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직대도 14분 컷"…자금줄 마른 소상공인 '한숨'

소상공인 3명 중 1명, 5000만~1억원 대출금 남았다
"소상공인 대상 정책자금 대출 필요하다" 한목소리

경기도 수원 시내 거리에 금리 안내 현수막이 부착돼 있다. ⓒ News1 조태형 기자

(서울=뉴스1) 이민주 기자 = "이번에는 대출을 받을 수 있을 줄 알았습니다. '직대'만 바라보고 온 저신용 소상공인들은 이제 죽으란 말입니까?"(자영업자 김모씨)

정부가 실시한 저신용 소상공인 대상 직접대출(직대) 신청에 실패한 이들이 분통을 쏟아내고 있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은 고금리와 고물가로 자금난을 겪고 있다며 관련 정책자금을 추가 편성해야 한다고 호소한다.

21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전날 저신용 소상공인의 경영애로 지원을 위한 소상공인·전통시장 전용자금 3차 신청을 받았다.

정책자금은 민간 금융기관을 이용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저신용 소상공인을 위해 마련된 전용 자금이다. 지원대상은 업력 90일 이상 업체 중 대표자 개인신용평점 744점 이하(나이스평가정보 기준)인 소상공인이다.

연 2% 고정금리로 대표자 신용도에 따라 최대 3000만원까지 5년간 빌려주는 형태로 지원 규모는 8000억원이다. 1회차(1월)에 4000억원, 2회차(2월) 2000억원, 3회차(3월)에 2000억원을 공급한다.

3차 접수는 20일 오전 9시부터 시작됐으며 14분 만에 예산 소진으로 마감됐다. 지난달 진행된 2차 신청은 13분 만에 종료됐다.

접수 당일 한때 최대 5만여명이 대기 하는 등 신청자가 몰렸다. 소진공은 마지막 접수인 3차 때 트래픽이 몰리며 접속 장애가 일어날 것을 우려해 접속대기(대기열) 시스템을 만들었다.

접속 지연이나 기록 자동 삭제 등 2차 때 생긴 오류는 일부 해소됐지만 신청에 실패한 자영업자들의 볼멘소리는 여전하다.

마포구에서 한식당을 하는 김모씨는 "타이머를 맞춰 놓고 9시 땡, 하자마자 눌렀는데 앞에 8000명이 대기 중이고 뒤에는 5만3500명이 있다고 뜨더라"며 "고정금리라고는 하지만 어쨌든 대출을 받는 건데 마치 콘서트 티켓을 예매하는 것처럼 선착순으로 한다는 게 말이 되나"고 지적했다.

경북에서 소매점을 하는 이모씨는 "진짜로 대출이 꼭 필요했다. 당장 메꿀 돈이 대부업체로 가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며 "폐업도 돈이 없어서 못 할 지경이라 너무 막막하다"고 했다.

서울 중구 명동거리의 한 상가에 임대 현수막이 걸려 있다. ⓒ News1 민경석 기자

익명을 요구한 한 자영업자는 "현금서비스를 받고 카드론까지 써가면서 신용도를 낮추려고 별짓을 다 했는데 결국에는 신용도만 너덜너덜해졌다"며 "모은 돈에 대출까지 껴서 장사를 시작했는데 코로나로 최악의 2년을 보내고 나니 벌어도 빚만 갚느라 수익이 없다"고 토로했다.

자영업자 커뮤니티에도 불만이 쏟아졌다. 한 자영업자((love****)는 "직대 실패 후 대부업에 문의를 넣었고 지금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라며 "(이자가) 20%나 되는 고금리지만 어쩌겠냐. 이거라도 받아야 산다"고 했다.

이외에도 "잠도 설치고 한 시간 전부터 준비했는데 신청에 실패했다. 오늘이 3개월에 한 번씩 코로나 대출금을 상환하는 날인데 한숨만 나온다"(hyos***), "2차 때 신청했다가 부결이 나와서 지인들에 빚을 져가며 희망플러스대출도 상환하고 다시 신청을 했는데 실패했다. 죽고 싶은 심정"(nok***)는 호소가 쏟아졌다.

업계에서는 최근 소상공인들의 어려운 상황을 고려해 직접대출 확대와 가산금리 조정 등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소상공인 10명 중 4명은 지난해 적자를 냈으며, 대출 받은 소상공인의 97%가 부채를 해소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을 받은 소상공인 중 97.4%는 여전히 부채를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소상공인 3명 중 1명(27.6%)은 '5000만~1억원'가량의 대출금이 남아있다고 답했다. '3000만~5000만원'(22.5%), '3000만원 미만'(15.8%)이 그 뒤를 이었다.

소상공인 2명 1명(47.8%)은 가장 필요한 금융 정책으로 '소상공인 대상 정책자금 대출 시행'을 꼽았다. 그 뒤를 '대환대출 대상을 개인 대출로 확대'(15.2%) '기대출 상환유예 및 만기연장'(14.4%)이 따랐다.

차남수 소상공인연합회 정책홍보본부장은 "경기침체 및 고금리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으로 대출로 버티는 소상공인이 많은 만큼 직접대출 확대와 금융권 가산금리 조정 등 종합적인 금융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minj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