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래불사춘 中企]①연 7% 육박한 대출금리…"할 수 있는건 기도뿐"

한·미 금리역전 차 1.5%p 역대 최대…한은만 바라보는 中企
치솟는 대출 금리에 中企 연체율도 '쑥'…부실화 우려 목소리 커

편집자주 ...경기 침체·생산성 하락 등으로 이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들이 나날이 치솟는 대출 이자를 보면서 한숨을 내쉰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하고 있지만 대세를 거스르기는 어려운 만큼 중소기업들은 금리가 늦게 오르기만을 바라는 처지다. 국내 중소기업들의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 해결책은 없는지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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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장도민 기자 = "할 수 있는 게 없잖아요. 지켜보면서 기도할 수밖에 없어요. 정부에서 보전 대책 같은 것을 또 내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기도 하고요."

약 50여명의 직원이 몸담고 있는 소재기업 사장의 하소연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0.25%포인트(p) 인상으로 한국은행을 비롯한 국내 시중은행들이 받는 인상 압력이 커졌다. 이미 국내 중소기업들이 1금융권에 갚아야할 대출 금리가 연 7%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금리가 더 오르게 되면 이미 벼랑끝에 몰려있는 중소기업들은 더 끝까지 몰리게 된다. 1금융권 이외의 금융사에서 돈을 빌린 중소기업들의 사정은 더욱 심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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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금리 역전 차, 22년만에 최대 폭…이자내기도 버거워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2일(현지시간) 미 연준이 기준금리를 0.25%p 올린 데 따라 4월13일 금리 결정 회의를 앞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도 인상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이번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한미 금리 역전 차이가 기존 1.25%p에서 1.50%p로 확대된 탓에 버티기가 어려워졌다. 2000년 5~10월(1.50%p) 이후 약 22년만에 최대 역전 폭이다.

금리가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움직이는 돈의 성격상 한은 금통위가 받는 압박도 강해질 수밖에 없다. 예컨대 기축통화국이면서 국가신용등급, 경제 안정성 등이 우리나라보다 월등히 높은 미국과 한국의 금리가 같은 수준이라면 글로벌 투자금 등 자금은 미국으로 흘러갈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현재 원금은 고사하고 이자도 내지 못하는 기업들이 상당수인 상황에서 기준금리 추가 인상은 중소기업업계에 폭탄이 될 수 있다.

서울시내 한 시중은행 대출 창구. 2021.9.24/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 기준금리 한 번 더 오르면 中企 대출 금리 연 7% 눈앞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말(지난해 12월~올해 2월 말까지 3개월 취급 분) 5대 은행의 중소기업 신용대출 금리(기준금리+가산금리-가감조정금리)는 연 6.44%로 전달 6.65%보다 0.21%p 낮아지는 데 그쳤다.

'빅스텝'처럼 특수한 상황을 제외하고 기준금리가 0.25%p씩 인상된 뒤 시중은행들이 운용비용을 붙이면 인상폭을 0.35~0.40%p로 가정했을 때 중소기업들의 대출금리는 연 7%에 육박한다.

이는 신용등급 5등급 기업들이 대출을 받았을 때의 수준이고, 6등급부터는 1금융권에서 더 많은 이자를 낸다고 해도 돈을 빌리기 어려워진다. 지난달 말(최근 3개월 취급분) 5대은행의 6등급 중소기업에 대한 평균 신용대출 금리는 연 10.12%로 뛴다. 같은기간 5등급 평균은 연 7.07%다.

한은 경제통계시스템(ECOS)에 따르면 신규취급액 기준 지난해 예금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가운데 금리가 5% 이상인 대출의 비중은 28.8%였다. 2013년 38% 이후 9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규모와 연체율을 보면 상황은 더 암울하다. 5대 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의 지난달 말 기준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599조8678억원으로 1월 말 598조1211억원 대비 1조7467억원 증가했다. 전년동기 505조9350억원보다는 100조원 가까이 늘었다.

더 신용등급이 안좋은 기업에게 대출하는 1금융권 이외의 예금은행까지 포함할 경우 2월 말 기준 기업 대출 잔액은 1183조4000억원으로 전달보다 5조2000억원 증가했다. 증가분 중 대기업 대출은 9000억원에 불과하고 나머지 4조3000억원은 개인사업자(1조4000억원)를 포함한 중소기업 대출이다.

불어나는 규모와 발맞춰 연체율도 뛰고 있다. ECOS에서 예금은행 지역별 연체율 중 중소기업대출(원자료)을 보면 올해 1월 연체율(전국)은 0.40%로 지난해 9월 0.27%에서 4개월 연속 증가했다. 올해 1월 연체율은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었던 2021년 5월 0.42% 이후 20개월 만에 가장 높다.

한창용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정책통계팀장은 "대출 시장에서는 높아진 이자율로 중소기업이 대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미국이 기준금리를 다시 올리며 국내 이자율 상승 요인이 발생했다는 점에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금리인상 요인이 발생한 상황에서 금리인하의 강행은 역으로 금융시장의 안정성을 해치는 결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jd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