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비 너무 비싸"vs"배달단가 거지됐어"…딜레마 빠진 배달앱
[배달앱 딜레마①]단건 배달, 출혈경쟁 서막
소비자·라이더·점주·배달앱 모두 웃지 못한다
- 김민석 기자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1. A씨는 중국 음식이 끌려 배달앱으로 주문하려다 매우 놀랐다. 짬뽕 한 그릇이 9000원인데 배달비가 5000원에 달했기 때문이다. A씨는 주문을 포기하고 인근 중국집을 찾았다.
#2. 배달 라이더 B씨는 대리운전이나 택배로 전직을 준비하고 있다. 평일 저녁 피크 시간에도 '콜사'(Call+死·주문 없음 상태)가 뜨며 수입이 급감해서다. 결정적으로 평일 저녁 건당 6000원이던 배달 단가마저 4000원~4500원으로 깎이면서 배달일을 그만둬야겠다는 결심을 굳혔다.
소비자와 라이더(배달종사자), 점주에 배달앱 플랫폼사까지 4개 주체가 참여하는 배달플랫폼 시장이 딜레마에 빠졌다.
◇싱싱한 회 집에서 즐기며 모두 행복했는데
10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에 따른 '집콕특수'를 누리며 폭발적으로 성장한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는 소비자와 점주, 심지어 라이더까지 반발하는 배달비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업계는 배달비 문제를 부른 주요 이유로 '단건 배달'을 꼽는다. 배달앱 시장 후발주자인 쿠팡이츠는 2019년 5월 '치타배달'이라는 이름으로 단건 배달을 도입해 파장을 일으켰고 '메기 효과'를 내며 시장에 안착했다. 점유율 잠식을 지켜보던 배민은 결국 2년 만인 2021년 6월 단건 배달 서비스인 '배민1'을 도입했다.
양사의 출혈경쟁이 본격화한 것은 이때부터다.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단건 배달 서비스 지역을 넓히고 주문 가능 시간대를 새벽까지 확대하고 악천후 배달을 강행하기 시작했다.
한 집만 즉시 배달하는 단건 배달은 묶음 배달과 비교해 속도가 빨라 새로운 소비자 경험을 선사했다. 문제는 플랫폼 업체는 단건 배달을 운영하려면 충분한 라이더를 확보해야 하는데 라이더 입장에선 같은 시간 배달 건수가 줄어 수익이 감소한다는 데 있다.
결국 플랫폼사가 단건 배달 라이더를 충분히 확보하기 위해선 더 높은 배달단가로 유인해야 하는 구조다.
양사는 집콕 특수를 맞아 라이더를 선점하기 위해 피크타임엔 건당 최대 2만원에 달하는 프로모션을 지급하길 주저하지 않았다.
라이더들은 밀물처럼 밀려 들어왔고 한동안 편의를 누리게 된 소비자, 장사가 번창하는 점주, 짭짤한 수입을 벌게 된 라이더 모두 행복했다.
쿠팡이츠와 배민은 좋은 상황을 유지하기 위해 올해초까지 단건 배달시 '중개수수료 1000원+배달비 5000원' 프로모션을 각각 26개월과 10개월 운영했다.
◇"단건 배달 배달비 6000원 넘어야 손익분기점"
단건 배달은 묶음배달 대비 일종의 프미리엄 서비스로 상대적으로 더 비싸야 정상이지만 쿠팡이츠와 배민은 서비스 연착륙을 위해 수수료 일괄 정책을 유지했다. 단건 배달 수수료는 음식값의 15%, 배달비는 6000원 이상이어야 이익을 낼 수 있는데 수수료 프로모션을 통해 업체 스스로 차액(손실)을 부담해왔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양사는 주문이 몰릴수록 적자 폭이 커지는 기형적인 비용 구조를 유지했다. 점유율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한 측면이 크지만 표면적 이유는 코로나19에 타격을 입은 점주들을 지원한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쌓이는 적자를 계속 감당할 수는 없었다. 쿠팡이츠와 배민은 결국 올해 2월과 3월 단건 배달 수수료 프로모션을 종료했다. 기본형 기준으로 중개수수료 9.8%(쿠팡이츠)와 6.8%(배민)에 배달비 6000원을 적용하는 새로운 요금제를 도입했다.
플랫폼사가 새 비용 구조를 도입하자 배달비 부담은 점주와 소비자에게 넘어갔다. 라이더들 수입도 오히려 줄었다. 점주들은 단건 배달 수수료 부담이 과도하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갓 잡은 듯한 회와 갓 튀긴 바삭한 치킨에 익숙해져 식고 눅눅해진 배달음식을 용납할 수 없게 됐지만, 그 대가로 6000원 이상의 배달비를 지불해야한다는 것도 용납하지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라이더들이 건당 단가가 낮다는 이유로 배달을 거절하는 경우가 늘면서 점주들이 배달비를 직접 부담하거나 메뉴 가격을 높여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추세"라며 "배달앱사들은 배달비가 비싸다고 호소하는 소비자와 단가를 올려달라는 라이더 사이에서 적정선을 찾기 위해 여러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ideae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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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단건 배달 도입땐 모두가 만족했다. 소비자들은 빠르게 음식을 접할 수 있었고, 점주와 라이더는 밀려드는 주문에 행복한 비명을 찔렀다. 배달앱은 몸집 불리기에 나서며 출혈 경쟁을 이끌었다. 하지만 집콕특수가 끝나면서 단건 배달은 '독이 든 성배'가 됐다. 늘어나는 적자에 포장 주문 수수료를 두고 '눈치싸움'까지 벌인다. 배달앱 업체, 점주, 라이더에 소비자까지 4개 주체가 참여하는 시장서 승자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