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옹호하는 기관장 다 물러나라" 산자위 '알박기인사' 논란

[국감초점]민주당, 국힘 출신 기관장에 "물러나길 바라"
"계엄 찬성이냐 반대냐" 질의…야당 "참담하고 부끄러워"

유종필 창업진흥원장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5.10.23/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장시온 기자 = 중소벤처기업부 산하기관 국정감사에서 윤석열 정부 '알 박기 인사' 공방이 일었다. 이철규 산자중기위원장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일어나는 낯부끄러운 일"이라며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고 말했다.

23일 국회 산자중기위에서 열린 중기부 국감에서 일부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유종필 창업진흥원장이 전 정부의 '알박기 인사'로 임명됐다고 지적했다.

정진욱 민주당 의원은 오전 질의에서 "유 원장 임명 시점이 기가 막힌다.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올해 3월 대통령 탄핵의 딱 중간 지점인 2월 28일에 임명됐다"며 "대선을 도운 사람을 산하기관에 보내는 것을 뭐라 할 사람은 없지만 이때는 인사를 하면 안 되는 시점이었다"고 했다.

지난 2월 임명된 유종필 원장은 임명 전까지 국민의힘 관악구 갑 당협위원장을 지냈다. 앞선 대선에서는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선거캠프 특별고문이었다. 유 원장은 이에 대해 "작년 8월에 (공모절차를) 시작해서 11월에 이미 다 결정이 됐던 사안"이라고 반박했다.

정 의원은 유 원장에게 비상계엄에 대한 입장도 따져 물었다. 유 원장 등 원외 당협위원장들이 지난해 탄핵 반대 성명을 낸 것을 두고 "예, 아니오로 답하라. 비상계엄은 잘했다 잘못했다 어떤 입장이냐"고 물었고 유 원장은 "그 성명에 (계엄을) 사과한다는 내용이 나와 있다"고 했다.

박성효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이사장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를 들으며 생각에 잠겨 있다. 2025.10.23/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오후 질의에서도 공방은 이어졌다. 박지혜 민주당 의원은 유 원장에게 "12.3 비상계엄이 중대한 법률 위반이라는 것에 동의하느냐. 공공기관장으로서 입장이 뭐냐"고 물었다.

유 원장은 "당시에는 국민의힘 당론으로 탄핵을 반대한 것이고, (오늘 이 자리가) 제 정치적 소신을 밝힐 자리는 아닌 것 같다"면서 "(윤 전 대통령이)법률 위반으로 탄핵된 것은 인정한다"고 했다.

박 의원은 이날 출석한 산하기관 임원들을 향해서도 "윤석열에 대한 헌법적 판단은 끝났다"며 "혹여나 계엄이 정당하다고 생각하는 분은 스스로 물러나라"고 말했다.

전 정부에 임명돼 지난 7월 임기가 끝났지만 아직 재직 중인 박성효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이사장은 김원이 민주당 의원 질의 중 "규정상 후임자가 올 때까지 근무해야 한다"며 "후임자를 빨리 결정해 주시면 당연히 빨리 나간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박성민 국민의힘 의원은 "질의를 보면서 참담하고 비참하다. 남의 티끌만 험담하는 거 같아서 부끄럽다"며 "공공기관장들은 모두 충분한 검증으로 자격을 부여받고 열심히 일한 분들"이라고 맞섰다.

국민의힘 소속인 이철규 산자중기위원장은 "국민들이 지켜보고 있다. 정부가 바뀔 때마다 기관장 인사와 관련해 낯부끄러운 일들이 벌어진다"며 "정치적 논란에 휩싸여 (기관장들이) 일하기 어려워지면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고 했다.

zionwk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