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관광, 서울 밖으로]① "국제선 뜨는데 한국인만 보인다"…지방공항, 외국인은 어디에

청주·대구공항 북적…국제선 늘렸지만 외국인 관광객 저조
양양은 국제선 '뚝'…교통망 마련에도 일부 편의 서비스 빈틈

대구국제공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 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서울=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 청주와 대구 등 지방공항에 국제선이 늘어나면서 외국인 입국객도 증가세다.

하지만 국제선이 늘었다는 것으로 지방공항이 외국인을 지역으로 끌어들이는 '인바운드 관문'이 된 것은 아니다. 항공편을 타고 들어온 외국인이 공항에서 지역으로 이동하고 관광하고 머무르는 길까지 만들어야 한다.

지난 7월 중순, 현장의 모습을 확인하기 위해 청주국제공항을 찾았다.

주차장은 빈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차량이 들어찼고, 출발 로비는 캐리어를 끌고 이동하는 여행객들로 붐볐다. 카페와 편의점은 물론 탑승 수속 카운터 앞에도 긴 줄이 늘어섰다.

전광판에는 도쿄(나리타)·오사카·후쿠오카·나고야·삿포로·오키나와 등 일본행 항공편이 줄줄이 떠 있었다. 상하이·옌지·타이베이·다낭·발리행 등 청주공항에서 운항 중인 국제선만 19개에 달했다.

청주국제공항 국제선 출도착 안내 전광판ⓒ 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국제선 19개, 외국인 114%↑…탑승구는 한국인만

탑승구 주변에 앉아 한참을 지켜봐도 아이 손을 잡은 가족부터 친구들과 함께 여행을 떠나는 20대까지, 출국장을 채운 여행객 대부분은 여름휴가를 떠나는 내국인이었다.

19개 국제선이 운항 중인 가운데 성수기 출국장에서 외국인의 모습은 눈에 띄지 않았다.

현장에서 만난 공항 관계자는 "외국인 관광객도 예전보다 확실히 늘었다"며 "국제선 운항 확대에 따라 일본·중국·대만 등을 중심으로 청주공항을 통한 외국인 입국도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5월까지 청주공항을 통해 입국한 외국인은 5만여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4% 이상 증가했다.

청주국제공항 앞에 자리한 고속버스정류장ⓒ 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버스 승차권 발매기에서는 한국어 외에 영어, 일본어, 중국어를 지원한다.ⓒ 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교통망은 갖췄다…개별여행객 편의엔 '빈틈'

청주공항에서 외국인이 지역으로 이동할 수 있는 교통망도 마련돼 있다.

공항에는 택시와 버스 등 대중교통이 있고, 공주·부여 등 인근 관광권으로 이동하는 C-투어버스도 운행되고 있다.

C-투어버스는 청주공항에서 오송역을 거쳐 공주·부여까지 환승 없이 연결한다. 청주공항에서 부여까지 하루 4회 운행하며, 공항 출발 시간은 오전 8시 10분, 10시, 오후 2시 10분, 4시다. 항공편 도착 시간과 맞지 않을 경우 다음 버스까지 대기시간이 발생할 수 있다.

택시와 일반 버스를 이용한 이동도 가능했다. 공항 내 관광안내데스크에서는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외국어 안내도 가능했다.

렌터카는 달랐다. 공항 내 렌터카 부스에서 외국인 이용 가능 여부를 묻자 외국어 응대가 어렵다는 설명이 돌아왔다. 외국인이 렌터카를 이용하려면 시내에 있는 대기업 계열 렌터카 업체 등을 이용하면 된다는 안내였다.

청주공항에서 차로 1시간가량이면 부여에 닿는다. 부여에는 부소산성·정림사지·왕릉원 등 백제역사유적지가 있고, 군산에는 근대문화유산이 자리한다.

대구국제공항 앞에 택시들이 줄지어 승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14개 국제선 띄운 대구…광역 관광교통도 넓힌다

며칠 뒤 찾은 대구국제공항도 주차장부터 붐볐다. 터미널 안에는 출국 수속을 기다리는 여행객들이 줄을 섰고 탑승구 주변에도 사람들이 몰렸다.

전광판에는 일본·중국·동남아 주요 도시행 국제선이 표시됐다. 대구공항에서 운항하는 국제선은 14개다. 최근에는 괌 노선도 추가됐다.

하지만 이곳에서도 탑승구 앞을 채운 여행객 대부분은 한국인이었다.

같은 기간 대구공항을 통해 입국한 외국인은 4만 6000여 명으로 집계됐다. 청주와 마찬가지로 증가세를 보였다.

대구공항은 대중교통을 통해 대구 시내로 이동할 수 있고 대구시티투어도 운영되고 있다. 다만 주요 출발 거점은 동대구역이다.

대구공항·동대구역 등 교통거점에서 안동·경주·포항 등을 연결하는 광역 수요응답형 교통(DRT)도 추진된다. 다국어 안내와 관광상품 통합예약 등 외국인 편의 기능도 사업에 포함됐다.

휑한 분위기의 양양국제공항ⓒ 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공항은 멀쩡한데 비행기가 없다…양양의 현실

강원도 양양국제공항 분위기는 달랐다.

공항에 들어서자 대합실은 한산했고 터미널 내부도 조용했다. 출입국 시설 등 국제선 운항을 위한 인프라는 갖춰져 있지만 정기 국제선은 끊긴 상태다.

양양공항에 국제선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중국 옌타이를 오가는 노선이 운항되고 있지만 한국인 관광객을 태운 전세기다. 외국인 관광객이 양양공항을 통해 들어오는 인바운드 노선은 사실상 없는 셈이다.

현재 양양공항은 정기 국제선 재개를 준비하고 있다. 중국 상하이 노선의 연내 취항을 목표로 항공사와 협의가 진행 중이다.

양양공항 관계자는 "연내 취항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고, 항공사에서는 11~12월 정도까지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항공사 인센티브 지원과 관광상품 개발, 팸투어 등 지자체 차원의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양양공항과 양양읍내를 연결하는 무료 셔틀버스도 운영되고 있다.

한산한 국내선 도착장ⓒ 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국내선 도착 전광판에는 제주 출발편만이 표시되어 있다.ⓒ 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김진희 문화체육관광부 국제관광과장은 "3000만 명 입국의 관광대국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서울·제주·부산에 집중된 관광 목적지와 체류지를 전역으로 확장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지방 관광지의 인지도를 높이고 국제노선을 확충하는 동시에 지방 여행상품을 확대하고 교통·숙박·안내체계·결제 등 수용태세를 함께 개선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방 국제공항을 중심으로 통합적인 지원 방안을 마련해 글로벌 관광목적지 육성을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seulb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