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기업인들 "10년새 입주기업 40% 사라져…북미회담 희망"

개성공단기업협회, 긴급 기자회견 열고 "북미 정상회담 희망"
협회 회원사 124곳 중 정상 운영 76곳뿐…"남북경협 재개하라"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이 28일 서울 영등포구 북미 정상회담 추진 및 남북경협 활성화 촉구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5.10.28/뉴스1 ⓒ News1 이호윤 기자

(서울=뉴스1) 장시온 기자 = 개성공단 입주기업인들이 "북미 정상회담 진행을 희망한다"고 밝힌 뒤 정부를 향해 "남북경협 복원을 위한 구체적 실행계획을 마련해 달라"고 촉구했다.

개성공단기업협회는 28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북미 정상회담 추진 및 남북경협 복권 촉구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개성공단 입주기업인들은 이날 성명서에서 △북미 정상회담 및 한반도 평화 정착 논의 △남북경협 복원 실행계획 마련 △국제사회의 중소기업 남북경협 노력 지지 및 협력을 요구했다.

아울러 APEC 기간 중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계기로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다양한 남북경협 방안이 논의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초대 개성공단기업협회장을 지낸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남북경협의 가치는 직접 경험한 기업일수록 더 절실히 체감한다"며 "인건비 상승과 인력난에 시달리는 중소기업에 현실적인 돌파구"라고 말했다.

개성공단은 지난 2004년부터 2016년까지 124개 기업이 32억 3000만달러를 생산하고 5만 4000명을 고용한 남북한의 대표적인 경협 모델로 꼽힌다.

그러나 폐쇄 10년째가 가까워진 현재 공단 입주기업 중 40% 정도가 생존하지 못하고 문을 닫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기중앙회에 따르면 개성공단기업협회 회원사 124곳 중 현재까지 국내에서 정상 운영 중인 곳은 61.3%인 76곳에 불과하다. 10곳 중 4곳은 경영난으로 폐업한 셈이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과 개성공단기업협회 역대회장단이 28일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 추진 및 남북경협 활성화 촉구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2025.10.28/뉴스1 ⓒ News1 이호윤 기자

입주기업들은 기자회견에서 공단 재개로 입주기업들의 경영을 정상화하고 남북 경협 복원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0월 중기중앙회 조사 결과 개성공단 입주기업 10곳 중 8곳은 여전히 재입주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공단이 재개되면 북한 근로자의 임금과 복지 등 근로 여건을 대폭 개선하겠다고도 약속했다. 입주기업들이 진출한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현지 임금 수준으로 현실화하겠다는 것이다.

미국과 중국, 일본 기업을 입주시켜 정치적 외풍을 막는 '국제공단'으로 발전시키겠다는 청사진도 함께 제시했다.

나아가 개성공단기업협회는 공단 폐쇄로 정부가 확인한 피해 금액만 7861억 원에 달한다면서 아직 받지 못한 약 2074억 원을 정부가 지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20년 만에 한국에서 열리는 APEC은 남북 대화에 중요한 기회"라며 "남북 경협은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사에 언급한 '전쟁 없는 평화가 가장 안전한 평화'와 딱 맞는다"고 했다.

이어 "APEC을 계기로 개성공단 재가동 등 국제사회의 남북경협을 통한 한반도 평화 정착에 대한 논의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는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을 비롯해 개성공단기업협회장인 조경주 석촌도자기 회장, 문창섭 삼덕통상 회장 등 역대 회장단 및 입주기업인 20여명이 참석했다.

zionwk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