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 3시간 만에 이런 섬이"…'바다에 핀 연꽃' 통영 연화도 가보니

연화사·보덕암 지나 출렁다리·용머리까지…보도교 건너 우도
해초비빔밥 '뜻밖의 반전'…통영 시내선 연화도 고등어회에 대기줄

연화도 상징적인 명소인 용머리. 용이 바다를 향해 헤엄치는 모습을 닮았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이다.ⓒ 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통영=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 욕지도, 소매물도, 매물도, 비진도, 사량도, 한산도….

통영 앞바다에는 이름만 들어도 한 번쯤 가보고 싶은 섬이 줄줄이 떠 있다. 어느 곳을 고를지 고민하는 것부터 통영 섬 여행의 시작이다.

그중 기자가 찾은 곳은 연화도였다. '바다에 핀 연꽃'이라는 이름이 단번에 눈길을 사로잡았다.

가는 길도 생각보다 길지 않다. 올해 지역항공사 섬에어가 '김포~사천' 노선에 합류하면서 하늘길이 넓어졌다. 김포공항에서 사천공항까지 비행기로 1시간 15분, 공항에서 통영항까지 차로 40분가량 이동한다. 이어 여객선을 타고 30~40분을 달리면 연화도 선착장에 도착한다. 서울에서 출발해 3시간 남짓이면 통영 앞바다의 섬에 닿는 셈이다.

통영 연화도 위치ⓒ 뉴스1 양혜림 디자이너
연화도 전경.(경남도 제공)
배에서부터 보이는 '연꽃'…사찰 지나 용머리까지

연화도라는 이름에는 두 가지 이야기가 전해진다. 북쪽 바다에서 섬을 바라보면 겹겹이 이어진 능선이 봉오리진 연꽃처럼 보인다는 설과 연화도사의 이름에서 비롯됐다는 설이다.

전설에 따르면 연화도사는 연산군의 억불정책을 피해 이곳으로 들어와 연화봉 아래 토굴을 짓고 수행했다. 이후 사명대사도 같은 토굴터에서 수도했다고 전해진다. 연화도사가 수행했다는 토굴터와 사명대사가 마셨다는 감로수도 섬에 남아 있다.

연화도 여행의 시작점은 연화사다. 연화사는 1998년 8월 조계종 총무원장을 지낸 고산 스님이 사명대사가 머물며 수도했다는 산자락에 창건했다.

통영에서 연화도로 향하는 바닷길ⓒ 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사명대사가 머물며 수도했다고 알려진 연화사ⓒ 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바다를 바라보는 아미타대불ⓒ 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연화사에서 보덕암으로 향하면 바다가 점점 가까워진다. 가파른 경사면에 지은 보덕암은 해안 풍광이 일품이다. 바다에서 보면 5층 건물처럼 보이지만, 섬 안에서 보면 가장 위층의 법당이 단층 건물처럼 보인다.

보덕암에서 내려오는 길에는 바다를 바라보는 아미타대불도 만난다. 이어지는 출렁다리는 연화도 여행에서 빼놓기 어렵다. 다리 아래로 바다가 내려다보여 제법 아찔한데, 다리를 건너면 용머리 전망대로 이어진다.

용머리는 용이 바다를 향해 헤엄치는 모습을 닮았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바다를 향해 길게 뻗은 능선과 기암괴석, 주변 섬들이 한꺼번에 시야에 들어온다. 전망대 인근에는 그네와 벤치도 있어 잠시 앉아 용머리를 바라보기 좋다.

연화사·보덕암·출렁다리·용머리를 잇는 주요 코스를 둘러보는 데는 약 2시간 30분 정도가 걸린다.

연화도에서 반하도를 잇는 현수교 ⓒ 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309m 보도교 건너 우도…백패킹 명소로 떠올라

용머리에서 조금 더 가면 우도로 이어지는 보도교가 나온다. 연화도와 반하도를 잇는 230m 현수교, 반하도와 우도를 연결하는 79m 트러스교를 합쳐 총 309m다.

연화도에서 우도까지 트레킹을 즐기려면 보도교를 이용하면 된다. 반대로 백패킹 장비처럼 짐이 많다면 여객선을 타도 된다. 연화도 다음 정박지가 우도 터미널이어서 배로 바로 들어갈 수 있다.

