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카드에 달력, 포토카드까지"…연말에 모처럼 웃는 제지업계
다이어리, 신년 달력 등으로 인해 '종이가 필요한 시즌'
수요 늘었으나 제한적 회복 기대
- 이재상 기자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올해 전반적으로 부진을 겪어온 제지업계가 연말연초 성수기를 맞아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 다이어리와 신년 달력 등 연말 시즌 제품을 중심으로 종이 수요가 늘어나면서 업계도 모처럼 숨통이 트이는 분위기다.
16일 제지업계에 따르면 연말연초는 1년 중 전통적인 성수기로 꼽힌다.
기업과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다이어리와 달력 제작 수요가 몰리며 인쇄·출판 용지를 비롯한 종이 수요가 증가하는 시기다. 올해 역시 연말을 앞두고 판촉·기념품용 주문이 소폭 증가하는 흐름을 보인다.
한솔제지 관계자는 "예전에 경기가 좋았을 때만큼은 아니지만, 연말연초는 그래도 종이에 대한 수요가 생기는 시즌"이라며 "4분기는 내년 캘린더와 다이어리, 교과서 물량이 반영되는 전통적인 성수기"라고 설명했다.
다만 예년과 비교하면 성수기 분위기는 다소 차분하다. 경기 둔화와 기업들의 비용 절감 기조가 이어지면서 다이어리와 달력 주문 물량이 큰 폭으로 늘지는 않았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설명이다. 제작 수량을 줄이거나 디자인과 사양을 간소화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한 제지업계 관계자는 "종이가 필요한 시즌이라는 점은 분명 긍정적이지만, 이를 계기로 업황이 본격적으로 개선된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당분간은 제한적인 회복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제지업계는 원자재 가격 부담과 전반적인 수요 위축이 겹치며 쉽지 않은 한 해를 보냈다. 특히 인쇄·출판 용지를 중심으로 회복이 더뎠고, 일부 업체들은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가동률을 조정하는 등 긴축 경영에 나서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포토 카드와 사진 인화 문화 확산으로 특수지 수요가 일부 발생하고 있는 점도 눈에 띈다. '인생네컷' 등 즉석 사진 서비스에 사용되는 포토 인화지용 종이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해당 수요가 내수보다는 수출 물량 비중이 높고, 전체 제지 수요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제한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제지업계 관계자는 "포토 카드용 특수지는 단가가 높은 편이지만, 내수보다는 수출이 주력"이라면서 "전체 물량이 크게 늘지 않는 한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최근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호텔과 유통업계, 각종 행사 운영사를 중심으로 이벤트용·기념품용 주문도 일부 늘고 있다. 연말 시즌을 맞아 소량 다품종 주문이 이어지며 관련 용지 수요가 보조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평가다.
업계는 연말연초 성수기를 업황 반등의 신호라기보다는 단기적인 회복 국면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 이후 도서 판매가 일시적으로 증가했지만, 이 역시 일회성 수요에 그쳐 드라마틱한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는 분석이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종이가 다시 필요해지는 시기라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지만, 이를 계기로 시장 환경이 근본적으로 바뀐다고 기대하긴 어렵다"면서 "제지업계 전반의 회복에는 여전히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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