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료 공급 축소 통보"…플라스틱 제조 中企, 조업 중단 위기 발동동
"3배, 4배 불러도 못 구한다" "4월부터 조업 중단 가능성"
가격 협상력 낮아 남은 물량도 대기업 위주 공급 호소
- 장시온 기자
(서울=뉴스1) 장시온 기자 = 석유화학기업으로부터 원료를 공급받는 중소 플라스틱 제조사들이 조업 중단 위기를 호소하고 있다. 공급사로부터 가격 인상과 공급 중단 통보가 잇따르면서 원료 확보 난항에 따른 생산 감소가 우려다.
23일 한국플라스틱공업협동조합에 따르면 중동 상황 이후 플라스틱 중소 제조사의 71.1%가 공급사로부터 원료 공급 축소 및 중단 가능성 안내를 받았고, 가격 인상을 통보받은 기업도 92.1%로 집계됐다.
한 제조사 대표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이제 가격이 문제가 아니라 원료를 확보하는 것 자체가 힘들어지고 있다"며 "원래 값의 3배, 4배를 불러도 쉽지 않다. 4월부터는 조업을 중단해야 할 수도 있다"고 했다.
플라스틱 산업은 국내 석화기업이 중동에서 수입해 온 나프타로 만든 플라스틱 기본 원료와 소재를 중소 제조사를 포함한 고객사에 공급하면, 고객사가 완제품을 생산해 산업계 전반에 공급하는 구조다.
최근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국내 석화업계의 나프타 수급난이 심화하면서 중소 제조사를 중심으로 생산 중단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한국은 NCC(분해시설) 나프타 원재료 의존도가 88%에 달한다.
업계는 현 상황이 누적 40일 이상 이어질 경우 NCC 공장 가동률을 50% 선으로 내려야 하고, 그렇게 되면 가격이 문제가 아니라 원료 확보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석화업계에 따르면 현재 나프타 재고는 2~3주치에 불과하고 NCC 가동률은 지난달 80%대에서 이달 60%대로 급감한 상태다. KB증권은 "이 사태를 더 심각하게 걱정해야 하는 이들은 구매자(고객사)"라면서 "5월부터는 부르는 게 값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나 자금 여력이 없는 중소기업은 대기업 등 다른 고객사에 비해 가격 협상력이 부족해 그나마 남아있는 재고 물량을 확보하기도 어렵다.
업계에 따르면 플라스틱은 최종 제품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한 편이다. 때문에 자동차나 스마트폰 같은 고부가 제품부터 컴퓨터 마우스, 볼펜 같은 저부가까지 5배 웃돈을 주고서라도 '사고 보자'는 상황이라는 전언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기업들이 당장의 손해를 감수하고 재고 확보에 나서면서 영세기업들의 수급난이 더 심화하고 있다는 게 중소기업계 목소리다.
사태가 길어질 경우 4월부터 경제 전반에 파장이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자동차와 전자제품, 건자재, 타이어 등 제조업은 물론 라면, 과자, 음료, 화장품 등의 소비재 포장재 생산 타격도 예상되면서다.
석화업계 한 관계자는 "근본적으로 전쟁 이전 수준을 회복하기에는 상당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상황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당국은 이른바 '셧다운' 우려를 방어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양기욱 산업통상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나프타 수급 차질과 관련해 "4월 하순이나 5월까지 수급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비축유 방출 시 생산되는 납사(나프타)도 골고루 공급되도록 조치할 것"이라고 했다.
zionwk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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