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戰 이후 한국 국제선 성장 둔화…외항사·동남아 노선 타격

국제선 여객 증가율 4월 13.1%→6월 4.0%…국적사는 성장세 유지
일본·중국·유럽은 견조한 흐름…인천공항 환승객은 30% 안팎 증가

사진은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내선 출국장 모습. 2026.5.7 ⓒ 뉴스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 중동 전쟁 발발 이후 국제선 항공편 감소와 시장 위축에 대한 우려가 이어졌으나, 실제 통계에서는 전면적인 위축보다는 전체 성장 속도가 둔화되는 흐름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야놀자리서치가 분석한 '중동전쟁 이후 한국 국제선 시장 변화 분석' 결과에 따르면 중동 무력 충돌 이후 약 4개월간의 한국 국제선 시장 항공편·공급좌석·여객 및 노선 구조 변화에서 당장의 '시장 위축'보다는 공급과 수요의 성장 속도가 동시에 낮아지는 양상이 확인됐다.

이번 분석은 미국과 이란 간 무력 충돌 이후 항공유 가격이 단기간에 갤런당 2.43달러에서 4.45달러까지 약 83% 급등하는 등 비용 충격이 발생함에 따라, 이러한 환경 변화가 실제 국제선 공급과 관광객 이동에 미친 영향을 다각도로 살펴본 결과다.

시장 규모는 성장세 유지…4월 이후 증가 속도는 둔화

중동 전쟁 이후에도 한국 국제선 시장 자체가 감소하지는 않았다. 3월부터 6월까지 국제선 항공편과 여객 수는 모두 전년 동월 수준을 웃돌았다. 다만 4월을 전후로 성장 속도가 빠르게 낮아지는 흐름이 확인됐다.

국제선 항공편 전년 동월 대비 증가율은 4월 9.2%에서 5월 7.3%, 6월 3.9%로 낮아졌다. 여객 증가율 역시 3월 14.3%, 4월 13.1%에서 5월 8.1%, 6월 4.0%로 둔화됐다. 야놀자리서치는 이러한 둔화세가 중동전이나 유가 상승 외에도 국제선 시장 정상화 과정에서의 기저효과, 환율, 경기 여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야놀자리서치 제공)
둔화세는 외항사에 집중…국적사는 기존 성장세 고수

전체 시장의 성장세가 주춤해진 상황에서도 항공사별 흐름에는 뚜렷한 격차가 나타났다.

국적사의 경우 전쟁 전(1~2월)과 후(3~6월)를 전년 동기 대비 비교했을 때 공급좌석 증가율이 7.4%에서 7.1%로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고, 항공편 증가율은 전후 모두 8.6%를 기록했다. 여객 증가율은 오히려 10.0%에서 10.9%로 소폭 상승했다.

반면 외항사는 공급좌석 증가율이 8.8%에서 5.4%로 떨어졌고, 항공편 증가율도 9.7%에서 5.8%로 축소됐다. 여객 증가율 역시 12.7%에서 7.6%로 5.1%포인트 낮아졌다. 외항사의 공급 확대가 지속적으로 둔화될 경우 해당 항공사를 주요 입국 수단으로 삼는 해외시장의 방한 접근성을 제약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노선별 희비 교차…중동 노선 위축 속 인천공항 환승객 급증

노선별 변화도 차별화됐다. 일본과 중국 노선은 전쟁 이후 여객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7.7%, 21.9% 증가하며 두 자릿수 성장세를 유지했다. 대만·홍콩·마카오·몽골 등 동북아 노선도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갔으며, 미주와 유럽 노선 역시 성장을 거듭했다. 반면 동남아 노선은 5월(-15.3%)과 6월(-21.1%) 항공편 수 감소 폭이 확대됐고, 대양주 노선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한편, 중동 노선 위축 과정에서 인천공항 환승 수요가 늘어나는 경향도 포착됐다. 전쟁 영향이 본격화된 3월 중동 노선 여객은 전년 동월 대비 75.6% 급감한 반면 유럽노선은객은 22.3% 증가했다. 상반기 전체로도 중동 노선 환승여객은 41.9% 감소했지만 유럽 노선 환승여객은 63.2% 증가했고, 인천공항 전체 환승객은 3월 이후 약 30% 안팎의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다.

보고서는 중동 허브의 연결성이 약화되면서 일부 환승 수요가 인천공항을 비롯한 동북아 허브로 이동했을 가능성에 주목하며, 스톱오버 프로그램 및 지역 미식·문화체험 등과 연계해 체류 및 관광 소비로 이끌어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서대철 야놀자리서치 선임연구원은 "한국 국제선 시장이 전면 위축됐다기보다 전체 성장 속도가 둔화되는 가운데 항공사와 노선별로 차별화된 조정이 나타나고 있다"며 "특히 외항사 공급과 동남아·대양주 노선의 흐름이 인바운드 관광 접근성에 미치는 영향을 주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장수청 야놀자리서치 원장은 "중동 노선 위축과 동시에 인천공항 환승객이 늘어난 점은 허브 경쟁력 측면에서 주목할 만하다"며 "증가한 환승 수요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국내 관광 소비로 연결할 수 있다면 국제 항공망 변화가 한국 관광산업에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seulb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