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찬스' 소진공 직원, 父 회사에 1.2억 부당대출…갚지도 못해
허종식 "세금계산서-매출 위조해 기망행위로 심사 통과"
"공공기관 도덕적 해이…내부통제 시스템 전면 개혁해야"
- 강은성 기자
(서울=뉴스1) 강은성 기자 = 국민 세금으로 조성된 기금을 소상공인에게 대출해주는 업무를 맡고 있는 공공기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소진공) 직원이 아버지가 운영하는 사업체에 1억 원이 넘는 정책자금을 부당하게 대출해 줬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 직원은 대출 승인을 위해 세금계산서를 위조하고 매출을 부풀리는 등 기망행위까지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허종식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소진공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직접대출 업무를 담당했던 직원 A 씨는 지난 2020년 7월부터 2024년 1월까지 약 3 년 6개월간 사적이해관계를 신고하지 않고 자신의 아버지가 운영하는 업체에 세 차례에 걸쳐 총 1억 2000만 원을 대출해줬다 .
A씨는 아버지가 운영하는 사업체 두 곳이 마치 합병한 것처럼 서류를 조작해 한 업체의 매출을 다른 업체의 실적으로 둔갑시켰다.
이 과정에서 세금계산서를 급조해 발행했다가 취소하거나, 발행 전에 취소된 세금계산서를 매출 증빙자료로 제출하는 등 대출 심사 시스템을 농락했다 .
이렇게 부당하게 실행된 대출금은 당초 신청 목적과 달리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 창업 자금 등으로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A씨가 직접 실행한 1억 2000만 원을 포함해 A씨 아버지가 받은 대출금 총 8 건, 1억 5600만 원은 전액 상환되지 못하고 부실채권이 되어 ‘새출발기금’ 에 매각됐다.
허 의원은 "공공기관 직원의 범죄로 인해 발생한 손실을 결국 국민의 혈세로 메워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사안은 대출 서류에 기재된 아버지의 연락처가 A씨 본인의 휴대전화 번호였던 사실이 포착되면서 실체가 드러났다.
소진공은 A씨를 징계위원회에 회부하고 면직을 요청했다. 아울러 업무상 배임, 사기, 조세범죄처벌법 위반 혐의로 수사기관에 고발했다. 또한 A씨의 부당 대출 심사보고서를 제대로 검토하지 않은 상급자(센터장)에게도 '경고' 조치를 내렸다 .
허 의원은 "코로나19 로 생사의 기로에 놓인 소상공인들을 위해 쓰여야 할 절박한 자금이 , 정작 공단 직원의 사적 이익을 위해 벌인 대출 비리에 악용된 것은 소상공인을 두 번 울리는 기만행위"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
이어 "소진공은 정책자금 대출 심사 전반에 걸친 내부통제 시스템을 전면 재점검하고 사적이해관계 신고를 강화하는 등 실효성 있는 재발 방지 대책을 즉각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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