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3년후 테슬라, 5년후 엔비디아를 만나다 …혁신의 미래 유레카파크

[CES 2026] 스타트업 모인 유레카파크 인산인해
모빌리티부터 헬스케어까지…신기술·신제품 뽐내

CES 2026이 6일(현지시간) 공식 개막했다. 사진은 혁신기업들이 주로 모여있는 베네시안 엑스포의 모습. 2026.1.6 ⓒ뉴스1 이정후 기자

(라스베이거스=뉴스1) 이정후 기자

"당신의 수면 점수는 5점 만점에 1점입니다."

거울에 장착된 카메라를 50초 동안 바라보니 기자의 수면 점수가 화면에 나타났다.

지난 4일 저녁 비행기에 올라 꼬박 20시간을 거쳐 라스베이거스에 도착한 터다. 시차 적응도 쉽지 않아 잠은 거의 이루지 못했다. 부족한 수면으로 피곤한 상태를 인공지능(AI)은 한눈에 꿰뚫어 봤다.

해당 제품은 2024년과 2025년 CES에서 혁신상을 받은 대만 스타트업 페이스하트의 기술이다. 많은 관람객이 오전 이른 시간부터 페이스하트의 거울 앞에 서서 자신의 건강을 체크하고 있었다.

세계 최대 규모의 가전·IT 전시회인 CES 2026이 6일(현지시간) 공식 개막했다.

메인 전시관인 라스베이거스컨벤션센터(LVCC)에선 삼성, 현대차, LG 등 국내 대기업과 엔비디아, 퀄컴, AMD 등 글로벌 빅테크가 기술 향연을 벌인다.

그런데 이곳과 조금 떨어진 곳에 마련된 또 다른 전시관인 베네시안엑스포에는 '유레카파크'가 있다. 이곳은 스타트업만 부스를 마련할 수 있어 전 세계 스타트업의 기술 경쟁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5년 전, 10년 전 이곳 유레카파크에서 스타트업으로서 혁신 기술을 소개하고 세계인의 주목을 받았던 기업들이 지금은 글로벌 빅테크로 성장해 LVCC로 자리를 옮겨 대형 부스를 열고 있다. 이날 유레카파크에 모인 스타트업과 벤처기업들도 저마다 부푼 꿈과 비전을 제시하며 그 열기가 뜨거웠다.

프랑스 스타트업 SKWHEEL이 스키형 전기모빌리티를 시연하고 있다. 2026.1.6 ⓒ뉴스1 이정후 기자
프랑스·이탈리아·스위스 등 유럽 국가 다수 참가

유레카파크에는 다양한 국가의 스타트업들이 자신들의 제품과 기술력을 자랑했다. 전시관 입구 쪽에는 프랑스, 이탈리아, 스위스 등 유럽 국가 스타트업관이 주로 자리 잡고 있었다.

오전 9시 개막과 함께 유레카파크에 사람들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아직 부스를 완성하지 못한 기업들은 관람객을 맞이할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전시관 분위기를 살펴보기 위해 주요 국가관을 1시간가량 둘러보고 오니 전시장은 관람객들로 가득 찼다.

전시관 초입에 마련된 프랑스 국가관의 스타트업들은 헬스케어 제품부터 모빌리티, 로보틱스 등 다양한 제품들을 출품하며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SKWHEEL은 눈이 없어도 스키를 타는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바퀴 달린 스키형 전기모빌리티'를 선보였다. SKWHEEL 관계자가 실제 스키를 타듯 복도를 주행하자 관람객들은 큰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20초 만에 양치를 끝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프랑스 스타트업 와이브러시도 시선을 끌었다. 와이브러시는 치아 전체를 감싸는 틀이 진동하며 위·아래 10초씩 총 20초면 양치질을 마칠 수 있는 기술력을 뽐냈다.

와이브러시 관계자는 "양치하면서 공기를 내쉬면 칫솔에 탑재된 센서가 위, 간, 대장 등에서 발생하는 300여가지 건강 질환을 진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와이브러시의 제품은 2023년 CES에서 혁신상을 수상했다.

일본무역진흥기구가 주관한 일본관이 CES 2026에 마련돼 있다. 2026.1.6 ⓒ뉴스1 이정후 기자
한국·일본·대만 등 아시아권 부스…글로벌 성과 기대

아시아 국가들이 몰려 있는 안쪽으로 들어서자 단연 '한국관'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한국은 중소벤처기업부의 'K-스타트업 통합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의 'KOTRA 통합관', 서울시의 '서울시관' 등이 대규모 부스를 차렸다.

주요 국가관의 부스를 직접 둘러본 결과 체감상 유레카파크의 3분의1 이상을 한국관과 K-스타트업들이 채운 것처럼 느껴졌다.

K-스타트업 통합관이 81개 스타트업, KOTRA 통합관 중에서도 스타트업관이 75개 스타트업, 서울시관이 54개 스타트업으로 구성됐으며 이 밖에도 한국수자원공사, 대전시, 한국콘텐츠진흥원, 카이스트, 포항공과대학교, 전북대학교, 한양대학교, 한서대학교, 산업은행,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제로원(현대차그룹 오픈이노베이션 플랫폼), 삼성전자 C랩 등 국내 스타트업 참가 규모만 300개에 달했다.

큰 규모로 국가관을 마련한 프랑스, 일본, 대만 등이 각각 50개 내외의 스타트업들로 구성한 것과 비교하면 확실히 한국 스타트업이 다수를 차지했다.

AI 공간정보 플랫폼 국내 기업 스패이드는 지난해 CES 참가를 계기로 해외 계약 체결에 성공하는 등 실질적인 성과를 올려 올해 다시 한번 참가했다. 이종걸 스패이드 대표는 "지난해 CES 참가를 계기로 루마니아의 토지 정보 시스템, 엘살바도르의 우편 시스템 등을 구축하는 성과를 올렸다"며 올해 CES 참가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한국관 근처에는 일본무역진흥기구가 마련한 일본관, 대만의 스타트업 육성기관 TTA가 주관하는 대만관 등이 꾸려졌다.

일본 스타트업 AVITA는 한국 중소벤처기업부의 K-스카우터 프로그램을 통해 이달 말 한국에 지사를 오픈한다며 아시아 시장 공략 의지를 적극적으로 알렸다.

키오스크 기반 AI 아바타를 제공하는 AVITA의 쇼고 니시구치 창립자는 "현재 한국의 영풍문고 4곳에 기술을 제공하고 있다"며 "고령화와 청년층 부족 문제는 한국도 똑같이 겪고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공략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올해 CES에서 혁신상을 수상한 대만의 에픽테크는 물리적인 케이블이나 인프라 없이 무선으로 소통할 수 있는 내부 통신 장치를 개발해 선보이기도 했다.

leej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