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주현 "中企 정책 현장 잇는 오작교로"…출연연 전환엔 신중

취임 1주년 "회복의 시기…정책 연구기관 위상 회복"
정부와 힘 합쳐 정책 개발…"출연연 전환보다 역할 정립 우선"

조주현 중소벤처기업연구원장이 2일 서울 여의도에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중기연 제공)

(서울=뉴스1) 이민주 기자 = 조주현 중소벤처기업연구원장이 임기 2년 차를 맞아 데이터 기반의 정책 연구를 고도화해 정부의 중소기업 정책을 뒷받침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다만 그는 기관 숙원사업인 정부출연연구소 전환에 대해서는 내부 조직 및 경영 안정화가 우선이라며 한발짝 물러난 모습을 보였다.

2일 조주현 중기연 원장은 서울 여의도에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 1년간 내적으로 조직의 단결을 통해 자신감과 안정감을 회복하고자 했고 외적으로는 꼭 필요한 시기에 정책에 대한 목소리를 내 공공 정책 연구기관으로서의 위상을 회복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경영 정상화 진입…개원 이래 최초 '성과급' 지급

조 원장은 지난 1년간 경영 위기 회복에 집중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정책 씽크탱크'로서의 위상이 한창 강화됐다고 설명했다.

중기연은 지난해부터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중기부 지원금(예산) 축소(기본 과제 감소)와 수탁 연구 감소, 세종 분원 운영비 발생 등으로 적자 위기에 놓이면서다.

이에 조 원장은 취임 후 경영 정상화에 주력했다. 우선 연구 결과 확대에 집중했다. 이에 따라 △대과제(중장기 미래 대응, (지난해 0건→올해 3건) △현안 대응(심층 연구, 2건→7건) △수시 연구(관세 대응, 탄소 중립) 확대로 연구를 늘렸다.

경영혁신 성과도 따라왔다. 성과로는 △경영 정상화 진입(비용 절감, 수탁사업 확대) △조직 혁신전략 마련 △일하는 분위기 조성(성과급 지급) △거버넌스 기반 강화(이사회 소위원회 신설) 등을 제시했다.

이에 개원 이래 최초로 경영평가 성과급도 지급할 수 있었다.

조 원장은 "경영 정상화에 따라 소정이지만 성과급을 마련했다. 더 많이 주고 싶어 아쉬웠지만 직원들의 반응은 좋았다"며 "공공기관답게 뭔가를 혁신하고 성과를 내면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 덕에 공공기관이 해야 할 경영에 대한 생각이 자리 잡은 계기가 됐다. 기관의 방침에 호흡을 맞추면 더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는 기대감도 준다"고 설명했다.

조주현 중소벤처기업연구원장이 2일 서울 여의도에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중기연 제공)
"정부와 힘 합쳐 정책 개발…中企 나갈 길 밝히겠다"

앞으로는 다져놓은 기반을 바탕으로 데이터 기반의 정책연구를 고도화하고 급변하는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전략 연구를 강화하고 안정적인 예산 구조를 확립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연구 추진 방향으로는 △중장기 패러다임 대응 강화 △정책수요 기반 이슈 발굴 △글로벌 협업·현장 밀착 연구 확대를 내세웠다.

경영혁신 분야에서는 비용 절감 기조를 유지해 재정 안정화를 이어가고 성과에 기반한 인사체계와 인센티브 고도화로 혁신 구조를 확립한다. 신설한 이사회소위원회 활성화 등을 통해 거버낸스 내실화에도 나선다.

조 원장은 "앞으로 연구가 나가야 할 방향은 명확하다. 정책 수요를 좀 더 민감하게 보면서 이슈를 발굴하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정책 연구를 고도화해나가려 한다"며 "글로벌 차원의 협업을 통해서도 무엇이 가능할지를 보고 있다. 이를 통해 (연구로) 정부 정책을 뒷받침하고 중소기업 현장 수요를 연구에 반영하는 부분을 강화하려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다행히 내년 정부지원금도 예산안을 기준으로는 소폭이나마 늘어났고 연구원 재정도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지만 이와 함께 조직 혁신의 체계를 마련·안착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며 "정책을 주도하는 정부와 힘을 모아 정책을 개발하고 효과를 검증하는 연구원의 소명을 다해 정책 대상자들이 가야 할 길을 밝히는 연구원이 되겠다"고 했다.

"출연연 전환, 기관장 뜻만으로는 안돼…역할 정립 우선"

다만 취임 초 내세웠던 기관 숙원사업인 '정부출연연구소 전환'에 대해서는 기관 안정화가 우선이라는 한발짝 물러난 듯한 입장을 나타냈다.

중기연은 중소기업의 경영전략과 정책개발을 연구하기 위해 설립된 전문연구평가기관이다. 중기부 산하 기타공공기관으로 보조금을 받고 있다. 지난해 중기연 운영 예산은 228억 원이며 정부지원금은 160억 원, 수탁 용역비는 60억 원이다.

보조금은 정부가 기관에 용도를 지정해 지급하는 자금이라 사용 용도 지정이 필수이며 목적을 바꿔 사용할 수 없다. 가령 시장 변화에 따라 새로운 연구가 필요하더라도 다른 연구에 자금을 투입하기 어려운 반면 출연금은 사용 용도 지정 없이 사용이 가능하다.

조 원장은 "출연연 전환은 계속해서 추진하겠지만 (전환이) 기관장의 뜻만 가지고는 되는 것 같지는 않다"며 "출연연 전환은 조직의 안정적인 재원 확보와 연구원 고유의 역할 부여 등 때문인데 이런 부분을 사전에 먼저 확립하는 것이 우선 단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기관이 해야 할 역할을 정립하고 중소기업 정책 발전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다는 부분을 표현한다면 (출연연 전환도) 논의가 될 수 있는 주제가 될 것"이라며 "(출연연 전환) 논의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기관으로 만들어내겠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minj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