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도쿄 말고 소도시로…한국인 리피터가 바꾼 日 여행 지도"
타우라 야스노리 JNTO 서울사무소장 취임 후 첫 인터뷰
'일본을 알리는 시대는 끝"…재방문 취향 맞춘 지방관광 활성화
-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서울=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 일본을 찾는 한국인 관광객이 또다시 역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올해 1~7월 방일 한국인은 656만 9800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20.3% 늘었고, 7월에는 89만 4700명으로 월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본 관광당국이 바라보는 한국 시장의 다음 목표는 이미 일본을 여러 차례 찾은 '리피터'(재방문객)를 대도시에서 지방과 소도시로 이끌어 '다음 일본'을 경험하게 만드는 것이다.
지난 26일 오후 서울 중구 일본정부관광국(JNTO) 서울사무소에서 취임 후 첫 언론 인터뷰에 나선 타우라 야스노리 신임 서울사무소장은 "한국은 일본과 가까워 방일 경험이 풍부하고, 일본의 다양한 매력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즐기려는 시장"이라며 "리피터들이 새로운 지역을 찾고 있는 만큼 일본 지방 곳곳의 매력을 소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1984년생인 타우라 소장은 JNTO 방콕사무소와 구미주·중동 담당 등을 거쳐 본부 사업·프로모션 업무를 맡은 뒤 지난 1일 서울사무소장에 취임했다. 부임 전부터 한글을 공부했다고 밝힌 그는 한국 시장을 직접 경험하며 새로운 방일 수요를 발굴하고 있다.
타우라 소장이 주목한 한국 시장의 특징은 높은 방일 경험과 이에 따른 여행 수요의 고도화다.
그는 "한국은 일본과의 거리가 가깝기 때문에 방일 여행 경험이 풍부한 분들이 많다"며 "일본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깊고, 여행지나 체험에서 원하는 바도 매우 구체적"이라고 말했다.
특히 유명 관광지뿐 아니라 지방의 음식·온천·문화·쇼핑 등을 자신의 취향에 맞게 즐기려는 여행자가 많다고 평가했다.
이 과정에서 한국인 여행자 사이에서 확산한 '소도시 여행' 트렌드가 일본 관광업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설명이다.
타우라 소장은 "'소도시'라는 표현은 본래 일본 관광업계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던 단어가 아니었다"며 "한국 여행객들이 일본 소도시를 목적지로 직접 찾는 흐름이 일본 인바운드 업계에도 알려지고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리피터가 계속 늘고 있고 새로운 곳을 방문하고 싶어 하는 의향도 높다"며 "그런 분들에게 일본의 새로운 지역을 소개하고 색다른 매력을 즐길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시장을 향한 JNTO의 마케팅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일본을 처음 방문하는 여행객에게 관광지를 소개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이미 일본을 잘 아는 한국인이 다음에 원하는 여행을 찾아 일본 각지의 매력과 연결하는 전략이다.
타우라 소장은 "이제 한국분들에게 '일본을 알아달라'고 요청하는 프로모션의 시대는 전혀 아니다"라며 "한국분들이 다음에 어떤 일본을 만나고 싶은지, 어떤 매력을 발견하고 싶어 하는지를 포착해 일본 각지의 콘텐츠와 연결하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친구·혼자·가족·부부 등 라이프스테이지별 여행 수요도 반영한다. 그는 "각각의 관심과 니즈에 맞춰 인생의 전환점이나 리프레시(재충전), 새로운 발견의 기회로서 일본 여행이 한국인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고부가가치 여행객 유치도 주요 전략이다. 타우라 소장은 한국 시장에서 특히 고급 료칸이나 프리미엄 숙박시설에 대한 수요가 높다고 평가했다. JNTO는 고부가가치 여행 전문 여행사를 대상으로 일본 현지 팸트립을 진행해 숙박·음식·체험을 직접 경험하게 한 뒤 고품격 여행상품 개발로 연계할 방침이다.
이러한 마케팅의 궁극적인 지향점은 '지방 분산'이다. 일본 정부가 2030년까지 연간 외국인 관광객 6000만 명 유치를 목표로 내건 가운데, JNTO는 도쿄·오사카·후쿠오카 등 인기 대도시를 찾는 한국인 여행객을 새로운 지역으로 확장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타우라 소장은 "인기 도시에서 접근할 수 있는 외곽 지역이나 직항편이 있는 지역은 물론, 아직 직항편이 없는 지역도 접근 방법과 이동 루트, 구체적인 즐기는 방법까지 함께 발신해 실제 여행으로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프로모션 지역으로는 도호쿠와 시코쿠 등을 언급했다. 특히 시코쿠는 오는 9월 지역을 소개하는 프로모션 영상도 제작해 선보일 계획이다. 직항 노선이 없는 지역은 인기 도시에서의 연계 이동 방법까지 함께 알리고, 항공사·여행사와 공동 프로모션을 진행해 실제 방문으로 연결한다는 구상이다.
이 같은 지방 분산은 일본 관광업계의 화두인 오버투어리즘(과잉관광) 해법과도 맞닿아 있다. 타우라 소장은 "관광이 지속 가능하게 발전하기 위해서는 특정 지역에서 발생하는 혼잡이나 매너 문제에 대응해야 한다"며 "다양한 지역의 매력을 소개해 수요를 분산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본이 지난 7월 국제관광여객세(출국세)를 기존 1000엔에서 3000엔으로 3배 인상했지만, 한국인의 방일 수요가 크게 꺾인 모습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7월 한국인 방일객은 89만 47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31.9% 증가해 7월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1~7월 누적 방일객도 656만 9800명으로 20.3% 늘었다.
타우라 소장은 환율이나 유류할증료 등 비용 요인이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한국분들이 단순히 '비용이 저렴해서' 일본을 여행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바쁜 일상 속 귀중한 시간을 내어 반복 방문한다는 것은 그만큼 일본이 반복해서 방문할 가치가 있는 여행지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JNTO 해외사무소의 역할을 "해당 시장을 깊이 이해하고, 현지에서 함께 사업을 추진할 파트너를 늘려가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이어 "한국의 다양한 업계와 일본 지방 관계자들을 연결하고, 함께 새로운 여행을 만들어가는 역할을 서울사무소에서 해나가고 싶다"고 말을 맺었다.
seulb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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