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이케아 채용설명회 가보니…"파트타임도 정규직인 것에 매력"

"동일노동 동일임금, 워라벨까지 누릴 수 있는 직장"
7월 25일 서류 접수 마감…오는 9월부터 순차적 근무

15일 용인시 기흥구청에서 열린 ‘이케아 기흥점 채용설명회’를 찾은 구직자들이 채용에 대한 궁금증을 이케아 직원에게 상담하고 있다.(이케아 코리아 제공)2019.7.15/뉴스1 ⓒ News1 김수경 에디터

(용인=뉴스1) 조현기 기자 = "모두 정규직이라는 점이 매력적이다"

올 연말 오픈을 앞두고 15일 채용설명회가 열린 경기 용인시 기흥구청 앞에는 30도를 웃도는 더위에도 구직자 수천여명이 몰려 문전성시를 이뤘다.

NO 비정규직, NO 연령제한, NO 임금차별이라는 탈(脫)한국 채용조건을 반영하듯 구직자들은 20대 대학생부터 백발이 성성한 노인까지 다양했다. 이케아는 연령에 제한 없이 모든 사원을 정규직으로 채용하고 철저한 동일노동·동일임금 원칙을 고집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연차를 내고 이직 준비를 하러 온 직장인, 경기 불황으로 사업을 접고 취직하려는 자영업자, 대학 졸업 후 취준생인 청년, 사표를 던지고 워라벨(일과 삶의 균형)을 찾으러 온 구직자, 육아로 인한 경력 단절을 극복하기 위해 구직 중인 여성, 비정규직에 지쳐 정규직을 간절히 원하는 구직자 등 다양한 사람들이 채용설명회에 참석했다.

이케아에 따르면 채용설명회 시작인 10시 전부터 250여명이 이미 줄을 서 있었고, 오후 5시까지 7시간 동안 총 2000여명이 넘는 인원들이 다녀갔다. 이케아 관계자는 "이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몰릴 줄 몰랐다"고 전했다.

15일 이케아 기흥점 채용설명회를 찾은 구직자들. 2019.7.15/뉴스1 ⓒ 뉴스1 조현기 기자

◇ "비정규직 없는 이케아…'동일임금 동일노동' 원칙"

이날 오전 10시쯤 기흥구청에 도착한 안모씨(46·여)는 "지금 다니는 회사는 계약직과 정규직 차별이 굉장히 심하다. 특히 육아 휴직 후 돌아오니 회사에서 정규직에서 계약직으로 고용했다"며 "이케아에서 정규직으로 열심히 일하면서 떳떳하게 일한 것만큼 받고 싶습니다"고 포부를 밝혔다.

경기도 화성시 동탄에 거주 중인 이민정씨(42·여)도 "현재 비정규직으로 일하고 있다"며 "이케아에서 모집하는 모든 직군이 정규직인 것이 가장 매력적"이라고 답했다.

이케아 코리아는 연령·성별에 제한을 두지 않고 사실상 전 직원을 '동일노동 동일임금' 형태로 정규직 고용을 하고 있다. 동일노동 동일임금은 같은 가치를 지닌 노동에 대해서는 성별·연령·신분 등을 차별하지 않고 임금을 줘야 한다는 뜻이다.

성동제 이케아 기흥점 인사 담당 매니저는 "매장 오픈 6개월 동안 임시적으로 필요한 일부 자리만 비정규직이고, 6개월 이후에는 모든 자리가 정규직"이라며 "근로시간이 다르다고 해서 전혀 차별이 없다. 사실상 '동일임금 동일노동'으로 봐도 된다"고 강조했다.

실제 이케아는 파트타임과 풀타임 직원 모두에게 △입사 때부터 연차 20일 △출산휴가 180일 △남자 직원 배우자 출산휴가 30일 △난임시술로 인한 휴가·치료 기간 동안 50% 유급 제공 △직장 내 어린이집(오전7시30분~오후10시 30분) 등을 비롯한 모든 복지 혜택을 동등하게 제공하고 있다.

