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기협 "벤처 4대 강국 가려면 딥테크 쏠림→모두의 성장 전환"

"정부 벤처 강국 기조 환영, 성과 쏠림 막을 제도보완 필요"
'코스닥승강제·상폐·중복상장' 성장·회수 구조 맞게 손질해야

송병준 벤처기업협회장이 서울 여의도 켄선턴호텔서 열린 2026년 벤처기업협회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6.10 뉴스1 ⓒNews1 김민석 기자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벤처기업협회가 '벤처 4대 강국' 도약을 내건 현 정부 벤처정책 기조에는 힘을 실으면서도, 코스닥 제도와 투자 쏠림, 근로시간 규제 등 현장의 발목을 잡는 지점은 손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수 유니콘에 성과가 집중되는 구조를 넘어 벤처 생태계 전반으로 성장 기회를 확산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재설계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AI·딥테크 쏠림에 양극화 우려

10일 벤처기업협회는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2026 상반기 기자간담회'를 열고 글로벌 벤처 4대 강국 도약을 위한 정책 과제와 올해 협회 핵심 추진 과제를 제시했다.

송병준 회장은 인사말에서 "정부 출범 1년 동안 추진된 글로벌 4대 벤처강국 정책 방향과 추진 의지에 벤처·스타트업계는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협회가 제안한 정책들이 대거 채택된 점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현장에서 체감하는 구조적 문제를 풀지 못하면 성과가 일부 기업에만 집중될 수 있다"며 "벤처생태계의 실질적인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선 제도의 정교한 보완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왼쪽부터 이정민 벤처기업협회 사무총장, 이용균 알스퀘어 대표(수석부회장) 송병준 벤처기업협회장, 이주완 메가존클라우드 의장(수석부회장), 권성택 티오더 대표(부회장) 2026.6.10 뉴스1 ⓒNews1 김민석 기자

송 회장과 협회가 꼽은 핵심 과제는 코스닥 시장 제도, 분야별 투자 집중, 근로시간 규제 등 세 가지다.

코스닥 시장 활성화와 관련 협회는 △세그먼트·승강제 운영 △상장폐지 요건 △중복상장 규제 등 주요 제도가 벤처기업의 성장 특성과 회수 구조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짚었다.

성장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실적 변동이나 사업 전환을 감당할 수 있도록 상장·유지·퇴출 기준을 보다 유연하게 설계해야 모험자본의 선순환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코스닥이 여전히 벤처기업 회수 시장의 절대 비중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지나치게 경직된 규제가 유지될 경우 상장 이후에도 성장을 위한 '실험과 조정' 등이 어려워진다는 우려가 협회 안팎에서 이어지고 있다.

협회는 코스닥 제도에 대한 구체적인 개편안은 오는 15일 예정된 벤처기업협회·한국벤처캐피탈협회·코리아스타트업포럼 공동 정책 기자간담회에서 공식 제안할 계획이다.

정부가 벤처캐피털 의무투자 기간·비율 완화, 펀드 회수 다각화 등 '자율·규제완화' 기조를 내세운 만큼, 코스닥 규제 체계 전반에 대한 재점검도 불가피하다는 게 벤처업계 시각이다.

정책자금과 민간투자의 쏠림 현상도 짚었다. 협회는 "최근 정책자금과 민간투자가 특정 분야에 집중되며 벤처생태계 내 양극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창업 초기 단계부터 스케일업 단계까지 성장 기회가 고르게 확산될 수 있도록 '모두의 성장'을 위한 균형 있는 정책 환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인공지능(AI)·딥테크 등 일부 분야에 지원과 자본이 몰리면서, 지역 기반이나 전통 제조 기반 스타트업, 비(非)AI 서비스 혁신 기업들은 투자와 정책 지원 모두에서 사각지대로 내몰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근로시간 제도 역시 현장의 현실과 거리가 있다는 문제의식이 제기됐다. 협회는 "글로벌 기술 경쟁 심화에 대응하기 위해 연구개발(R&D) 핵심 인력을 중심으로 주 52시간제 예외 인정과 근로시간 관리 단위 유연화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협회는 AI·딥테크 개발 과정에서 단기간에 고강도 연구가 불가피한 만큼 자발적·동의에 기반한 탄력 운용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송병준 벤처기업협회장 2025.9.25 ⓒ 뉴스1 김도우 기자
'AI 대전환' 벤처생태계 도약 기회

송 회장은 동시에 AI 대전환을 벤처생태계 도약의 기회로 삼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협회는 'AX'(Automation & AI Transformation) 브릿지위원회’를 출범해 산업 전반의 AI 전환을 지원하고, '벤처금융포럼'을 중심으로 투자업계와의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중소벤처기업부가 2026년 업무보고에서 'AI 기반 제조혁신'과 '벤처투자 40조 시대'를 핵심 축으로 제시한 만큼, 협회 역시 AI 전환 관련 정책 이슈와 현장의 요구를 ‘번역’해 정부와 투자업계에 전달하는 역할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송 회장은 "벤처기업은 우리 경제의 무게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벤처기업협회는 현장의 목소리를 정교한 정책으로 번역하는 현장 중심의 싱크탱크가 돼 우리 벤처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의 주인공이 되도록 앞장서겠다"고 했다.

ideae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