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덮친 'SW 종말 포모' 韓도 예외 아냐"…중기·VC, SaaS 전략 '흔들'
'클로드코워크' 충격에 머릿수 수익모델 흔들…실존적 위협
韓 VC업계도 '옥석가리기' 가속…"SaaS 고밸류 시대 끝났다"
- 김민석 기자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약 20년간 글로벌 B2B 소프트웨어(SW) 시장 주류로 자리매김한 '구독형 SaaS 비즈니스 모델'이 미국 인공지능(AI) 기업 앤트로픽의 '클로드 코워크'(Claude Cowork) 충격에 직면하면서 일부 테크주들이 급락하고 있다.
기업들이 매달 인원수에 비례해 비용을 지불해온 상당수의 협업 툴과 SaaS가 최신형 AI 에이전트에 의해 흔들릴 수 있다는 공포가 일고 있어서다.
한국에서도 중소벤처기업부를 중심으로 딥테크(AI·SaaS 등)와 디지털 전환 관련 스타트업, B2B SW 기업 지원을 확대해 온 만큼 B2B SaaS 생태계와 벤처투자(VC) 업계에도 여파가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앤트로픽이 최근 출시한 클로드 코워크는 기존 생성형 AI(AI 챗봇)와 달리 이용자가 작업을 지시하면 계획을 세우고 여러 단계를 거쳐 스스로 실행한다.
최근 버전 코워크는 법률 검토와 데이터 분석 등 수십 명의 인력이 붙어야 했던 일을 자율적으로 처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용자는 코워크 작업 대기열에 여러 작업을 추가할 수 있고 AI는 이를 병렬로 처리한다.
이를 두고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핵심 수익 구조인 '사용자(ID)당 요금 체계'가 붕괴할 위기에 처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앞서 미국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 베세머벤처파트너스(BVP)는 최근 보고서에서 "과거에는 소프트웨어가 인간을 돕는 도구였기에 머릿수(의자 수)대로 돈을 받았지만 이제 소프트웨어(AI)가 직접 업무를 수행하는 근로자가 되고 있다"며 "전통적인 SaaS의 이용자 수 기반 요금제는 종말을 맞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국내 소프트웨어 시장도 월가가 받은 충격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는 분석이다.
중소부가 2026년 예산에서 모태펀드 1조 1000억 원, AI·딥테크 중심의 '초격차 스타트업 프로젝트'와 AX(기업 AI 전환) 트랙 등 역대급 규모 지원을 예고하는 등 SaaS·AI 융합 스타트업 육성에 드라이브를 걸어왔기 때문이다.
AI·바이오 등 딥테크 분야를 겨냥한 특화형 창업·도약 패키지, TIPS·글로벌 팁스 등에서도 B2B SaaS는 핵심 투자 섹터로 꼽혔다.
클로드 코워크 출현 직전 벤처투자 시장 데이터는 복합적 상황을 그렸다. 지난해 한국 스타트업·중소기업 대상 전체 투자 금액은 6조 5000억 원대를 유지했지만, 건수는 줄며 '선택과 집중'(옥석 가리기) 현상이 뚜렷해졌다.
최근 VC 업계에서는 AI 기술·응용 기업 투자 비중은 확대되고 있지만, 범용 SaaS 기업 중 머릿수 수익모델을 유지하는 업체의 밸류에이션은 보수적으로 재산정되는 분위기라는 게 중론이다.
정부 정책과 VC 자금이 지난 몇 년간 'SaaS 생태계를 통한 안정적 반복 매출'이란 전제로 추진돼 온 만큼 관련 정책과 VC 전략의 근본적인 수정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과도한 우려라는 반론도 있다. AI 에이전트가 모든 SaaS를 대체하는 것은 아니며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영역의 '버티컬 SaaS'는 경쟁력을 계속 유지할 것이란 시각이다.
VC 업계 관계자는 "과거처럼 단순히 SaaS 스타트업이라는 이유로 높은 밸류에이션을 주던 시기는 끝났다고 해석하는 게 맞을 것"이라며 "AI 에이전트로 쉽게 대체할 수 있는 툴보단 특정 산업이나 직무의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버티컬 영역, AI가 침투하기 어려운 고유의 도메인 데이터와 전문성을 가진 설루션은 아직 기회가 남아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미국 테크 시장의 충격이 한국 VC의 투자 잣대에도 서서히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며 "빌려 쓰는 SW가 아닌 '결과를 상품화한 소프트웨어'에 얼마나 빨리 올라탈 수 있느냐가 향후 SaaS 생태계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ideaed@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