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노동유연화 확대 개편…근로시간 관리의무 첫단추부터

중소기업·소상공인·자영업자 단체 연합 회원들이 시간 추가연장근로 일몰제 폐지를 촉구하는 모습 2022.12.8/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중소기업·소상공인·자영업자 단체 연합 회원들이 시간 추가연장근로 일몰제 폐지를 촉구하는 모습 2022.12.8/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현실적으로 영세 중소기업들이 주 52시간제를 그대로 준수하기 힘들다. 법인 쪼개기나 근로자 맞교환 등 편법·탈법으로 법을 회피하는 일부 사업주가 존재하는 점도 부정하기 힘든 현실이다.

사업주들은 법이 현장을 모른다고 말한다. 학계서도 영세기업을 위한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꾸준히 지적해왔다. 최근 윤석열 정부가 근로시간 유연화 추진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신업2부 김민석 기자

다만 근무시간 관리 기준을 주 단위를 넘어 월·분기·반기·연 단위로 유연화하는 확대 개편이 주 52시간제라는 틀을 깨지 않게 하려면 안전장치가 필요하다.

근로자의 장시간 근로 부담을 줄이기 위해 연장근로시간 총량은 연장 단위에 비례해 줄인다고 하지만, 기업과 근로자 자율에 맡겨선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안전장치 첫 단추는 출·퇴근시간 등 근로시간 기록·관리·보관 법·규정 확립이다.

독일·프랑스·영국·일본 등 선진국들은 법으로 사용자에 근로시간 기록·관리·보관 의무를 엄격하게 부여하고 있지만 우리나라 현행법은 관련 규정 자체가 없다.

대기업과 IT 기업들이 시행 중인 선택적 근로시간제 역시 자율에 맡기고 있다. 취업규칙 등 사규에 적는 식이다.

정부는 선택적 시간근로제의 정산기간에 대해 1~3개월을 권고하지만, 기업들은 제도 미비 탓에 기간을 늘리기 어렵다고 토로한다. 대부분 2주 단위에 머무르는 실정이다.

주 52시간제 틀을 깨지 않으면서 근로시간 관리 단위를 확대하려면 사업주가 법을 지키지 않을 경우를 대비한 강제 조항도 필요하다.

영세 중소기업에 대한 전자장비(지문인식기·출퇴근 관리 프로그램 등) 지원도 뒷받침해야 한다. 대·중견기업은 자체적으로 근로시간 관리 시스템을 갖출 수 있을지 모르지만 전국 63만여개 중소기업은 자금적 여력이 없다.

영세 기업일수록 근로시간 책정을 자율에 맡겨온 관행을 단번에 바꾸긴 어려울 것이다. 법·제도 확립을 기반으로 기업과 근로자가 상생할 수 있는 적정선을 찾아가야 할 때다.

ideae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