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반독점 칼날에 트립닷컴 '움찔'… 방한 관광도 불똥 튀나

당국 규제에 몸조심…'알리바바 학습효과'에 마케팅 축소 전망
관광공사 "방한객 당장 영향 없지만 예의주시"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서울=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 중국 온라인 여행플랫폼(OTA) 시장의 압도적 1위 기업인 '트립닷컴 그룹'이 중국 당국의 반독점 조사 대상에 오르면서, 회복세에 접어든 한국행 관광(방한 관광) 시장에도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중국 여행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1위 사업자가 당국의 눈치를 보느라 대규모 할인이나 프로모션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멈췄기 때문이다. 이 경우 모바일 플랫폼 의존도가 높은 중국 'MZ세대'와 '개별여행객'(FIT)들의 한국행 발길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관광공사 등 업계는 "당장 현지에서 특이 동향은 감지되지 않고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나대면 찍힌다"…납작 엎드린 공룡, 마케팅 '숨 고르기'

23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 당국이 플랫폼 기업의 독점 행위에 대한 규제 수위를 높이면서 트립닷컴 그룹이 '몸 사리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알리바바 등 앞선 빅테크 기업들이 반독점법 위반으로 천문학적인 벌금을 맞은 '학습 효과' 탓이다.

트립닷컴 그룹이 마케팅 '확성기'를 끄면 가장 먼저 타격을 입는 것은 한국과 같은 단거리 해외 여행지다. 통상 중국의 2030 개별 관광객(싼커)들은 그룹 산하 내수용 애플리케이션인 '씨트립'(Ctrip)의 초특가 배너나 할인 팝업에 반응해 즉흥적으로 여행을 결정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트립닷컴 그룹 본사 측은 이번 사태에 대해 "모든 규제 요건을 엄격히 준수하고 있으며 현재 (당국의)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건전하고 지속 가능한 시장 환경 조성을 위해 업계 관계자들과 지속적으로 협력하겠다"며 규제 순응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무비자 입국과 중일 항공편 취소 여파 등으로 유커(중국인 관광객)가 늘고 있는 7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가 관광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2025.12.7/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항공업계 "눈치 보여 프로모션 못 해" vs 트립닷컴 韓 "체감 미미"

국내 업계의 반응은 엇갈린다. 항공업계는 이번 이슈가 장기화할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외국 항공사 관계자는 "한국뿐만 아니라 아시아태평양 업계 전체가 이번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건 사실"이라며 "중국인 여행객을 모객하기 위해선 현지 플랫폼과 프로모션이나 제휴를 진행해야 하는데 파트너사들이 중국 정부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적극적인 마케팅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트립닷컴 한국지사 측은 아직 직접적인 영향권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한국지사 관계자는 "아직 우리(한국) 쪽에서 피부로 느끼는 변화는 없지만, 그룹 차원에서 진행되는 사안인 만큼 신경은 쓰고 있다"고 말했다. 당장 한국발 아웃바운드(내국인의 해외여행)나 인바운드 유치에 급격한 변화는 없다는 설명이다.

관광공사 "채널 다양해 타격 제한적…상황 지켜봐야"

한국관광공사 역시 '트립닷컴 리스크'가 전체 시장 위축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특정 플랫폼 의존도를 낮추고 채널을 다변화해왔기 때문이다.

관광공사 중국팀 관계자는 "씨트립(트립닷컴)은 중국 내 여러 OTA 채널 중 하나일 뿐"이라며 "공사는 씨트립 이외에도 취날, 페이주 등 다양한 플랫폼 채널과 협업하고 있어 리스크가 분산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현지 지사를 통해 파악한 바로도 아직까지 특이 동향은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관광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규제 이슈가 춘절(중국 설) 대목을 앞둔 시점에서 불거진 만큼, 향후 트립닷컴 그룹의 마케팅 전략 변화가 유커 유입의 속도를 결정할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seulb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