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퇴사 브이로그 뜯어보니…"절반은 입사 1년 내 퇴사"
중기연 53만 자 분석 결과, '인간관계' 가장 많이 언급
"채용보다 중요한 건 정착 지원…온보딩 강화 필요"
-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서울=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최근 중소기업에서 입사한 직원 두 명 중 한 명은 1년을 채우지 못하고 회사를 떠났다.
단순히 개인의 적응 문제로 치부되던 중소기업 조기 퇴사 현상이 사실은 '성장 기회'와 '체계적 교육'이 결여된 조직의 시스템적 결함에서 비롯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7일 중소기업정책연구가 발표한 '중소기업 퇴사 경험의 구조적 특성 탐색' 논문에 따르면, 지난 2020년 2월부터 올해 2월까지 6년간 유튜브에 게시된 중소기업 퇴사 영상 314개를 전수 분석한 결과 재직 기간이 파악된 퇴사자의 53.6%가 입사 1년 미만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어 1~3년 차 퇴사 비율은 21.8%, 3년 이상 장기 근속자의 퇴사 비율은 24.5%였다.
연구진은 영상 속 53만여 자의 텍스트를 대규모 데이터 분석 기법으로 정밀 분석해 퇴사자들이 공통적으로 겪는 심리적·구조적 문제를 파악했다.
분석 결과, 퇴사 영상에 담긴 이야기는 크게 두 가지 주제로 나뉘었다.
바로 '왜 떠나는가'(퇴사 이유 및 심리적 고민, 33.2%)와 '어떻게 떠나는가'(마지막 날 및 감사 인사, 29.7%)였다. 전체 영상 내용의 약 63%가 이 두 가지 주제에 집중돼 있어 퇴사자들이 회사를 떠날 때 물질적 보상이나 회사의 방향성보다는 감정적인 갈등과 퇴사 절차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음을 보여준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퇴사 영상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가 '인간관계'였다는 것이다. 이 주제는 전체 영상에서 499회나 등장했다.
이는 퇴사자들이 회사를 떠날 때 연봉 같은 조건보다 상사·동료와의 갈등이나 관계 단절을 훨씬 더 결정적인 이유로 꼽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회사의 가치관이 자신과 맞는지(적합성)에 대한 언급은 가장 적어 중소기업 조기 퇴사의 핵심 기제는 당장의 사람 관계와 소통 문제에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번 연구는 중소기업 신입 직원이 겪는 '적응 지원(온보딩) 실패'가 조기 퇴사를 유발하는 핵심 요인임을 보여준다.
연구진이 영상 속 상황들을 깊이 있게 분석한 결과, 신입 사원이 회사에 적응하는 과정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업무가 훨씬 힘들게 느껴지며, 이로 인해 지친 마음이 다시 회사 적응을 방해하는 '악순환의 고리'가 만들어진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실제로 영상 키워드 분석에서는 '처음', '시키다', '혼자'라는 단어가 압도적인 빈도로 등장했다. 이는 체계적인 업무 매뉴얼이나 도와줄 사수 없이 혼자서 모든 일을 처리해야 하는 중소기업 신입 사원의 고립된 현실을 그대로 반영한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중소기업 인력 정책의 무게 중심이 채용 지원에서 '조기 정착 지원'으로 이동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구체적으로는 △단계별 업무 체크리스트 △멘토-멘티 매칭 시스템 △조직문화 안내서 등을 포함한 '중소기업 맞춤형 적응 교육 표준모델'의 개발과 보급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신입 사원의 직무 스트레스를 조기에 발견하고 전문 상담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적응 교육과 통합하여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 연구의 핵심 결론이다.
seulb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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