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7년 만에 대통령이 직접 나선다"…국가관광전략회의 '진짜' 숙제

국가관광전략회의 대통령 주재 격상…7년 만의 등판에 쏠린 눈
관광 산업 '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 할 골든타임…범부처 실행력 관건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6.2.10 ⓒ 뉴스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 국가관광전략회의의 지휘봉을 7년 만에 대통령이 직접 잡는다. 문재인 정부 초기인 2017년 이후 줄곧 국무총리급에서 관리되던 관광 정책이 'VIP 의제'로 임시 격상된 것이다.

엔데믹 이후 글로벌 관광 시장이 폭발적으로 재편되는 지금, 관광을 국가 신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체급부터 달라졌음을 의미한다.

그동안 관광업계가 가졌던 가장 큰 불만은 '관광의 고립'이었다. 명칭은 국가전략회의였으나, 실상은 문화체육관광부의 외로운 분투에 가까웠다.

정작 비자 발급(법무부), 항공 노선 확대(국토부), 크루즈 활성화(해수부), 외교적 협력(외교부) 등 핵심 열쇠를 쥔 부처 장관들은 회의 때마다 차관을 대리 참석시키며 뒷짐을 지기 일쑤였다. 범부처 협력이라는 구호가 무색하게, 관광은 늘 타 부처 우선순위에서 밀려난 '남의 집 일'이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주관하는 이번 회의는 관광 산업이 '물 들어올 때 노를 저어야 하는' 중차대한 시점에 열린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

개별 부처의 힘만으로는 도저히 허물 수 없었던 부처 간 이기주의와 행정적 칸막이를 대통령의 등판이라는 강력한 동력을 빌려 단번에 타파할 수 있는 '골든타임'이기 때문이다.

"대통령이 나서니 확실히 다르네"라는 현장의 탄성이 터져 나오려면 이번 회의는 각 부처 장관이 대통령 앞에서 막힌 혈을 뚫고 실천적인 확답을 내놓는 '실행의 장'이 돼야 한다.

대통령 눈에 띄려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급조하는 '반짝 경쟁'은 피해야 한다. 지금 필요한 건 새로운 계획이 아니라, 그동안 하겠다고 말만 해놓고 부처 간 이견 때문에 멈춰있던 '예전 약속'들을 다시 꺼내 점검하는 일이다. 번드르르한 새 정책보다 중요한 건 이미 했던 약속이 현장에서 제대로 지켜졌는지 확인하는 '책임 행정'이다.

결국 이번 회의의 '진짜 숙제'는 지속 가능한 모니터링 시스템의 안착이다.

한 번의 거창한 발표로 끝나는 장밋빛 비전은 국민에게 '희망 고문'일 뿐이다. 회의에서 결정된 사안이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어떤 부처가 소극적인지를 대통령이 상시 점검하고 평가하는 체계가 갖춰져야 한다.

대통령의 지휘봉은 새로운 곡을 연주하는 데 쓰기보다, 불협화음을 내던 부처들 사이의 박자를 맞추고 끝내 '실행'이라는 완벽한 화음을 만들어내는 데 쓰여야 한다.

국민이 보고 싶은 것은 화려한 회의장의 풍경이 아니라 물이 들어올 때 제대로 노를 저어 현장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진득한 실천'이다.

seulb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