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만든 AI 영상 하나에 터졌다"…스토리텔링 AI홍보 '효과 톡톡'

중기부 '콩쥐 창업기'·유한킴벌리 동물 영상 화제
낮은 제작비·빠른 제작 강점…“재미없으면 외면도 빨라”

AI를 통해 제작한 중소벤처기업부 영상 (중기부 유튜브 캡처)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공양미 300석으로 창업 대박을 터뜨린 심청이.

최근 중소벤처기업부가 공개한 쇼츠 영상의 한 장면이다. 익숙한 전래동화 주인공 심청이가 신약 개발 스타트업 창업자로 등장하고, 콩쥐는 가사 노동 플랫폼 창업가로 변신한다. 생성형 인공지능(AI)으로 제작된 이 영상들은 수십만에서 최대 100만 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AI가 정부와 기업 홍보의 판을 바꾸고 있다. 과거에는 수천만 원의 제작비와 외주 인력이 필요했던 영상 콘텐츠를 이제는 AI를 활용해 빠르게 제작할 수 있게 되면서다.

특히 짧고 강렬한 쇼츠 콘텐츠가 주목받으면서 정부 부처와 기업들의 AI 영상 활용도도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전래동화 속 창업가 된 콩쥐·심청…조회수 수백만 회

중기부가 올해 선보인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 홍보 콘텐츠는 대표적인 사례다.

대변인실 직원들이 직접 기획한 'K-고전 AI 뮤비' 시리즈는 콩쥐, 심청, 흥부, 토끼 등 친숙한 전래동화 캐릭터를 창업가로 재해석했다.

콩쥐는 가사 노동 플랫폼을 창업하고, 심청은 공양미 300석을 종잣돈 삼아 바이오 스타트업에 도전한다. 토끼는 용왕의 병을 치료할 '간 회복제'를 개발하고, 흥부는 제비 다리를 치료한 경험을 살려 펫 의료용품 사업을 시작한다.

AI를 통해 제작한 중소벤처기업부 영상 (중기부 유튜브 캡처)

영상은 모두 생성형 AI를 활용해 제작됐다. 기획부터 시나리오 작성, 이미지 생성, 음악, 영상 편집까지 대부분의 과정을 내부 인력이 직접 수행했다.

반응은 기대 이상이다. 'K-고전 AI 뮤비' 시리즈의 누적 조회수는 200만 회를 돌파했다. 콩쥐편은 공개 13일 만에 80만 회, 심청편과 토끼편은 각각 70만 회 이상 조회수를 기록했다.

댓글에는 "창업을 이렇게 쉽게 설명할 수 있다니 신선하다", "콩쥐가 창업 아이템을 발견하는 과정이 의외로 설득력 있다"는 반응도 이어졌다.

중기부 관계자는 "창업을 어렵고 먼 이야기로 느끼는 국민들에게 보다 쉽고 친근하게 전달하기 위해 기획했다"며 "전래동화와 창업을 결합한 스토리텔링이 예상보다 큰 호응을 얻었다"고 말했다.

"광고 기획자 포상해야"…기업들도 AI 영상 실험

기업들도 AI 영상 활용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최근 유한킴벌리가 선보인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 AI 영상은 온라인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숲과 동물을 소재로 한 짧은 영상이 SNS를 중심으로 확산되며 수백만 회에 가까운 조회수를 기록했다.

특히 "광고 기획자를 포상해야 한다", "광고인데도 계속 보게 된다", "힐링 영상 같다" 등의 반응이 이어지며 브랜드 호감도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업계에서는 AI 영상이 단순히 제작비 절감 수단을 넘어 새로운 콘텐츠 실험 도구가 되고 있다고 본다.

화제를 모은 유한킴벌리의 광고 영상 (유한킴벌리 유튜브 캡처)

기존에는 기획부터 촬영, 편집까지 수주에서 수개월까지 걸렸다면 AI를 활용하면 며칠 안에 다양한 버전의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업계 홍보 담당자는 "AI를 활용하면 아이디어를 훨씬 빠르게 영상으로 구현할 수 있다"며 "소비자 반응을 보면서 콘텐츠를 지속해서 보완하고 실험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업 메시지를 과도하게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자연스럽게 브랜드를 노출할 수 있어 호감도를 높이는 효과도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AI 영상이라고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최근 온라인에는 비슷한 스타일의 AI 광고와 홍보 영상이 쏟아지고 있지만 상당수는 큰다른 반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실제 한 업체의 AI 홍보 영상은 조회수가 수백 회에 그치면서 후속 시리즈 제작이 중단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결국 중요한 것은 기술이 아니라 콘텐츠라고 입을 모은다. 눈길을 끄는 섬네일과 명확한 메시지, 짧고 몰입감 있는 구성, 공감을 끌어내는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중기부의 전래동화 시리즈나 유한킴벌리 영상 역시 AI 기술 자체보다 '창업과 전래동화의 결합', '동물과 자연이 주는 감성' 등 차별화된 스토리텔링이 흥행 요인으로 꼽힌다.

AI가 영상 제작의 문턱을 크게 낮추면서 이제는 누가 더 큰 비용을 쓰느냐보다 누가 더 좋은 아이디어를 갖고 있느냐가 성패를 좌우하는 시대가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좋은 영상을 만들려면 제작비와 장비가 중요했다면 이제는 아이디어와 기획력이 더 중요해졌다"며 "AI는 결국 도구일 뿐이고 사람들의 시선을 붙잡는 것은 여전히 콘텐츠의 힘"이라고 말했다.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1일 오후 서울 서초구 뤼튼테크놀로지스에서 열린 '혁신 AI 스타트업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5.10.1 ⓒ 뉴스1 황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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