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오타니·르브론을 한 번에…지금 LA는 '직관의 성지'
[도파민 시티, LA]① 7만 관중 흔든 손흥민 열풍과 다저스 레트로 투어
월드컵 성지 소파이 스타디움부터 NBA 레전드 만나는 레이커스 코트까지
-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로스앤젤레스=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 미국 로스앤젤레스(LA)는 여행 내내 심장을 뛰게 하는 '도파민 터지는' 도시다. 손흥민, 오타니 쇼헤이, 르브론 제임스 등 세계적인 스타를 마주하는 짜릿함이 도시 곳곳에 포진해 있다.
이 에너지를 100% 흡수하려면 베이스캠프는 단연 '다운타운'이 제격이다. 공항에서 차로 30~40분 거리인 다운타운은 주요 경기장을 품은 최적의 거점이다.
르브론 제임스가 뛰는 '크립토닷컴 아레나'는 도보권이며, 오타니의 '다저 스타디움'과 LAFC의 'BMO 스타디움'은 차로 10~15분이면 충분하다. 거대한 '소파이 스타디움' 역시 30~40분 내외면 닿아 웬만한 메가 스타디움을 수월하게 정복할 수 있다.
'미국에서 축구는 비주류'라는 편견은 현장에 도착하자마자 깨졌다.
지난 21일(현지 시간) 손흥민(LAFC)과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의 맞대결이 열린 날, LA 시내와 '메모리얼 콜리세움' 일대는 온통 등번호 '7번'이 새겨진 검은색 유니폼 물결로 가득했다.
열기는 수치로도 입증된다. LAFC에 따르면 손흥민 영입 발표 직후 홈 유니폼은 단 몇 시간 만에 매진됐고, 한동안 전 세계 이커머스 유니폼 판매 1위를 기록했다. 콜리세움에 모인 7만 5000여 관중은 전광판에 손흥민이 잡힐 때마다 국적을 초월해 열광했다.
진면목은 안방 'BMO 스타디움'에서 완성된다. 관중석 경사가 가팔라 어느 자리에서든 필드와 36m 이내로 밀착돼 생생한 현장감을 느낄 수 있다. 서포터스 '3252'의 열정적인 응원 속에 현지 팬과 하이파이브를 나누는 재미도 쏠쏠하다.
다저스의 '다저독' 대신 이곳에선 특유의 빵과 치킨이 어우러진 '킹스 하와이안'이 별미다. 경기 후 옥상 '선셋 데크'에서 즐기는 여운은 직관의 필수 코스다.
미국의 진한 스포츠 문화를 가장 직관적으로, 뼛속까지 느낄 수 있는 곳을 꼽으라면 단연 농구장이다. 평소 농구에 큰 관심이 없던 사람마저 단숨에 NBA 팬으로 만들어버린 마성의 공간.
지난 22일, 'LA 레이커스'와 '보스턴 셀틱스'의 라이벌전이 열리던 날, 크립토닷컴 아레나 밖은 이미 '보라색'과 '초록색' 유니폼의 끝없는 물결로 장관을 이뤘다.
3층으로 올라가면 탁 트인 펍 너머로 눈부신 코트가 펼쳐진다. 어느 구장보다도 코트에 시선이 빨려 들어가는 몰입형 구조에 심장을 울리는 압도적인 사운드와 비주얼이 더해져 마치 가상 세계에 들어온 듯한 초현실적인 기분마저 든다.
특히 르브론 제임스와 루카 돈치치가 코트를 누비는 모습을 직접 내려다보는 희열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압권은 하프타임. 전설적인 명장 팻 라일리 감독의 동상 제막을 기념해 매직 존슨, 카림 압둘자바 등 레이커스의 오랜 '레전드'들이 코트에 총출동한 세리머니는 관중들의 가슴을 뜨겁게 울렸다.
미식축구(NFL)의 룰을 잘 모른다고 해도 소파이 스타디움(SoFi Stadium) 투어는 절대 놓쳐선 안 된다.