15일 용인시 기흥구청에서 열린 ‘이케아 기흥점 채용설명회’가 현장을 찾은 구직자들로 성황을 이루고 있다. (이케아 코리아 제공)2019.7.15/뉴스1 ⓒ News1 김수경 에디터

◇ "이케아를 통해 워라밸 추구하고 싶어…돈도 중요하지만 삶도 중요"

이날 참석자들 중에는 일과 개인의 삶을 균형있게 추구하는 이른바 '워라벨'를 충족하기 위해 이케아 지원을 희망하는 사람도 많았다.

2달 전 제약회사를 다니다 그만 둔 유재원씨(34)는 "이전 회사는 이케아보다 훨씬 더 급여가 높지만, 2년 동안 2·3교대고 휴일도 1주일에 하루뿐이다"며 "제가 직업을 생각할 때 가장 추구하는 가치는 '워라밸'"이라고 말했다.

이어 "원래 가구인테리어에도 관심이 많고 앞으로 직장은 '내가 행복하게 일하고 싶은 곳'으로 다니고 싶다"며 "기흥점에서 물류나 CS쪽에서 근무한다면 이전 경력을 살릴 수 있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방학을 맞이해 초등학교 4학년 자녀와 함께 손 잡고 온 김윤경씨(37·여)는 "육아와 일을 같이 병행할 수 있는 직장이 어디있을까 고민하다가 지원하게 됐다"며 "국내 기업들이 정규직이면서 시간이 탄력적인 곳이 많지 않다. 그런데 여긴 시간이 탄력적이고 동시에 정규직이라는 부분에 큰 매력을 느낀다"고 전했다.

이케아는 현재 워라밸을 추구할 수 있게 근무 시간대별 다양한 근로 형태를 제공하고 있다. 이케아 기흥점 역시 이번 채용에서 '풀타임 정규직'과 주 당 △16시간 △20시간 △25시간 △28시간 △32시간 등 5가지 근무시간 선택이 가능한 '시간제 정규직'을 채용할 계획이다.

안예 하임 이케아 기흥점장이 15일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청에서 열린 이케아 기흥점 채용설명회장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9.7.15/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 "소탈하고 진솔한 인재 원해…'수납 솔루션'을 낼 수 있는 기흥점 만들 것"

이날 채용 설명회장에서 이케아 기흥점 경영진은 <뉴스1>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케아의 인재상과 기흥점의 전략 방향에 대해 안내했다.

이케아 기흥점의 채용과 인사를 총괄하는 성동제 매니저는 '다양성' '홈퍼니싱' '소탈·진솔' 등 3가지 키워드로 기흥점의 인재상을 설명했다.

성 매니저는 "모든 사람들이 각자 재능을 갖고 있고, 그 재능이 뭉칠 때 이케아 인재들이 구성된다고 생각한다"며 "이케아는 기본적으로 '다양성'을 추구한다"고 답했다.

이어 "우리는 이제 단순한 가구 회사를 넘어 집과 관련된 모든 것을 고민하는 '홈퍼니싱 리더'로 거듭나길 원한다 "며 "다양성과 함께 홈퍼니싱에 고민과 열정을 보여줄 수 있는 인재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그는 "지원자들이 소탈과 진솔이란 단어를 꼭 기억해주길 바란다"며 "이력서부터 최종면접까지 모든 채용과정에서 이 모습을 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안예 하임(Anje Heim) 기흥점장은 새로 오픈할 기흥점이 추구하는 방향에 대해 언급했다.

하임 점장은 "이케아는 오픈 전 항상 지역의 가정을 직접 방문해 리서치를 하고, 지역 소비자들이 어떤 제품을 원하는 지 직접 조사한다"며 "경기도 용인·기흥 일대는 아이와 함께 사는 집이 많아 '수납 솔류션'에 대한 니즈가 강해 기흥점은 그 부분에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케아 기흥점은 국내 세 번째 이케아 매장으로 기흥점은 주차장을 포함해 연 면적 9만1000㎡(지하 2층·지상 3층) 규모로 올 연말에 오픈을 앞두고 있다.

입사 지원서는 이케아 코리아 웹사이트를 통해 이달 25일까지 접수 가능하다. 서류 심사 및 면접을 통해 선발된 최종 합격자는 오는 9월부터 순차적으로 근무를 시작한다.

choh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