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거닐며 붉은 말 기운을"…용마산부터 마장동·피맛골까지

서울관광재단, 2026년 맞이 말(馬) 테마 여행지 추천
해가 떠오르는 능선에서 오래된 골목까지

용마산에서 바라본 서울(서울관광재단 제공)

(서울=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 2026년 병오년(丙午年) '붉은 말의 해'가 밝았다. 예부터 말은 강인함과 역동성을 상징하는 동물이다. 힘찬 말의 기운을 받으며 한 해를 시작하고 싶다면 이번 주말 서울 도심 속 '말'과 관련된 명소를 찾아보는 건 어떨까.

최근 서울관광재단은 1월을 맞아 새해의 활력을 채워줄 도심 여행 코스 3곳을 선정해 공개했다. 새벽을 여는 일출 명소부터 삶의 에너지가 넘치는 시장, 역사와 추억이 공존하는 골목까지 다채로운 이야기가 여행자를 기다린다.

힘찬 말의 기운을 받기 좋은 명소ⓒ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용마가 날아오른 곳'… 일출 산행 명소 용마산

서울 동쪽에 자리한 용마산은 병오년 새해를 시작하기에 더할 나위 없는 장소다. 용마봉에서 '용마(龍馬)가 날아갔다'는 전설이나 산 아래 면목동에 말 목장이 많아 용마의 탄생을 빌었던 봉우리라는 유래가 전해진다.

도심과 가깝지만, 산양을 마주칠 정도로 자연이 잘 보존돼 있다. 지하철 7호선 용마산역 인근에서 산행을 시작하면 일출 시각 전에 정상에 닿을 수 있다.

등산로가 완만해 초보자도 부담 없이 오를 수 있으며 정상에서는 한강과 롯데월드타워 등 서울의 스카이라인(Skyline·하늘과 맞닿은 도심 윤곽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아차산, 망우산과 능선이 이어져 있어 다양한 코스로 등반이 가능하며 보통 2시간에서 2시간 30분이면 충분하다.

용마산 스카이워크(서울관광재단 제공)

산행 후에는 올해 문을 연 '용마산 스카이워크'(Skywalk·하늘 산책로)와 용마폭포공원을 둘러보는 것을 추천한다. 스카이워크는 지상 최대 10m 높이의 목재 데크 길로 숲 위를 걷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용마폭포공원에는 눈썰매장이 문을 열어 동심을 자극한다. 눈놀이동산, 봅슬레이 등 다양한 겨울 체험이 가능하며 18세 미만 아동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눈썰매장은 다음 달 8일까지 운영한다.

마장 축산물시장 입구(서울관광재단 제공)
말을 기르던 '양마장'의 변신… 마장동 축산물시장

성동구 마장동은 조선시대 국가에서 관리하던 말 사육장인 '양마장'(養馬場)이 있던 곳이다. 넓은 평지와 풍부한 수자원 덕분에 군사와 왕실에 필요한 말을 기르기에 적합했다. 시대가 변하며 말 사육장은 사라졌지만, 그 자리는 수도권 축산물 유통의 중심지로 다시 태어났다.

마장축산물시장은 국내 최대 규모의 단일 품목 시장으로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삶의 활기가 넘친다. 질 좋은 한우부터 특수부위, 곱창까지 다양한 육류를 취급하는 맛집들이 즐비해 미식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예쁜 동네'는 아닐지 몰라도 서울이 성장해 온 방식과 치열한 삶의 현장을 생생하게 목격할 수 있는 공간이다.

정겨운 시장 내부 풍경(서울관광재단 제공)

인근 '청계천박물관'도 함께 둘러볼 만하다. 조선시대부터 현대까지 청계천의 변화상을 입체적으로 보여주는 도시사(都市史) 전문 박물관이다. 개관 20주년 특별전 '청계천 사람들: 삶과 기억의 만남'이 3월 29일까지 열려 청계천과 함께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피맛골 입구(서울관광재단 제공)
말발굽 피해 숨어든 골목…종로 피맛골

종로의 '피맛골'(避馬街)은 조선시대 서민들이 고관대작의 말을 피해 다니던 길이다. 좁은 골목길은 말을 탄 양반과 마주치지 않기 위해 형성됐지만 점차 서민들을 위한 술집과 밥집이 들어서며 사랑방 역할을 했다. '값싸고 허심탄회한 공간'이라는 정체성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도심 재개발로 예전의 좁고 구불구불한 골목은 대부분 사라졌지만, 그 맛과 정취는 고층 빌딩 숲 사이 곳곳에 남아있다. 종로 르메이에르 빌딩 뒤편이나 광화문 D타워 저층부, 피카디리 극장 주변 등에서 고등어구이, 빈대떡, 순댓국 등 추억의 맛을 찾을 수 있다.

이마빌당에 전시된 말과 관련된 예술작품(서울관광재단 제공)

이마빌딩 로비에서 말과 관련된 예술 작품을 감상하거나, 여전히 성업 중인 노포(老鋪·대대로 물려 내려오는 점포)를 찾아 따뜻한 겨울 음식을 즐기는 것도 색다른 재미다.

seulb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