백패커들의 명소로 알려진 몽돌해수욕장ⓒ 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우도는 최근 백패킹 명소로도 떠오르고 있다. 연화도보다 언덕과 숲길이 많지만, 섬 곳곳에 자연 그대로의 풍경이 남아 있어 하룻밤 머물며 섬을 즐기려는 여행객들이 찾는다.

몽돌해수욕장 주변에서는 우도에 얽힌 이름 이야기도 만난다. 우도는 섬의 모양이 소가 누워 있는 모습과 닮았다고 해 '소섬'이라고도 불린다. 주변 섬보다 구멍이 많아 이름 붙은 '구멍섬', 밀물과 썰물 때 섬 사이의 여울목이 목처럼 드러난다는 '목섬'도 볼 수 있다. 몽돌해수욕장에서는 물놀이와 캠핑을 즐기기 좋다.

페리에 내려서 마주한 연화도 풍경ⓒ 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별 기대 없이 들어갔는데…'세상에서 두 번째로 맛있는 집'

연화도에는 식당이 8~9곳 정도 있다. 걷다 눈에 띄어 들어간 곳은 '어촌밥상'이었다.

사실 기대는 크지 않았다. 통영 시내에서 유명하다는 멍게비빔밥집을 먼저 찾았다가 아쉬웠던 터라, 섬 음식에도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해초비빔밥을 한입 먹고 생각이 달라졌다.

가게에는 '세상에서 두 번째로 맛있는 집'이라는 문구가 붙어 있었다. 처음에는 재미로 봤지만, 음식을 먹고 나니 자신감이 이해됐다.

통영 연화도에서 맛본 해초비빔밥 ⓒ 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3대째 연화도에 뿌리를 둔 주인 김재안 사장은 "초고추장이나 고추장 대신 액젓으로만 해초를 무쳐 낸다"며 "자극적인 양념 맛을 빼야 남해안 자연산 해초와 진도 꼬시래기 본연의 고소함과 꼬들꼬들한 식감이 산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먹어보니 자극적인 맛 없이 간이 일정했고, 해초를 씹을 때마다 은은한 젓갈의 감칠맛이 올라왔다. 입소문이 나면서 서울 셰프들이 체인점 사업을 제안하기도 했다는 김 사장은 "지금도 전국에서 찾아오는 여행사 가이드들과 단체 손님들로 손끝이 바쁘다"며 웃었다. 함께 주문한 명품 물회에는 멍게·전복·해삼·뿔소라가 푸짐하게 들어간다.

통영에선 연화도에서 자란 고등어를 싱싱한 회로 즐길 수 있다.ⓒ 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왜 통영 시내에 연화도?"…한 시간 기다려 먹는 고등어회

연화도를 떠나 통영 시내로 돌아오니 또 다른 궁금증이 생겼다. 서호시장 뒤편에 '연화고등어와전갱이'라는 식당이 있었다. 통영에 횟집이 많은데 왜 하필 '연화도'를 내걸었을까.

이곳은 예약받지 않아 기본 한 시간가량 대기해야 한다. 온라인에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맛있는 고등어회", "인생 고등어 횟집" 같은 후기가 이어진다. 기자가 찾은 날에도 오후 9시쯤 고등어와 전갱이가 모두 동났다.

이름의 이유는 연화도에 있었다. 욕지도 외에도 연화도 역시 고등어 양식으로 유명하다. 연화도에는 약 3년 전부터 고등어 양식장이 들어섰으며, 식당을 운영하는 최경섭 사장의 형부가 바로 연화도 양식장을 직접 운영한다.

연화도에서 양식된 고등어는 까나리 사료를 먹여 잡내 없이 기름진 고소함과 은근한 단맛이 깊게 배어 나온다.ⓒ 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최경섭 사장은 "우리 집 고등어 맛의 비결은 연화도 양식장에서 '까나리' 사료를 먹여 키우는 데 있다"며 "까나리를 먹고 자란 고등어라야 잡내 없이 기름진 고소함과 은근한 단맛이 깊게 배어 나온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실제로 맛본 고등어회는 특유의 고소함과 감칠맛이 일품이었다. 고등어 정식은 고등어회에 멍게비빔밥 또는 물회, 매운탕이 함께 나온다. 회를 원 없이 즐기고 싶다면 회를 단품으로 주문하고 구이나 매운탕을 곁들이는 편이 낫다.

seulb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