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투자의 3배"…가구업계, 불황 속 광고비는 '펑펑'
리바트, 2분기 광고비 112%↑…R&D '제자리' 영업익은 '후퇴'
증권가 "기업 체력에 도움 안 돼…하반기 반등 미지수"
- 장시온 기자
(서울=뉴스1) 장시온 기자 = 불황에 시달리는 가구업계가 광고비 지출을 늘리고 있다. R&D 투자의 3배를 광고비로 쓴 곳도 있다. 증권가에서는 "2분기 영업이익 감소의 주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가구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 2위인 현대리바트(079430)는 2분기 광고선전비로 42억 원을 썼다. 전년동기보다 112% 늘어난 수치다. 상반기 기준으로는 64억 원으로 74% 늘었다. 같은 기간 연구개발비는 23억 원으로 광고비의 3분의 1이었다.
매출 1위 한샘(009240)도 비슷하다. 2분기 광고선전비로 전년동기보다 10억 원가량 많은 79억 원을 썼다. 상반기 연구개발비를 15억 원 감축한 한샘은 광고비 지출은 19% 늘렸다.
광고선전비는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위한 투자지만 수익성에는 부정적이다. 매출 신장 효과를 단기간에 체감하기 힘들고, 당장 나가는 비용은 늘기 때문이다.
가구업계는 건설경기 침체와 소비심리 위축으로 실적이 뒷걸음질 치고 있다. 한샘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보다 68% 급감했고, 현대리바트도 38% 줄었다.
광고비도 영향을 미쳤다. 현대리바트 관계자는 "판관비 등 각종 비용이 2분기에 일시적으로 증가하며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했고, 한샘 관계자도 "투자 확대 영향"이라고 했다.
증권가 시각도 비슷하다. 김기룡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현대리바트와 관련 "2분기는 가구업계 성수기지만 TV광고 등 마케팅 비용이 늘며 영업이익 감소 원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했다. 신동현 현대차증권 연구원도 한샘 영업이익률 하락을 두고 "광고비 역시 판관비 증가에 기여했다"고 했다.
"길게 봐야 한다"는 업계 분석도 있다. 최소 내년까지는 B2B(기업 간 거래) 시장이 살아날 기미가 없고, B2C(소비자 대상 거래) 시장에서 승부를 보려면 마케팅을 강화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가구업계 관계자는 "경기 침체, 소비 위축 등 외부 환경이 전부 부정적인 상황이다보니 당장의 실적 반등보다는 추후 업황이 개선됐을 때를 노리고 마케팅에 힘을 쏟는 것"이라고 했다.
지난 2분기 양사는 이같은 B2C 집중 전략에도 불구하고 이 부문 매출 감소를 피하지 못했다. 한샘은 2.8%, 현대리바트(B2C가구)는 2%가량의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감소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분기 가구판매액은 6% 줄었다.
김세련 LS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매출 성장 동력이 둔화하면서 체력 자체가 낮아진 데 더해, 당장 매출 신장 효과를 확인하기 힘든 마케팅비 집행으로 이익 체력이 종전보다 더욱 악화한 상황으로 보인다"고 했다.
zionwk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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