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에 앓는 中企…가구·페인트업계, 가격 인상에도 '암울'

지난해 연평균 달러·원 환율, 외환위기 이후 최고 수준
페인트·침대 등 내수 비중 업체들 보릿고개

서울 중구 명동거리의 환전소에서 외국인들이 환전을 하고 있다. 2026.1.18/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장시온 기자 = 달러·원 환율 1400원대가 '뉴노멀(New Normal)'로 굳어지면서 중소기업들의 '환율 리스크'가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특히 가구나 페인트업계의 경우 원자재 가격도 오르는 데다 내수 비중이 커 환차익도 예상하기 어려운 만큼 올해도 녹록잖을 것이란 전망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화페인트(000390)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50% 가까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루페인트(090350) 역시 31% 감소했다.

증권가에선 KCC(002380)의 경우 건축용 도료 부진으로 도료 부문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7% 이상 감소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체마다 매출은 전년 수준으로 유지했지만 수익성 악화가 두드러진 배경으로 고환율 여파를 짚고 있다. 원료 대부분을 수입하는 페인트 산업은 환율이 오를수록 원가 부담이 커지는 구조다. 원유를 정제해 만든 용제와 수지 등의 원료로 제품을 만들기 때문에 수입 비중은 60%에 달한다.

고환율 부담에 지난해 업체마다 자동차 보수용 페인트 가격을 5~10%가량 올렸지만 수익성 하락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침대와 가구업계에도 고환율 여파가 이어지고 있다. 씰리침대는 지난해 12월 원자재 가격 인상과 고환율 부담에 결국 3년여 만에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해스텐스와 히프노스, 금성침대 등 후발 주자들도 잇따라 가격을 올렸다. 슬립퍼는 이달 9일부터 가격을 인상했다. 업계 선두인 시몬스도 상반기 가격 인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침대와 매트리스 핵심 원자재인 목재와 폼, 스프링용 철강 등의 가격이 2년 전보다 최대 20% 가까이 올랐다. 침대업계 한 관계자는 "고환율로 누적된 원가 상승분을 기업들이 감수해 왔으나 제품 품질과 서비스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가격 인상을 더 미루기 어려워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업계 전반으로 내수 비중이 높은 점도 부담이 크다. 한국IR협의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국내 페인트 산업의 내수 비중은 90%에 육박한다. 침대업체들도 수출 비중을 늘리고 있지만 1%에 못 미치는 곳이 대부분이다.

중소기업중앙회 '2025년 환변동 중소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수출과 수입을 병행하는 중소기업은 '환율 급등으로 피해가 발생했다'는 응답이 40.7%에 달했으며 '이익이 발생했다'는 응답은 13.9%에 그쳤다. 대한상공회의소의 올해 1분기 기업경기전망지수(BSI)에서도 수출기업은 직전 분기 대비 16p 상승(90)했지만 내수기업은 같은(74) 수준에 머물렀다.

업계 한 관계자는 "환율 부담으로 내수 중심 업체들마다 올해 상반기 가격 인상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zionwk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