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경유 막히자 '유럽여행'도 혼란…유가·환율 쌍폭탄
에미레이트·에티하드·카타르항공 노선 차질…위약금 없이 100% 환불
환율 1500원 돌파·유가 급등까지 겹쳐 원가 구조 '흔들'
-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서울=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 중동발 항공 대란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유럽여행 시장의 지형도가 흔들리고 있다.
그동안 유럽 여행의 '가성비'와 '효율'을 책임졌던 중동 경유 노선이 사실상 마비되자, 여행업계는 이스탄불이나 동남아시아 등으로 노선을 재편하는 긴급 대응에 나섰다.
여기에 1500원 선을 위협하는 고환율까지 겹치면서 유럽여행의 원가 구조 자체에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5일 주요 여행사에 따르면 에미레이트, 에티하드, 카타르항공 등 중동 3사를 이용하는 유럽 패키지 상품 예약자들에게 무료 취소를 안내하고 있다.
현재 여행사들의 최우선 과제는 대체 노선 확보보다 기존 예약분의 신속한 청산이다. 전쟁이라는 불가항력적 사유를 적용해 고객의 위약금 부담을 없애고 100% 환불을 진행함으로써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노랑풍선(104620) 관계자는 "출발을 앞둔 아부다비·두바이 등 경유 노선을 이용하는 여행 상품은 전면 취소 하고 있다"며 "대체 경유편을 이용하기에 항공 일정이 맞지 않아 취소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했다.
여기에 국제 유가 급등으로 인한 유류할증료 인상 예고까지 더해지며 가성비 유럽 여행이 어렵게 됐다.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3일 야간거래에서 한때 1505.8원까지 치솟았다. 이는 2009년 3월 이후 약 17년 만에 처음으로 1500원 선을 넘어선 것이다.
이러한 급등은 글로벌 달러 강세에 기인한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이후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되면서 달러 가치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지수(DXY)는 공격 이전 97 수준에서 3일(뉴욕 기준) 99선을 돌파했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중동 경유 노선은 국적기 직항 대비 30만~50만 원 저렴해 유럽 패키지의 동맥 역할을 해왔다"며 "이 노선이 끊긴 자리를 환율과 유가가 채우면서 유럽여행의 원가 자체가 수십만 원씩 치솟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행사가 현지 랜드사에 지불하는 호텔, 식사, 차량 비용 등은 대부분 달러 결제 기반이다. 환율이 오르면 여행사 입장에서는 상품을 팔수록 손해를 보거나, 여행객 입장에서는 상품가가 폭등하는 구조다.
다만 여행업계는 당장의 요금 변동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하나투어(039130) 관계자는 "유가가 폭등해도 유류할증료에 반영되는 데에는 두어 달가량의 시차가 존재한다"며 "설령 항공료가 인상되더라도 여행업계는 이미 항공 좌석(블록)을 선확보해 놓은 상황이기 때문에 당장의 요금 변동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seulb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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