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익 40% 급감했어요"…中企, 고환율 충격에 수익성 악화
환율 1% 상승시 중소기업 환차손 평균 0.36% 증가
"원자재·물류비 상승 불구 원가 반영 못 해…대책 필요"
- 이재상 기자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원·달러 환율이 1530원대를 등락하면서 중소기업의 원자재와 물류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 환율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기업이 적지 않아 현장에선 "버티기도 한계"라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7일 정부와 중소기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고환율 등 대외 불확실성 확대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총 14조 9000억 원 규모의 긴급 금융지원 대책을 발표했다.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중진공)은 고환율 피해 기업을 위한 전용 지원체계를 신설했다. 환율 급등으로 원자재 수입비 증가와 환차손, 운전자금 부족 등을 겪는 중소기업이 더욱 신속하게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고환율이 장기화하면서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호소한다.
수입 원자재를 사용하는 한 제조업체 관계자는 "1500원대 고환율이 이어지면서 원부자재를 들여오는 비용이 크게 늘었지만 거래처와 이미 계약을 맺은 상태라 판매가격은 쉽게 올릴 수 없다"며 "원가 부담이 커지면서 영업이익은 예년보다 30~40%가량 줄었다"고 말했다.
문구류를 수입하는 한 업체도 "올 초보다 환율이 크게 오르면서 수입단가가 뛰었지만 그 부담은 대부분 수입업체가 떠안고 있다"며 "가격을 인상하면 거래처를 잃을 수 있고, 가격을 유지하면 손실이 계속 쌓이는 구조"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중소기업 관계자는 "환율 상승에 국제유가 인상까지 겹치면서 해상운임과 물류비도 함께 뛰었다"며 "제품을 생산하고 배송하는 비용이 모두 늘었지만 거래처를 고려하면 가격을 올리기도 어려워 사실상 수익을 포기한 채 버티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중소기업들은 환율 변동에 더욱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중기연)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1% 상승하면 중소기업의 환차손은 평균 0.36%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초 1400원대 중반이었던 원·달러 환율은 한때 1560원대를 넘어서기도 했으며, 여전히 1530원 안팎의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해 말 중소기업 635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환 변동 관련 중소기업 실태조사'에서도 응답 기업의 87.9%는 선물환이나 환보험 등 환리스크 관리 수단을 활용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들은 전문인력과 관련 지식 부족, 적합한 금융상품 부재 등을 주요 이유로 꼽았다.
김희중 중소기업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중소기업들은 환율 리스크를 관리할 전담 조직이나 전문 인력이 부족해 고환율 충격에 취약하다"며 "원부자재 수입비와 물류비가 동시에 오르지만 이를 납품단가나 판매가격에 곧바로 반영하지 못해 수익성이 빠르게 악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많은 기업들이 비용을 줄이며 버티고 있는 상황"이라며 "기업들이 위기를 넘길 수 있도록 금융 지원과 대출 만기 연장 등 숨통을 터줄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앞으로도 고환율 피해 기업을 대상으로 긴급경영안정자금과 특례보증 등 금융지원을 지속하고, 환율 변동으로 경영 애로를 겪는 기업에 대한 지원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고환율로 원자재 수입 부담과 운전자금 애로를 겪는 중소기업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피해 기업들이 적기에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지원을 이어갈 계획"이라며 "현장 상황을 지속적으로 점검하면서 필요한 지원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alexe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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