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에 디지털 입혔더니 생산성 '쑥'…"스마트제조 역량부터"

한성숙 중기부 장관, 의류 스마트공장 아이디모드 찾아
스마트제조 공급기업 역량 강화 필수…"해외 진출해야"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14일 서울 금천구 아이디모드를 방문해 생산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8.14/뉴스1

(서울=뉴스1) 이정후 기자 = 1997년 설립된 아이디모드는 28년간 니트를 전문으로 생산하고 있는 중소기업이다. 그동안 모든 업무 기록을 손으로 적어 보관하던 아이디모드는 필요한 데이터를 제대로 활용할 수 없다는 불편함에 2020년 스마트제조 솔루션 도입을 결정했다.

스마트제조 설비와 솔루션 등 준비 기간을 거쳐 2022년 본격적인 스마트제조 방식이 현장에 적용되자 아이디모드의 의류 납품 수량은 가파르게 증가하기 시작했다.

2022년 8만 9254개였던 납품 수량은 이듬해 11만 4935개, 지난해에는 약 12만 개로 증가했다. 그 사이 임직원 수는 42명에서 44명으로 불과 2명밖에 늘지 않았다. 인력 증가 없이 생산성의 향상을 달성해 스마트공장을 성공적으로 도입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14일 아이디모드는 이와 같은 스마트제조 도입 성공 경험을 중소벤처기업부가 마련한 정책 현장 투어 간담회에서 공유했다.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14일 서울 금천구 아이디모드에서 열린 '중소기업 제조 DX-AX 확산을 위한 스마트공장 현장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8.14/뉴스1
커지는 스마트제조 시장 규모…국내 기업 역량은 역부족

업계에 따르면 현재 글로벌 제조업은 'AI 기반 자율 제조' 방식을 목표로 변화 중이다.

우리나라는 AI 도입 이전 단계인 '스마트공장 고도화' 단계에서부터 저조한 성과율을 보이고 있다. AI 기반 자율 제조를 도입하기에는 아직 역량이 역부족하다는 뜻이다.

이상현 산업연구원 디지털·AI전환 생태계 연구실장은 스마트제조 및 공장 기술을 개발하는 공급기업의 역량 강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스마트공장을 현장에 도입하기 위해서는 스마트제조 기술을 공급하는 기업의 확보가 선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이 실장은 공급기업의 역량 강화와 함께 글로벌화 전략도 필수적으로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국내 스마트제조 솔루션 공급기업의 평균 매출액은 약 100억 원으로 중소규모 기업들이 대부분이다.

반면 글로벌 스마트제조 시장은 지난해 324조 원에서 2029년 665조 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아직 시장을 주도하는 글로벌 업체는 없기에 국내 기업이 글로벌화를 꾀하기 적기라는 설명이다.

이 실장은 "미중 패권 경쟁을 생각할 때 미국의 협업 대상자는 극히 드물다. 우리나라가 (협업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본다"며 "지금까지 공급기업의 글로벌화를 위한 지원 대책은 나온 적이 없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글로벌 생태계 구축까지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이디모드가 도입한 스마트제조 기반 의류 생산 공정 2025.8.14/ⓒ뉴스1 이정후 기자
"스마트제조 공급기업 힘 합쳐야…팀코리아 제안"

스마트제조 솔루션 공급기업 측에서는 업계의 역량 강화와 해외 진출을 위해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전문 기업들이 힘을 합치는 '팀코리아'를 제안했다.

AI 기반 자율 제조 솔루션을 제공하는 인터엑스의 박정윤 대표는 "독일과 일본으로 진출을 시도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며 "개별 기업의 해외 진출은 부담스럽지만 여러 기업과 패키지로 묶어서 공동 지원하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성숙 중기부 장관은 "팀코리아에 관심이 있다"고 호응하며 "어떤 업종으로 접근하면 좋을지 모범 사례를 참고해 처음부터 해외 진출을 시도하는 게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팀코리아 전략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해외 사례를 철저히 살펴야 한다는 의견이 뒤따랐다. 이미 스마트제조 역량이 확보된 해외 기업과 대결할 경우에는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민수홍 프론텍 대표는 "중국의 비전 선별기가 한국 제품의 절반 가격이고, 공정에 AI를 도입하려면 중국은 200만 원, 한국은 2000만 원이 필요하다"며 "경쟁국이 하지 못하는 부분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중기부는 스마트제조 솔루션 공급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스마트제조 전문기업 지정 제도'를 신설하고 'AI 기반 스마트제조혁신 전략'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스마트제조산업 혁신법' 제정도 추진한다.

leej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