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억울함 풀어드립니다"…무료 법률대리 재단 '경청' 출범

장태관 이사장 "20년 사업하며 '中企 전용 무료 법률 단체' 절감"
"기술탈취·IP침해 권리 구제 집중…종합 법률 서비스 제공할 것"

장태관 비영리 재단법인 경청 이사장(재단법인 경청 제공)ⓒ 뉴스1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인권·노동 문제를 대변하는 법률단체는 많지만, 중소기업을 위한 무료 법률 서비스는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소송에서는 중소기업도 약자입니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피해 구제를 위한 법률 대리를 전담으로 수행하는 국내 최초 비영리 재단법인 '경청'이 18일 본격 출범했다.

장태관 경청 이사장은 <뉴스1>에 "기술탈취와 지식재산권(IP) 침해, 아이디어 도용 등 중소기업이 가장 힘겨워하는 법률 소송을 자문부터 변론까지 함께 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하도급법과 공정거래법까지 중소기업 전용 종합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中企도 소송에선 약자…기술탈취·IP침해 구제할 것"

경청은 지난 10월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재단설립 승인을 받아 이날 공식 출범했다. 재단 운영자금은 설립자이자 장 이사장의 부인인 손태복 부천대학교 교수가 출연한 100억원으로 마련했다.

쌍용건설 해외사업부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장 이사장은 '제1차 벤처 붐' 바람이 불었던 1999년 회사를 나와 2000년 모바일 솔루션 기업 '㈜아이엠커넥션'을 창립했다. 이후 대기업과 거래선을 트고 게임·콘텐츠·사회관계망서비스(SNS) 개발에 주력했지만 각종 기술탈취와 IP침해를 당하고도 마땅히 하소연할 길이 없었다고 털어놨다.

장 이사장은 "부인과 지난 20년 동안 중소기업을 운영하면서 중소기업의 권리 침해를 구제하는 법률 서비스가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했다"며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억울함을 풀어주고 합리적인 이익을 보장하기 위해 사재를 털었다"고 재단 설립 배경을 설명했다.

경청은 우선 2025년까지 자본금 100억원을 활용해 100% 무료 법률 대리 공익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중소기업 변론 경험이 풍부한 박희경 전 법무법인 로고스 변호사와 이민주 전 애경그룹 사내변호사를 영입했다.

장 이사장은 "박 변호사는 과거 한국환경공단과 법무부에서 중소기업 법률지원사업을 담당한 경력이 있다"며 "이 변호사도 한국인터넷진흥원과 애경산업에서 지식재산권 소송을 전문으로 맡았던 실력자"라고 소개했다.

경청은 먼저 두 변호사의 전문성을 살려 중소기업의 최대 골칫거리인 기술탈취·지식재산권 침해·아이디어 도용 법률 소송을 중점적으로 대리할 예정이다. 장기적으로는 하도급법, 공정거래법 등 중소기업 법률 소송 전반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장 이사장은 "2025년까지 현재 마련된 자본금으로 비영리 법률 대리를 수행할 생각"이라며 "이후 추가 출연금을 확보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위한 종합 법률 서비스 재단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청사진을 그렸다.

비영리 재단법인 '경청' 설립자인 손태복 부천대학교 교수(왼쪽에서 6번째)와 장태관 이사장(오른쪽에서 2번째)이 18일 서울 강서구 사무실에서 재단 구성원들과 함께 출범식을 열고 있다.(중소기업중앙회 제공)ⓒ 뉴스1

◇행정기관 공조·언론 홍보도 지원…"통합 창구 되겠다"

법률 대리 외에도 행정기관 공조, 세무 상담, 대형 로펌 연계, 언론 대응 등 다각적인 중소기업 피해구제 솔루션이 펼쳐진다.

장 이사장은 "경청은 크게 운영센터·지원센터·법률지원단 3가지 조직으로 구성을 갖췄다"며 "국내외 대형 로펌은 물론 홍보대행사와 자문용역계약을 맺고 법률 자문과 언론 홍보를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예컨대 법률 자문을 요청한 중소기업이 정당한 권리를 침해당했다고 판단되면 법률 상담부터 자문, 대응, 변론 등 일련의 법률 서비스와 관련 행정기관 공조, 언론 홍보가 한꺼번에 지원되는 방식이다. 필요할 경우 대형 로펌 변호사 연계도 경청이 담당한다.

장 이사장은 "중소기업을 위한 행정기관의 다양한 지원 정책이 있지만 정작 중소기업이 이를 모르거나, 알더라도 효과적으로 정책을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경청이 법률 대리와 정책 지원의 '통합 창구'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업 간 소송에서 중소기업도 약자일 수밖에 없다"며 "일체의 비용 부담 없이 권리 침탈 대응 및 권리 회복을 위해 의뢰인과 끝까지 함께 하겠다"고 각오를 다짐했다.

dongchoi8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