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中企 "이란戰 석달,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가 관건"

수출 피해·애로 접수, 3개월 만에 850건 돌파
전쟁할증료 최대 2000달러…비용 부담 확대

8일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에 수출용 컨테이너가 쌓여있다. 2026.5.8 ⓒ 뉴스1 김영운 기자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이란 전쟁이 석 달 가까이 이어지면서 수출 중소기업들의 피해도 증가하고 있다. 특히 고유가·고환율 여파로 원자재 가격 상승과 물류비 급등, 해외 영업 차질 등 전반으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중동 시장 진출에 나선 국내 중소기업들이 최근 물류비 증가와 원부자재 가격 상승, 주문 감소 등으로 현지 전략을 수정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최근까지 접수된 중동 관련 중소기업 피해·애로 사항은 850건에 육박했다. 피해 유형도 운송 차질과 계약 취소나 보류, 출장 차질, 대금 미지급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중기부 등에 의하면 중동 진출을 추진하던 한 기업은 두바이몰 내 리테일숍 입점을 협의했지만 관광객 급감과 현지 매장 경영 악화를 이유로 당초 3월 진행 예정에서 지연됐고 향후 일정도 불확실해진 상황이다. 마케팅 일정과 현지 유통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고 입점 준비를 위해 투입한 인력과 프로모션 비용 등 추가 부담도 커지고 있다.

원부자재 수급 차질과 비용 부담도 커지고 있다. 식료품 제조업체 한 곳은 포장재 가격이 약 15~20% 상승한 데다 공급도 한 달 이상 지연되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유통기한과 포장 안정성이 중요한 품목 특성상 대체 포장재 사용이 쉽지 않아 특정 규격 포장재 수급 차질이 생산 전반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수출기업 한 관계자는 "전쟁이 길어지면서 유가 상승세도 이어지고 있어 물류비와 원자재 부담이 계속 커지고 있다"며 "처음에는 버틸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시간이 길어질수록 피해가 누적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기름값 동결에도 나프타 가격 상승 여파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18일 서울 중구 방산시장의 한 비닐·플라스틱 상가에 제품이 진열되어 있다. 나프타는 비닐과 플라스틱 등 석유화학 제품의 주요 원료로 사용된다. 2026.5.18 ⓒ 뉴스1 이종수 인턴기자

운송 부담도 갈수록 커지는 분위기다. 최근 일부 선사들은 '전쟁 할증료'까지 부과하면서 기업들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

전쟁 할증료는 무력 충돌 지역 운항 과정에서 위험 부담과 보험료 상승 등을 반영해 선사와 항공사가 추가 부과하는 비용이다. 최근 중동 노선에서는 건당 600달러에서 최대 2000달러 수준까지 부과되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기업들은 계약 물량을 취소하기 어려워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비용을 감수하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중동 사태 대응을 위해 긴급경영안정자금과 수출바우처 확대 등 지원책을 가동하고 있다. 최근까지 긴급경영안정자금은 약 1850억 원이 집행됐으며, 수출바우처는 전체 지원 대상 1만 900개 사 중 7120개 사를 선정해 지원 중이다. 올해 수출바우처 지원 규모는 1000억 원 이상으로 확대 편성됐다.

수출바우처는 해상·항공 운임뿐 아니라 해외 창고 임차료와 풀필먼트 서비스, 무상 샘플 운송비, 선적 전 검사료 등으로 지원 범위도 넓혔다.

업계 관계자는 "처음에는 단순 운송 문제 정도로 봤지만 지금은 기업 운영 전반을 흔드는 리스크가 됐다"며 "전쟁 여파가 길어지면서 원가와 물류, 영업 부담이 동시에 커지고 있어 현장에서는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는 "전쟁 종료 시점을 예상하기 어려운 만큼 단기 자금 지원을 넘어 물류와 수출 전반을 아우르는 보다 중장기적인 대응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5차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을 하루 앞둔 7일 서울 시내 주유소에 설치된 휘발유, 경유 등 유가정보 안내판 앞으로 바이크와 차량을 탄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2026.5.7 ⓒ 뉴스1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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