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테이스티케이션의 부상"…K-푸드로 외래객 3000만 노린다(종합)
12일 국회서 첫 음식관광 정책토론회 여야 한목소리
미식투어 고급화·예약 시스템 글로벌 표준화 제안
-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서울=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 미식과 관광의 결합을 본격적으로 논의하는 사상 첫 정책 토론회가 열렸다. 전 세계를 휩쓴 K-푸드 열풍을 단순한 일시적 유행을 넘어 지속 가능한 관광 자산으로 안착시키기 위해 민·관이 머리를 맞댄 것이다.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2026 한국 음식관광 활성화 정책토론회'에서는 지역 식문화의 자원화부터 푸드테크를 활용한 예약 시스템의 글로벌 표준화까지 외래 관광객 3000만 명 시대를 앞당길 제언들이 쏟아졌다.
특히 이번 토론회는 부산 수영구의 정연욱 의원과 전남 여수시갑의 조계원 의원이 여야를 초월해 공동 주최하며 큰 관심을 모았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미식 거점 도시인 부산과 여수의 지역구 의원들이 나란히 힘을 보태면서 K-미식을 통한 지역 관광 활성화와 지방 소멸 위기 극복이라는 실무적인 정책 대안들이 심도 있게 다뤄졌다.
발표의 포문을 연 권장욱 동서대학교 교수는 음식관광의 패러다임을 '단순 소비'에서 고부가가치 '비즈니스 모델'로 전환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권 교수는 "홍콩, 방콕 등 해외에서는 이미 1인당 8만 원에서 20만 원에 달하는 고가의 미식 투어 상품이 온라인 여행사(OTA)를 통해 활발히 판매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단순히 먹고 떠나는 관광이 아니라 지역 명인과 노포의 스토리를 체험하는 '고품격 밸류체인'을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특히 그는 제주 '해녀의 부엌' 사례를 통해 공급 제한과 희소성의 가치를 강조했다. 권 교수는 "1000석 규모로 장사할 수 있음에도 소수 정예로 인원을 제한해 감동적인 연극과 대화를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이러한 정서적 유대가 형성되어야 마지막 단계에서 지역 식재료 가공품 구매로 이어지고 이 수익 구조가 뒷받침돼야 정부 지원이 끊겨도 사라지지 않는 지속 가능한 생태계가 가능하다"고 짚었다.
김인경 한국관광공사 전문위원은 미식과 휴가를 결합한 'K-테이스티케이션'(Tastycation)이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김 위원은 "한국인에게는 평범한 라면, 술빵, 편의점 음식이 외국인에게는 가장 이색적이고 특별한 경험"이라며 "전통적인 김치, 불고기를 넘어 일상 속 K-푸드로 관심이 확장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데이터 분석 결과를 토대로 "외국인들이 미식 콘텐츠 자체만큼이나 언어적 지원과 전문적 해설, 예약의 편의성 등 '경험 확장 요소'에 높은 만족도를 보인다"며 "AI 기반의 개인 맞춤 안내와 지역 거점을 연동한 디지털 정보 체계가 함께 작동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규민 경희대 호텔관광대학 교수 겸 한식진흥원 이사장이 주도한 종합 토론에서는 외식 산업 현장의 실질적인 수치들이 언급됐다.
최지아 온고푸드 커뮤니케이션 대표는 "최근 한국을 찾는 외국인 미식가들은 2~3주씩 체류하며 고품격 콘텐츠를 찾지만 현장은 부족하다"며 "중동 왕자들이 2주 일정을 잡고 왔다가 VIP 전용 콘텐츠와 패스트트랙 부족으로 일주일 만에 철수한 사례도 있다"고 꼬집었다.
이태호 캐치테이블 팀장은 'K-씬'(Scene) 중심의 상품 개발을 제안하며 "외국인은 식탁 위의 하얀 플라스틱 물병 같은 한국적 장면에 열광한다"며 이러한 장면들을 큐레이션 해 예약의 인증 벽을 허무는 기술적 지원을 강조했다.
박소현 CJ제일제당 팀장은 "해외 유명 셰프들이 한국 산지를 돌며 경험한 뒤 자국에서 강력한 앰배서더 역할을 하고 있다"며 글로벌 셰프 네트워크 기반의 인재 양성 제도화를 주장했다.
실무 부처와 집행 기관은 구체적인 예산과 인프라 확충안을 제시했다.
김나나 문화체육관광부 융복합관광과장은 "음식 하나만으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기는 쉽지 않지만, 체험이나 케이 컬처와 연계하면 가치는 극대화된다"며 "올해 약 25억 원 규모의 신규 예산을 투입해 지자체 4개소에 'K-푸드 로드(음식 특화 거리)'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라면, 김밥 등 일상 음식 관련 콘텐츠를 연계한 상품 개발을 적극 유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주상건 한국관광공사 관광산업전략팀장은 실무적인 데이터 활용 방안을 제시했다. 주 팀장은 "작년 '비로컬 캠페인'을 통해 5만 명의 참가자와 약 17억 원의 경제 효과를 확인했다"며 "올해는 미식 DB를 1000종 이상 확충하고, 이를 최초로 '투어 API'로 개방해 AI 학습과 민간 기업의 서비스 개발을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흑백요리사' 출연진 및 전문 크리에이터와의 협업 등 트렌드 맞춤형 홍보 계획도 공유했다.
이날 박성혁 한국관광공사 사장은 "미식은 외래 관광객 3000만 명 시대를 조기에 달성할 마법 같은 열쇠"라며 "모든 역량을 집중해 대한민국을 글로벌 미식 성지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seulbin@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