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숨 돌린 中企…한미 상호관세 타결에 "불확실성은 해소"

상호관세 25%→15%로 타결…철강·알루미늄 50%는 그대로
美 직·간접 수출 중소기업 "전략적 사업 구상 가능해져"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에 수출용 컨테이너가 쌓여있는 모습. 2025.7.31/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서울=뉴스1) 이정후 기자 = 한국과 미국 간 상호관세 협상이 15% 부과로 최종 타결되면서 대미 직·간접 수출 중소기업들이 한숨을 돌리게 됐다. 당장의 가격 경쟁력 저하는 피할 수 없지만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본격적인 사업 전략 구상에 나설 수 있게 됐다는 반응이다. 다만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품목 관세는 50%가 유지되면서 관련 중소 제조기업들은 아쉬움을 삼켰다.

31일 대통령실은 브리핑을 통해 한미 관세 협상 타결 결과를 발표했다. 협상 결과 우리나라는 일본, 유럽연합(EU)과 동일하게 25%의 상호관세를 15%로 조정했다. 또한 자동차 품목 관세는 15%로 하향하고 추후 부과될 반도체 및 의약품 관세도 최혜국 대우를 약속받았다.

그동안 개별 협상력이 약한 중소기업은 미국의 상호관세 예고 이후 계약 및 투자 등에 차질을 빚어 왔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 4월부터 5월까지 658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수출 중소기업의 81%가 '부정적 영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당시 기업들은 △수출국 다변화 부담(46%) △관세 정보 파악(43.9%) △계약 지연 및 취소(42.4%) 등의 애로가 있다고 답했다.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 예고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았던 국내 중소기업들은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측면에서 이번 협상에 의의를 뒀다.

기능성 신발을 미국으로 수출하는 기업 관계자 A 씨는 "25%의 관세가 적용될 것을 가정하고 사업 방향을 고민해 왔는데 15%로 완화되면서 일단 부담은 줄어든 상황"이라며 "불확실성이 해소됐기 때문에 사업 구상을 전략적으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 현지 유통 파트너사와도 관세 부담 비율에 대해 갈등의 소지가 있었으나 이번 협상 결과로 해소될 것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선박용 리모컨을 미국으로 수출하는 기업 대표 B 씨는 "25% 관세를 이야기할 할 때는 (수출이) 염려됐으나 15%로 협상이 완료되면서 그나마 안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의 일방적인 외교로 관세를 피할 수 없었던 것에 대해서는 아쉬움의 목소리도 나왔다.

B 씨는 "원래 부과되지 않았던 관세가 붙는 것이기 때문에 마냥 좋아하기는 어렵다"며 "앞서 일본, EU가 15%로 협상을 했기 때문에 크게 놀라운 협상 결과는 아니었다"고 했다.

추문갑 중소기업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미국의 관세 조정을 기대하고 보세 창고에서 대기 중이었던 철강·알루미늄 파생 제품들이 매우 많다"며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50%의 품목 관세가 유지된 것은 아쉽다. 그나마 경쟁국에 비해 불리하지 않은 조건으로 협상했다는 것은 다행이다"고 말했다.

한편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 5월 발표했던 '미국 관세 대응 중소기업 지원방안'에 따라 상위 기업이 하위 협력사에 납품 단가 인하를 압박하지 못하도록 지속해서 모니터링할 예정이다. 또한 격주로 가동하던 '관세 대응 긴급 대응반 TF'를 확대해 매주 운영할 계획이다.

leej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