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한국관광공사 해외지사, '많아서' 문제일까

2026 보령머드축제 첫날인 24일 충남 보령 대천해수욕장 머드축제장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2026.7.24 ⓒ 뉴스1 김기태 기자
2026 보령머드축제 첫날인 24일 충남 보령 대천해수욕장 머드축제장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2026.7.24 ⓒ 뉴스1 김기태 기자

(서울=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 지난 5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한국관광공사의 해외지사를 두고 "너무 많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민간이 할 수 있는 기능을 공공기관이 해외 조직까지 두고 수행하는 것이 적절한지 점검이 필요하다는 취지였다. 행정 수장의 관점이나 외부 시선에서 보면 21개국 30개 지사라는 숫자는 다소 비대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현장을 취재해보면 이야기는 조금 달라진다.

해외지사의 역할은 단순한 해외 홍보가 아니다. 현지 여행업계와 관광 생태계를 연결하는 거점이다. 국가마다 여행 소비 방식과 유통 구조는 모두 다르다. 서울에서 원격으로 시장을 분석하는 것과 현지에서 여행사와 기업, 지방정부를 만나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올해 4월 서울에서 열린 글로벌 럭셔리 여행 네트워크 '버츄오소(Virtuoso) 심포지엄'이다. 전 세계 58개국에서 350명의 여행업계 관계자가 서울을 찾았고, 한국관광공사는 세계 국가관광기구(NTO) 최초로 버츄오소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공사는 향후 5년간 4135억 원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해외지사는 지방 관광기관이 해외 거점을 활용하는 '마이오피스', 국내 관광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관광기업지원센터(KTSC) 등도 함께 운영하며 지자체와 관광기업의 현지 활동 기반 역할을 맡고 있다.

"관광객 유치는 여행사가 하면 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국내 여행산업은 오랫동안 해외여행 중심으로 성장하면서 인바운드 여행사 대부분이 영세한 구조다. 개별여행(FIT) 확대로 여행사의 수익 기반도 갈수록 약해지고 있어 민간이 공공의 해외 네트워크를 대신하기는 쉽지 않다. 관광공사는 직접 관광객을 모집하는 기관이 아니라 민간이 사업할 수 있는 시장을 만드는 역할에 가깝다.

문체부가 최근 발표한 자료도 이를 뒷받침한다.

올해 상반기 미주·유럽·대양주 방한객은 202만 명으로 지난해보다 15% 증가했다. 문체부는 직항 확대와 함께 해외지사 및 현지 홍보지점을 통한 맞춤형 마케팅을 주요 배경으로 꼽았다. 해외지사가 없는 지역에서도 홍보지점을 운영한 결과 스웨덴(57%), 폴란드(33%), 스페인(26%) 등 신흥시장에서도 높은 증가세를 기록했다.

이웃 나라 일본의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일본정부관광국(JNTO)은 22개국 26개 해외지사를 운영하며 지난해 외국인 관광객 4268만 명을 유치했다. 해외지사만의 성과라고 볼 수는 없지만, 현지 밀착형 네트워크를 꾸준히 유지해 온 점은 분명한 경쟁력이다.

물론 실적이 낮거나, 역할이 겹치는 지사는 냉정한 평가와 조정이 필요하다. 다만 지금 필요한 것은 단순한 숫자 줄이기가 아니라 어떤 시장에서 어떤 성과를 내고 있는지에 대한 면밀한 진단이다.

방한 관광이 성장의 분기점에 선 지금, 해외 네트워크는 축소 대상인지, 아니면 더 정교하게 다듬어야 할 자산인지부터 따져봐야 한다.

seulb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