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지·생활용품, 재활용·친환경포장재 규제 강화에 설비투자 속도

재활용의무율 고시·EPR 고도화에 종이·플라스틱 포장 비용 증가
예측 가능한 가이드라인·금융·제도 인센티브 시급 목소리

최현수 한국제지연합회 회장이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6.16 (한국제지연합회 제공)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제지·생활용품 업계가 정부와 유럽연합(EU) 차원에의 재활용·포장재 규제 강화 움직임에 설비 투자 부담이 점차 커지고 있다.

업계는 에너지 효율화와 자동화 설비 도입으로 원가를 낮추면서 가격 인상 폭을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국제 펄프 가격과 물류비, 인건비 상승 등이 겹치면서 제품 가격 인상 압박도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재활용 의무율·분담금 증가에 설비비용↑

29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1월 시행된 '제품·포장재별 재활용의무율 고시'에 이은 지난달 시행령 개정으로 포장재 재활용 의무율과 분담금 단가가 조정되면서 종이·플라스틱 포장재를 사용하는 기업들의 비용 부담이 확대됐다.

여기에 정부는 재생원료 사용 의무제 도입과 폐플라스틱 재활용원료 사용 시 의무량 감경 등을 포함한 ‘탈플라스틱 정책 패키지’를 본격화하고,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 고도화도 예고한 상태다.

EU 규제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포장 및 포장 폐기물 규정(PPWR)이 2025년 발효된 데 이어 올해 8월부터 단계 적용되면서 EU 수출 기업은 포장 최소화와 재활용성 확보, 재생원료 최소 함량 충족 등 포장 설계 전반을 바꿔야 한다.

이미 탄소국경조정제도(CBAM)가 비용 부담 단계에 진입하면서 국내 기업들은 이중 규제 대응에 나서고 있다.

한솔제지 코스모뷰티 서울 2026 부스(한솔제지 제공)

한솔제지(213500)는 종이 소재·친환경 코팅을 앞세워 대체 포장 수요에 대응하고, EU 규제 대응용 패키징 설루션으로 해외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무림P&P(009580)는 울산공장에 2763억원을 투입해 친환경 고효율 회수 보일러를 구축했다. 펄프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바이오매스 연료 '흑액'을 활용해 스팀과 전력을 생산하는 방식으로 ESG 체제를 강화했다.

생활용품 업계도 공장 단위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깨끗한나라는 청주공장에 700억 원 규모 폐합성소각로를 구축하고 에너지저장장치(ESS)와 유동상 소각 보일러 등에 선제 투자했다.

유한킴벌리는 재생 가능 소재와 종이 중심으로 포장 전환을 추진하는 동시에 생활폐기물 저감 프로젝트를 확대하고 있다.

예측 가능한 친환경 가이드라인·인센티브 필요

다만 업계에서는 정책 일관성 확보가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거 종이 빨대 확산 이후 환경성 평가와 소비자 반응 변화로 시장이 급변하면서 일부 기업이 설비와 재고 부담을 떠안았던 사례가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다.

친환경 설비 투자가 단기간 수익으로 이어지기 어려운 만큼 비용 부담은 결국 가격 인상 압력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이 안심하고 설비와 연구개발에 투자할 수 있도록 예측 가능한 친환경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며 "기업들이 중장기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회수·선별 인프라 고도화와 저탄소 설비 투자에는 금융·제도적 인센티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ideae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