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숙 "R&D 삭감으로 정부 불신 유감…내년 예산 역대최고"(종합)
'중소벤처 R&D 혁신방안' 발표…'돈 되는 기업'에 집중투자
팁스 방식 R&D 지원체계 바꾸고 불필요한 서류제출 간소화
- 장시온 기자
(서울=뉴스1) 장시온 기자 =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지난해 R&D 예산 삭감으로 현장에서 많은 혼란과 어려움이 있었고 정부 정책에 대한 불신이 생겨 유감"이라며 "내년 예산은 감액의 회복을 넘어 역대 최고로 편성했다"고 했다. 중기부는 중소기업 R&D 지원을 유망 기업에 집중 투자하고 글로벌 진출 등 실질적인 사업화 과정까지 지원하는 형태로 재편하기로 했다.
한 장관은 25일 서울 종로구의 딥테크 기업 엔도로보틱스에서 '중소벤처 R&D 혁신방안'을 발표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앞서 중기부는 내년도 예산안에서 중소기업 R&D 예산을 역대 최고인 2조 1955억 원으로 편성했다.
앞서 윤석열 정부는 지난해 중소기업 R&D 예산을 1조 4000억 원 수준으로 4000억 원 가까이 삭감했다. 이로 인해 이미 예산이 집행된 과제들이 중단돼 매몰비용도 급증했다.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중단 과제는 295건으로 예년보다 3배가량 늘었고, 과제 중단으로 인한 매몰비용도 지난해부터 올해 6월까지 703억 원에 달했다.
이날 한 장관은 모두발언에서 R&D 예산 삭감과 관련해 "정부 정책에 대한 불신이 생겼다는 점에서 매우 유감스럽고 마음 아프다"고 했다.
한 장관은 "지난해 R&D 예산 감액으로 현장에서 많은 혼란과 어려움이 있었다고 들었다"며 "정부가 약속한 예산을 지원하지 못해 개발 일정과 제품, 서비스의 시장 출시에 차질을 빚고 경영상 어려움이 있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행히 내년 중기부의 R&D 예산은 감액의 회복을 넘어 역대 최고로 편성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발표된 중소벤처 R&D 혁신방안은 기존의 기술개발 중심 지원에서 사업성 중심, 수요자 중심으로 지원체계를 개편하는 데 방점이 찍혔다.
그동안 중소벤처 R&D 지원은 '기술개발' 자체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실제 시장에서 사업화로 이어지는 과정은 지원이 충분치 않았다.
이에 중기부는 보다 효율적인 지원을 위해 '돈이 되는 R&D'로 개편하기로 했다.
먼저 팁스 방식의 R&D 지원 과제 수와 지원 단가를 대폭 확대한다. 예산은 올해보다 73% 증액된 1조 1000억 원으로 편성했다.
스케일업 팁스의 신규과제는 올해 152개에서 내년 300개로 늘리고, 중기부 지원책 중 가장 큰 규모인 '딥테크 챌린지 프로젝트'는 과제당 최대 200억 원까지 지원한다.
특히 우수한 성과를 거둔 기업은 창업단계의 팁스, 성장단계의 스케일업팁스, 글로벌화 단계 팁스까지 성장단계별로 지속 지원한다. 이를 위해 747억 원 규모의 '글로벌 팁스 R&D'를 신설했다.
'잘 팔리는' 사업화 지원을 위해서는 별도의 지원사업을 신설했다. R&D 시작 전에 기술성과 시장성을 먼저 검증하고, 이후에는 자금과 해외인증 등을 패키지 방식으로 제공한다.
소위 'ABCDEF'(인공지능, 바이오, 문화관광, 방산우주, 에너지, 제조)로 불리는 전략기술에 대해선 대폭 증액한 709억 원 규모의 '딥테크 챌린지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아울러 정책 수요자인 기업 입장에서 불편 없이 연구개발 사업을 신청하고 지원받을 수 있도록 제출 서류를 간소화하고 전반적인 지원 체계도 손 본다.
전반적인 중소기업 R&D 지원체계는 수요자 중심으로 전환한다. 챗봇과 AI모델로 기업의 행정 부담을 낮추고, 현재 20종에 달하는 서류는 최소화한다. 기술혁신개발사업의 경우 제출 서류가 12종에서 4종으로 간소화된다.
평가 전문성과 공정성을 위해 전문 평가위원을 3만 명으로 늘리고 기업이 평가위원을 평가하는 역평가 제도도 확대해 부적합한 전문가는 제외하고 중기부의 다른 사업에서도 배제하기로 했다.
한 장관은 "취임 후 현장을 다니며 정부 R&D 지원을 받아 개발했지만 사업화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목소리를 자주 들었다"며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고 국가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돈이 되는 R&D, 시장의 선택을 받는 기술을 집중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zionwkd@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