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시험대 오른 '제지 3세' 실적희비…무림 '웃고' 깨끗한나라 '울고'

'무림그룹 3세' 이도균 무림 사장, 고환율·단가인상에 반등
깨끗한나라 최현수 사장, 주력사업 업황 악화에 2년 연속 급락

이도균 대표이사 사장 (무림그룹 제공)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제지업계서 나란히 '3세 경영' 시험대에 오른 이도균 무림그룹 사장과 최현수 깨끗한나라(004540) 사장의 희비가 엇갈렸다.

무림 계열사들은 지난해 고환율과 해운운임 안정화, 산업용지 수출호조가 맞물리며 깜짝 실적을 거뒀다.

반면 깨끗한나라는 원자재 가격상승과 생활용품사업 부문 경쟁 심화에 영업이익이 2년 연속 급감했다.

◇무림, 고환율·운임하락·가격인상 '3박자'에 실적 반등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무림페이퍼(009200)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1조3991억원과 963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32.6%와 223.1% 증가했다. 무림피앤피(009580)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도 7841억원과 683억원으로 각각 26%와 132% 늘었다.

무림그룹은 국내 제지업체로는 유일하게 종이 원자재인 펄프를 생산·판매하는 무림P&P를 계열사로 두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펄프 가격 상승에 따른 원자재 판가 인상 덕도 봤다.

글로벌 펄프 가격은 지난해 초부터 중순까지 급등해 현재까지 고점을 유지하고 있다. 국제펄프(미국 남부산혼합활엽수펄프:SBHK) 가격은 지난해말 톤당 1000달러를 돌파했다. 지난해 1월 톤당 675달러에서 52% 이상 뛴 것이다. 올해 1월 가격은 970달러로 여전히 높다.

글로벌 해운 운임 안정화도 실적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글로벌 해운 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해 1월 당시 오미크론 변이 확산 여파에 사상 최고치(5109.6포인트)를 찍었지만 이후 지속 하락해 1년여 만인 현재 906.55포인트까지 하락했다. 해운운임 지표가 전년대비 88% 하락한 수준이다.

주력계열사의 깜짝실적에 무림 이도균 사장은 한시름 놓게 됐다. 이 사장 취임 이후 코로나19 팬데믹과 물류대란 여파로 주력 계열사 실적이 크게 악화했기 때문이다. 무림페이퍼는 2021년 별도기준으로 184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전환까지 했다.

경영 시험대라는 측면서 지난해 실적반등은 이 사장의 경영 능력을 재평가하는 단초가 될 전망이다.

1978년생인 이 사장은 고(故) 이무일 창업주 장손이자 이동욱 회장의 장남이다. 2007년 무림페이퍼 영업본부로 입사해 제지사업 본부와 전략기획실 등에서 14년간 경영 수업을 받았다. 2020년부터 무림SP·무림페이퍼·무림P&P 등의 대표이사를 맡아 올해로 경영 4년차다.

◇깨끗한나라, 원자잿값 상승·생활용품 경쟁 심화에 악화 지속

최현수 깨끗한나라 대표이사 사장ⓒ News1

깨끗한나라의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37억5400만원으로 전년(130억4500만원) 대비 71.2% 감소했다. 2021년 영업이익도 전년대비 75% 줄어든 것으로 2년 연속 실적이 급락했다.

지난해 연결 매출액은 6064억5400만원으로 전년(5787억4400만원)보다 4.8% 늘었다. 당기순손실은 43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계속되는 실적 부진에 최현수 대표이사 사장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1979년생인 최 사장은 최병민 깨끗한나라 회장의 장녀이자 최화식 대한펄프공업 창업주의 손녀다. 2006년 깨끗한나라 마케팅부에 입사했다. 경영기획실장, 생활용품사업부장 등을 거쳐 2020년 3월 사장으로 승진했다.

깨끗한나라 측은 지난해 실적 변동에 요인은 '글로벌 원자재 가격 상승과 해운운임 상승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깨끗한나라 실적부진 요인으로 △글로벌 펄프가격 상승 △백판지 업종 공급과잉·경쟁심화 △생활용품사업 경쟁심화 등을 꼽았다. 백판지는 깨끗한나라 제지사업 부문의 주력제품이다.

깨끗한나라는 PS(Paper Solution) 사업부문(매출 비중 58.8%)과 HL(Home&Life) 사업부문(41.2%)을 영위하고 있다. 제지사업은 산업용 포장재인 백판지를, 생활용품 사업은 △두루마리 화장지 △위생용 화장지 △기저귀 △생리대 △물티슈 △마스크 △손소독제 등을 생산·판매한다.

글로벌 펄프가격 상승에 맞춰 제품단가를 조정해야 실적악화를 방어할 수 있는데 기저귀·생리대·물티슈 등은 시장 가격조정이 쉽지 않아 부담을 안았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일각에선 최병민 회장이 최 사장에게 일단 회사 경영을 맡겼지만 최종적으로 경영권은 막내아들이자 장남인 최정규(1991년생) 사내이사에게 물려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최 이사는 경영승계를 좌우하는 지분에서도 우위를 점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말 기준 최 이사의 지분은 16.12%(600만2594주)로 최현수(7.70%)·최윤수(7.70%) 대표보다 각각 두 배 많다.

ideae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