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 시대가 바꾼 여행법"…현지서 돈 안 쓰는 '3無' 뜬다

노랑풍선, 3무 패키지 예약 2배 넘게 증가
홋카이도·백두산·냐짱 강세…피서형 여행 수요 집중

7~8월 해외여행 예약 데이터(노랑풍선 제공)

(서울=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 무조건 싼값의 상품 대신, 처음부터 제값을 내고 현지에서 돈을 더 쓰지 않는 '알짜배기' 패키지여행이 올여름 대세로 떠올랐다.

2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본격적인 여름휴가를 앞두고 환율과 비행기 푯값(유류할증료)이 크게 오르면서 여행객들의 부담이 커졌다. 이에 따라 여행지에서 뜻밖에 발생하는 '숨은 비용'을 없애고, 미리 정해둔 예산 안에서만 편하게 여행을 마치려는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다.

실제로 노랑풍선(104620)이 2026년 7~8월 출발하는 해외 패키지 예약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쇼핑과 선택 관광(옵션), 팁을 모두 없앤 이른바 '3무(無) 상품'의 예약 건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6.8%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저렴한 패키지여행에서 흔했던 강제 쇼핑이나 추가 관광이 지금처럼 환율이 높을 때는 큰 돈벌레로 돌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아예 한국에서 여행비를 한 번에 다 내고 현지에선 돈 걱정 없이 쉬다 오려는 심리가 대세로 자리 잡은 것이다.

숙소와 이동 수단 등 '여행의 질'을 따지는 소비도 눈에 띄게 늘었다. 특급호텔에서 묵는 상품은 전년 대비 11.7%, 좌석이 넓고 편안한 대형 항공사(국적기)를 타는 상품은 7.5% 증가했다. 가격을 조금 더 내더라도 덜 피곤하고 쾌적하게 여행하려는 경향이 강해진 모습이다.

올여름 사람들이 많이 예약한 지역은 △중국(22.16%) △일본(17.38%) △베트남(14.50%) △유럽(12.54%) 순으로 나타나, 비행시간이 짧은 아시아권의 인기가 여전했다.

세부 지역별로 살펴보면, 무더위를 피해 시원한 곳으로 떠나는 '피서형 여행' 수요가 두드러졌다. 일본에서는 여름에도 날씨가 선선한 홋카이도(북해도)가 전체 일본 예약의 절반 이상(54.37%)을 싹쓸이했고, 중국 역시 피서지로 꼽히는 백두산 상품(35.77%)이 가장 많이 팔렸다. 베트남은 휴양지 냐짱(나트랑)(36.09%)이, 유럽은 스페인·포르투갈 등을 묶은 서유럽 상품(43.26%)이 가장 높은 예약 비중을 기록했다.

노랑풍선 관계자는 "최근 여행객들은 단순히 싼 가격보다 숙소, 식사, 일정에 무엇이 포함되어 있는지 꼼꼼하게 따진다"며 "환율이 계속 높다 보니 현지에서 갑자기 돈 쓸 일을 만들지 않고, 몸이 편안한 고급 패키지를 찾는 사람들이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seulb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