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 오라고 '겨털' 보여준 공무원 영상이 대박난 이유
중기부, 'B급감성' 활용한 SNS 통했다
딱딱하기만 했던 정책 홍보도 간결하게 소화
- 이재상 기자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공공기관 콘텐츠 맞아?"
최근 공공기관의 홍보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기존의 딱딱한 정책 안내나 형식적인 행사 영상 대신 'B급 감성'과 인터넷 '밈(meme)'을 적극 활용한 콘텐츠가 인기를 얻으면서다. 관료주의적 이미지를 벗고 시민 눈높이에 맞춘 새로운 홍보 전략이 확산하는 분위기다.
28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중기부는 최근 한국소셜콘텐츠진흥협회가 주최한 '2025 올해의 SNS'에서 정부 부처 유튜브 부문 최우수상을 받았다. 지난 10월 '대한민국 SNS 대상' 정부 부처 부문 대상에 이어 올해만 두 번째 수상이다. 중기부의 디지털 소통 역량이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는 평가다.
중기부를 비롯해 최근 공공기관들은 기존의 딱딱한 홍보 방식에서 벗어나 밈 패러디, 짧은 영상, 진정성 있는 정책 설명 등 다양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과거 블로그 중심의 일방적 정책 안내에서 벗어나 SNS·유튜브 채널을 전면에 내세우는 등 홍보 문화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대표적 사례는 이미 널리 알려진 '충주시' 유튜브 채널이다. 대놓고 'B급 감성'을 앞세운 영상과 유머러스한 문구, 패러디 형식은 큰 화제를 모았고, "충주시가 홍보의 기준을 바꿨다. 관가에 독(?)을 풀었다"는 표현까지 나온다.
중앙부처인 중기부 역시 최근 SNS 평가에서 연달아 상을 받으며 두각을 나타냈다. 중기부는 '국민 눈높이 맞춤형 콘텐츠'를 내세워 정책 정보를 쉽게 전달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한성숙 중기부 장관은 취임 30일을 기념해 유튜브 시리즈 '머니포차'에 직접 출연했다. 포장마차에서 수다를 나누는 콘셉트로 제작된 이 콘텐츠는 조회수 10만 회를 넘기며 호평을 받았다.
내수 촉진을 위한 '동행축제' 홍보 영상 'Sea of Love 2025'도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인기 유튜브 채널 '피식대학'이 플라이투더스카이 노래를 패러디한 콘텐츠를 다시 패러디한 형태로, 공무원의 'B급 감성' 연출이 화제를 모았다. 해당 영상은 조회수 80만 회, 좋아요 3000개 이상을 기록했다.
관가에서도 이러한 흐름을 '홍보 패러다임의 전환'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한 관계자는 "이제는 단순 정보 전달만으로는 관심을 끌기 어렵다"며 "먼저 클릭을 유도할 수 있는 '재미'가 정책 전달의 첫 단계가 됐다"고 말했다.
최근 공공기관 콘텐츠가 일반 크리에이터 콘텐츠와 비슷한 방식으로 소비되면서, 정제된 관료적 표현보다 친근한 포맷이 더 효과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중기부는 스타트업·벤처 정책을 다루는 부처 특성상 홍보 방식에서 상대적으로 유연하다는 분석도 있다.
공공기관의 이런 변화는 단순 유행이 아니라 정책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필수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공공기관이라는 특성상 '재미'와 '책임성'의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정책 메시지가 희석되거나 과도하게 희화화되는 상황은 경계해야 한다는 취지다.
오성업 중기부 대변인실 디지털소통팀장은 "정책 영상은 딱딱하고 재미없다는 지적이 많았다"며 "재미를 더하되, 지나치게 B급에 치우치지 않도록 계속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alexe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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