐름은 대외 불확실성의 영향을 크게 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회복 기대감 꺾은 중동 전쟁…반등에도 체감경기는 '제자리'

상반기 초에는 제조업을 중심으로 회복 기대감이 형성됐다. 3월 경기전망지수는 82.5로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고 제조업 전망도 88.1까지 오르며 생산과 수출 회복에 대한 기대를 키웠다.

하지만 중동 전쟁이 본격화되면서 분위기는 급반전됐다.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다시 뛰고 물류 불확실성까지 커지면서 제조업 경기전망은 4월 7.4포인트 급락했고, 고무·플라스틱과 섬유 등 원자재 의존도가 높은 업종을 중심으로 낙폭이 컸다. 5월에도 경기전망지수는 77.6까지 떨어지며 제조업과 서비스업 모두 부진을 나타냈다.

김 본부장은 "원자재 가격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중동 불안도 완전히 해소되지 않아 언제 안정될지 예측하기 어렵다"며 "금리까지 오르면서 경기 자체는 크게 개선되지 않는데 경영 여건은 더 악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6월에는 글로벌 반도체 업황 개선 영향으로 제조업을 중심으로 일부 반등이 나타났지만 기업들이 체감하는 경기는 여전히 냉랭했다.

상반기 내내 응답 기업의 절반 안팎은 매출 부진을 가장 큰 경영 애로로 꼽았고 원자재 가격 상승과 인건비 부담도 좀처럼 줄지 않았다.

그는 "매출이 늘어나면 금리나 원자재 가격 부담이 있어도 버틸 여력이 생기지만 원가는 계속 오르는데 매출은 늘지 않는 상황이 이어지면 결국 유동성 압박이 심해질 수 있다"고 짚었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7.16 ⓒ 뉴스1 사진공동취재단
하반기도 '안갯속'…금리·환율 부담에 내수 회복 관건

하반기에도 중소기업 경기가 뚜렷하게 개선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8월 경기전망지수는 80.0으로 두 달 연속 올랐지만 여전히 기준선인 100을 크게 밑돌았다. 일부 업종의 반등에도 전반적인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는 제한적이라는 의미다.

특히 금리와 환율, 중동 전쟁 등 대외 불확실성이 하반기 경기 흐름을 좌우할 주요 변수로 꼽힌다. 높은 금리는 중소기업의 금융비용 부담을 키우고 있으며, 중동 정세 불안도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를 끌어올릴 수 있는 요인이다.

환율 역시 다소 안정될 가능성은 있지만 변동성이 큰 만큼 수입 원부자재 비중이 높은 기업에는 여전히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김희중 본부장은 "통상적으로 하반기가 상반기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있지만 올해는 환율과 금리, 중동 전쟁의 전개 방향을 예측하기 어렵다"며 "대외 여건상 뚜렷한 호재가 없어 경기 개선 폭도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결국 하반기 체감경기 회복 여부는 국내 매출과 일감이 얼마나 살아나느냐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원가와 금융비용 부담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내수 회복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중소기업의 자금 사정도 빠르게 개선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김 본부장은 "전쟁 부담도 여전히 상존하는 만큼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국내 일감이 늘어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지 않도록 정책적으로 경기 부양과 관련한 고민도 함께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1,500원대 고환율 상황에도 금융기관의 외화 예수금이 늘면서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한 달 만에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난 3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26년 6월 말 기준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4,273억 6,000만 달러로 전월 말(4,269억 9,000만 달러) 대비 3억 7,000만 달러 증가했다. 2026.7.3 ⓒ 뉴스1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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