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도 폭염이 바꾼 여행"…올여름 유럽은 '쿨케이션' [여행기자 픽]

'선선한 휴가' 검색 300%↑…폭염이 바꾼 여행 트렌드
알프스·빙하·호수·지중해…자연 속에서 즐기는 여름 휴가

편집자주 ...[여행기자 픽]은 요즘 떠오르거나 현지인 또는 전문가가 추천한 여행지를 '뉴스1 여행 기자'가 직접 취재해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예약부터 꼭 살펴야 할 곳까지 여행객에게 알면 도움 되는 정보만을 쏙쏙 뽑아 전달하겠습니다.

프랑스 샤모니 트레킹ⓒJean-Charles Poirot

(서울=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숨 막히는 도심 관광 대신, 알프스 만년설 보며 '산멍' 어때요?"

40도를 오르내리는 역대급 폭염이 유럽을 덮치면서 시원한 목적지를 찾아 피신하는 '쿨케이션(Coolcation)' 트렌드가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18일 구글 트렌드 분석 결과 '선선한 휴가'(Cooler holidays) 검색량이 1년 새 300%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후 변화에 따른 극한의 더위와 오버투어리즘을 피해 알프스 빙하수, 에메랄드빛 계곡, 지중해 청정 구역으로 발길을 돌리는 여행객들의 심리가 반영된 결과다.

취리히의 바르푸스바(Barfussbar)(스위스관광청 제공)
폭염이 바꾼 유럽 여행

관광업계에서는 올여름 여행지 선택 기준으로 '얼마나 유명한 곳인가'보다 '얼마나 시원한 곳인가'가 중요해지고 있다고 본다.

대표적인 쿨케이션 여행지로는 알프스와 호수, 강을 품은 스위스가 꼽힌다.

취리히에서는 도시 한복판 호수에서 수영을 즐기고, 루체른에서는 석양을 바라보며 카누와 카약을 탈 수 있다. 자동차가 다니지 않는 체르마트에서는 마테호른을 마주한 산정 호수에서 여유롭게 풍경을 감상하는 이른바 '산멍'이 대표적인 여름 여행법이다.

스위스정부관광청 관계자는 "기후 변화와 인기 관광지의 혼잡을 피해 선선한 기후와 청정 자연을 찾는 여행 수요가 늘고 있다"며 "알프스 공기와 호수, 강이 어우러진 스위스는 여름철 대표적인 쿨케이션 여행지"라고 말했다.

베르동 협곡ⓒFedevPhoto, iStock via Getty Images
만년설부터 협곡까지…알프스가 선사하는 천연 피서

프랑스와 오스트리아 역시 알프스를 활용한 여름 여행지로 주목받고 있다.

프랑스 샤모니는 몽블랑 산자락에 자리한 대표적인 산악 휴양지다. 해발 1000m가 넘는 덕분에 한여름에도 낮 최고기온이 20도 안팎에 머물며, 케이블카를 타고 해발 3842m 에귀디미디 전망대에 오르면 만년설로 뒤덮인 몽블랑과 알프스를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유럽의 그랜드캐니언'으로 불리는 베르동 협곡에서는 알프스 빙하수가 만든 청록빛 계곡에서 카약과 카누, 수영을 즐길 수 있고, 지중해 도시 마르세유는 미스트랄 바람 덕분에 비교적 쾌적한 여름을 보낼 수 있다.

프랑스관광청 관계자는 "최근에는 파리를 넘어 마르세유와 베르동 협곡, 샤모니 등 자연 중심 여행지를 찾는 한국 여행객이 늘고 있다"며 "프랑스는 여름에도 지역마다 다양한 방식으로 시원한 여행을 즐길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뵈르터제 호수(오스트리아관광청 제공)

오스트리아에서는 알프스를 가로지르는 그로스글로크너 알프스 고산도로가 대표적인 여름 명소다. 잘츠부르크주와 케른텐주를 잇는 48㎞의 드라이브 코스로, 해발 2369m 카이저 프란츠 요제프 회에 전망대에서는 오스트리아 최고봉인 그로스글로크너와 동알프스 최대 빙하인 파스테르체를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남부 케른텐주의 뵈르터제 호수에서는 수영과 패들보드, 세일링 등 다양한 수상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으며, 세계 최대 규모의 무료 야외 음악 축제인 '도나우인젤페스트'와 호수 위 수상무대로 유명한 '브레겐츠 페스티벌'도 여름 여행의 즐거움을 더한다.

쿠샤다스 다이빙포인트(튀르키예문화관광부 제공)
에게해로 뛰어들고, 동굴로 들어가고…바다도 '쿨하게'

바다를 선호하는 여행객이라면 튀르키예와 이탈리아가 제격이다.

튀르키예는 지중해와 에게해를 품은 세계적인 다이빙 명소다. 최신 다이빙 관광시장 분석에 따르면 어드벤처 여행객의 65% 이상이 스쿠버다이빙을 포함한 수중 액티비티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탈리아와 카쉬에서는 고대 난파선과 수중 동굴, 붉은바다거북 등을 만날 수 있으며, 보드룸과 마르마리스에서는 초보자부터 숙련자까지 다양한 다이빙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다.

이탈리아관광청은 폭염이 이어지는 여름철에는 도심보다 돌로미티 같은 산악지대나 호수, 바다를 찾을 것을 권장했다.

이탈리아관광청 관계자는 "야외 활동은 이른 아침이나 저녁 시간대에 하고, 도심보다는 산과 호수, 바다를 여행하는 것을 추천한다"며 "돌로미티는 도심보다 평균 8~10도 정도 기온이 낮고, 프라사시 동굴과 오르비에토 지하도시는 연중 14~15도를 유지해 한여름에도 시원하게 둘러볼 수 있다"고 말했다.

기록적인 폭염이 일상이 되면서 유럽 여행의 기준도 달라지고 있다. '무엇을 볼 것인가'보다 '어디에서 더위를 피하며 즐길 것인가'가 올여름 여행을 결정하는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seulb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