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은 오는데 지역관광은 한계"…전문가들이 내놓은 해법

"보조금·관 주도 구조부터 바꿔야"
"지역 체류·소비 늘리는 관광정책 필요"

서울 종로구 경복궁에서 한복을 입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6.6.14 ⓒ 뉴스1 이호윤 기자

(서울=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 올해 방한 외국인 관광객이 역대 가장 빠른 속도로 1000만 명을 돌파하는 등 관광시장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정작 지역관광은 여전히 구조적인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관광객 수를 늘리는 양적 성장보다 민간 주도의 생태계 조성과 체류·소비 중심의 '방문자경제'로 정책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1일 오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서울에서 열린 '제100회 한국관광학회 서울국제학술대회'의 한국문화관광연구원 특별세션에서는 '로컬리즘 시대의 지역관광 체질 개선과 매력 극대화 전략'을 주제로 지역관광의 구조적 문제와 개선 방향에 대한 토론이 이어졌다.

강신겸 전남대학교 교수가 1일 오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서울에서 열린 제100회 한국관광학회 서울 국제학술대회의 한국문화관광연구원 특별세션에서 기조 발제를 하고 있다. ⓒ 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콘텐츠 아닌 구조가 문제"…관 주도 지역관광 한계 지적

기조발표에 나선 강신겸 전남대 교수는 지역관광 부진의 원인을 콘텐츠 부족이 아닌 정책과 행정 구조에서 찾았다.

강 교수는 "지역관광은 원인과 해법을 모르기 때문에 해결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알고도 바꾸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아이디어나 콘텐츠가 없는 것이 아니라 지자체와 정부의 행정 관행이 혁신적인 시도를 가로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관광객은 오지만 기대만큼 돈을 쓰지 않고, 평일에는 수요 자체가 부족하다"며 "수요가 없으니 기업이 투자하지 않고 투자해도 수익이 나지 않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지역관광이 관(官) 주도의 사업 구조에 머물러 있다는 점을 비판했다.

강 교수는 "보조금 중심의 생태계가 시장을 왜곡하고 있다"며 "예산이 끊기면 사업도 중단되는 구조에서 벗어나 민간을 진정한 파트너로 키우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가장 유연하지 않은 조직이 가장 유연해야 하는 관광 비즈니스를 운영하려는 것이 한국 관광의 가장 큰 문제"라고 꼬집었다.

그는 지역 현장의 성과관리 방식도 문제 삼았다. 강 교수는 "현수막을 걸면 사업 성과를 달성한 것처럼 여기는 행정 문화가 여전하다"며 "얼마의 예산을 확보했는지가 아니라 무엇을 만들고 어떻게 운영해 어떤 성과를 냈는지를 평가하는 구조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손신욱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부연구위원이 1일 오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서울에서 열린 제100회 한국관광학회 서울 국제학술대회의 한국문화관광연구원 특별세션에서 주제 발표하고 있다. ⓒ 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3000만 명보다 지역 체류"…방문자경제로 정책 전환해야

관광정책의 방향도 관광객 수 확대에서 체류와 소비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손신우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인바운드 3000만 명을 위한 지역관광 교통 활성화 과제' 발표에서 "인바운드 3000만 명의 핵심은 얼마나 많이 입국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관광객이 지역까지 이동해 경제적 효과를 창출하느냐"라고 강조했다.

손 부연구위원은 "외국인 관광객은 역대 최대 수준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지역 방문은 여전히 제한적"이라며 "지역관광과 교통을 연계해 관광객 이동을 확대하고 지역 체류를 유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인공지능(AI)과 수요응답형 교통(DRT) 등 새로운 교통 기술을 활용해 관광지 '마지막 이동 구간'을 개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토론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앞으로 지역관광 정책이 관광객 숫자 확대에 머물 것이 아니라 지역에서 오래 머물고 소비하는 방문자경제 중심으로 전환돼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특히 민간 주도의 관광 생태계 조성과 지역 간 연계 관광권 구축, 지역 관광기획자 양성 등 중장기적인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이어졌다.

seulb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