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여행 일정 짜줘도…결국 우리를 떠나게 하는 건 '사람'"

이준호 클룩 지사장, 인바운드 트렌드 발표
미국인 56% 폭증, 'K-뷰티·스파' 체험 예약 73%↑

이준호 클룩 한국지사장이 지난 29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 영빈관 에메랄드홀에서 열린'2026 클룩 파트너스 어워드'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News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서울=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먼 미래에 AI(인공지능)나 디지털 기술이 완벽해져도여행이 주는 찐한 감동은 기계가 대체할 수 없습니다.그 감동은 오직 '사람'만이 만들 수 있으니까요."

여행 일정을 AI가 1초 만에 짜주는 세상이라지만, 결국 여행자를 떠나게 만드는 건 현장에서 만나는 '사람의 온기'다. 글로벌 여행 플랫폼 클룩(Klook)이 한국 진출 10주년을 맞아 내놓은 결론이다.

클룩은 지난 29일 오후 서울 중구 신라호텔 영빈관 에메랄드홀에서 '2026 클룩 파트너스 어워드'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클룩이 110여 개 파트너사(여행사, 테마파크, 교통, 유통사 등)와 함께 '여행의 본질'과 미래 비전을 공유하기 위해 마련했다.

"지난 10년, 혼자가 아니었다"…기술 위에 '사람' 입힌다

이준호 클룩 한국 지사장은 지난 10년의 성장 동력으로 파트너사와의 협력을 꼽았다.

이 지사장은 "2016년 한국에 첫발을 디딘 후 월 7000만 명이 찾는 플랫폼으로 성장하기까지 단 한 번도 혼자인 적이 없었다"며 "여행 전문가인 파트너사들이 있었기에 클룩이 단순한 예약 앱을 넘어 '여행의 동반자'가 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가 제시한 2026년의 비전은 역설적으로 '아날로그'였다. 이 지사장은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사람만이 창조할 수 있는 '대체 불가능한 가치'가 중요해진다"며 "클룩이라는 기술의 판 위에서 파트너사들이 고유한 감동을 만들어낼 때 전 세계 여행자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고 말했다.

클룩 발표자료(클룩 제공)
대만 62%·미국 56% '폭풍 성장'… 데이터가 증명한 '체험 열풍'

외국인 여행객들은 더 이상 가이드 깃발을 따라다니며 구경만 하는 '수박 겉핥기'식 여행을 하지 않았다.

국가별로는 아시아와 미주권이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대만 관광객 예약 건수는 전년 대비 62%나 급증했으며 필리핀(30%)도 큰 폭으로 늘었다. 눈에 띄는 점은 미국 시장(56%)의 부상이다. 교민 방문 위주였던 과거와 달리, K-콘텐츠를 접한 순수 관광객 유입이 본격화된 것이다.

이들은 한국인처럼 스파를 받고, 퍼스널컬러 진단을 받으며, 미용실을 찾았다.

문용수 클룩 팀장은 "뷰티나 스파 같은 체험 상품군은 트래픽이 50% 늘어날 때, 실제 예약 건수는 73%나 껑충 뛰었다"며 "한국에 오면 반드시 '로컬 문화'를 몸소 체험하겠다는 확실한 목적을 갖고 입국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클룩 발표자료(클룩 제공)
"티켓 끊고 5일 뒤 도착"…한국인처럼 '번개 여행' 즐겨

여행 준비 풍경도 달라졌다. 불과 1~2년 전만 해도 7~10일 전에 예약을 마쳤던 외국인들이 이제는 평균 '5일 이내'에 예약을 완료한다. 스마트폰 하나면 뭐든 가능한 환경에 익숙해지면서, 날씨나 기분에 따라 한국인처럼 즉흥적인 '번개 여행'을 즐기는 셈이다.

동선도 서울을 벗어났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본 지방 맛집과 카페를 찾아가기 위해 고속버스를 타는 외국인이 부쩍 늘었다. 클룩 데이터에 따르면 인천, 청주, 전주, 광주, 대구행 고속버스 예약이 급증했으며, 단순 검색(트래픽)보다 실제 결제 증가 폭이 더 컸다.

이날 축사를 맡은 길기연 서울관광재단 대표는 "지난해 외래 관광객 1800만 명을 달성하며 K-컬처의 힘을 확인했다"며 "클룩 같은 글로벌 플랫폼의 기술력과 우리 업계의 매력적인 콘텐츠가 결합한다면 서울 관광의 미래 비전인 '3000만 관광 시대'도 머지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롯데월드, 에버랜드, 코레일, 올리브영, 현대백화점 등 각 분야를 대표하는 주요 파트너사와 방송인 홍석천 등이 참석해 한국 관광의 질적 성장을 위한 협력을 다짐했다.

seulb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