켄드릭 라마, 닥터 드레 등 힙합 레전드들이 꾸민 슈퍼볼 하프타임 쇼의 무대였을 뿐만 아니라, 다가오는 '2026 북중미 월드컵' 미국 대표팀의 개막전이 치러지는 메가 이벤트의 성지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당장 오는 9월, 방탄소년단(BTS)의 역대급 월드투어 콘서트까지 이곳에서 예정되어 있어 전 세계의 이목이 쏠려 있다.
투어에 참가해 가이드의 설명을 듣다 보면 이 거대한 공간이 얼마나 경이로운 예술 작품인지 깨닫게 된다.
소파이 스타디움은 일반 구장과 달리 지하 약 30m 아래로 파고 들어간 구조다. 관중석 역시 위로 갈수록 멀어지는 일반적인 '보울'(Bowl) 형태가 아니라, 층층이 수직으로 쌓아 올린 '샷 글라스'(Shot glass) 형태로 설계돼 어느 좌석에서든 시야가 압도적이다.
허공에 떠 있는 약 900톤(t) 무게의 360도 원형 전광판과 빗물을 70~80% 모아 캠퍼스 조경에 재활용하는 친환경 '리버스 호수', 디즈니랜드 3배에 달하는 부지 규모 등 숫자와 얽힌 뒷이야기를 듣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LA 다저스'. 현재 전 세계 야구판을 흔들고 있는 오타니 쇼헤이의 소속팀이자, 한국인에게는 그 어느 구단보다 친숙하고 애정 어린 곳이다. 파란색 투어 모자를 건네받으며 시작되는 다저 스타디움 투어는 인위적으로 만들어내지 않은 진짜 '미국 레트로 감성'으로 심장을 뛰게 한다.
가이드에 따르면 산을 깎아 만든 다저 스타디움은 1962년 개장해 메이저리그에서 세 번째로 오래된 구장이자, 5만 6000석을 자랑하는 최대 규모의 구장이다. 무려 67년간 다저스 경기를 중계한 전설의 캐스터 빈 스컬리의 이름을 딴 프레스박스와 티파니앤코가 제작한 우승 트로피, 47개의 골든글러브가 전시된 복도를 걷다 보면 야구의 역사 한가운데를 관통하는 기분이다.
한국인 여행객들에겐 박찬호와 류현진 등 반가운 이름들의 흔적을 찾는 재미도 크다. 현장 해설가는 "박찬호 선수는 여전히 매년 구장을 찾아 지인들에게 직접 통역을 해주며 투어 가이드를 자처할 만큼 애정이 깊다"는 훈훈한 일화도 전했다.
주말 투어를 통해 라커룸을 엿보고, 푹신한 버뮤다 잔디가 깔린 필드를 직접 밟아보는 순간의 짜릿함은 다저스 팬이 아니더라도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된다.
LA 직관 전, 한국과는 다른 규정을 미리 숙지해야 낭패를 면한다. 우선 주요 경기장은 보안을 위해 속이 비치는 투명한 '비닐·플라스틱' 가방만 반입을 허용하므로 짐은 최소화해야 한다. 또한 BMO, 소파이 스타디움 등은 100% '캐시리스'로 운영되므로 신용카드나 모바일 결제(애플페이 등) 수단이 필수다.
수만 명이 몰리면 경기장 주변 통신망이 불안정해지니 미리 스마트폰 '디지털 지갑'에 티켓을 저장해 두는 것이 안전하다. 악명 높은 교통 체증과 보안 검색 시간을 고려해 경기 시작 최소 2시간 전 도착을 권한다.
숙소는 경기장 이동이 편한 다운타운이 현명하다. '인터컨티넨탈로스앤젤레스다운타운'은 크립토닷컴 아레나를 걸어서 오갈 수 있고, 화려한 스카이라인 야경과 함께 도파민 터진 하루를 완벽하게 마무리하기에 제격이다.
seulb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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