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OTA와 가격 경쟁 NO"…놀유니버스 'K-콘텐츠' 승부수(종합)

'플레이&스테이' 놀월드에 'K-바이브' 결합해 팬덤 공략
가요대전 티켓 90%, 해외 팬 판매…'덕질'을 'N차 여행'으로 연결

이철웅 놀유니버스 대표(놀유니버스 제공)

(서울=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 놀유니버스가 거대 자본이 지배하는 글로벌 온라인여행사(OTA) 시장에 'K-콘텐츠'와 '팬심(Fan-ship)'을 무기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놀유니버스는 24일 서울 용산구 서울드래곤시티에서 '인사이드 K-바이브' 간담회를 열고 글로벌 여정 플랫폼 '놀월드(NOL World)'의 차별화 전략과 미래 비전을 발표했다.

'놀월드'는 단순한 여행 상품 판매를 넘어, K-콘텐츠를 즐기기 위해 방한하는 팬들의 '여정(Journey)' 전체를 설계하는 플랫폼으로 지난해 3월 '트리플코리아'로 출범했다. 핵심은 공연 티켓과 숙박, 교통, 현지 체험을 하나로 묶은 '플레이 앤 스테이'(Play & Stay) 모델이다.

"글로벌 OTA와 가격 경쟁 안 해"…독자적 경험 설계로 16배 성장

전략 발표를 맡은 이수정 글로벌기획 리더는 '놀월드'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이 리더는 "글로벌 OTA 시장은 이미 몇몇 강자가 점유하고 있어 단순한 가격 경쟁만으로는 승산이 없다"며 "놀월드는 팬들이 원하는 경험을 연결하는 독자적인 방식으로 2023년 대비 16배 성장, 재구매 의사 91%라는 성과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그가 제시한 '독자적 방식'의 핵심은 공연(Play)과 숙박(Stay)을 결합한 '플레이 앤 스테이' 모델이다.

이 리더는 25일 개최되는 'SBS 가요대전'을 예로 들며 전략의 유효성을 증명했다.

그는 "전체 9000석 중 8000석이 놀티켓을 통해 유입된 해외 팬"이라며 "특히 이 중 1000석은 서울 용산, 잠실, 합정 등 주요 거점 호텔과 '레드카펫 관람' 혜택을 묶은 VIP 패키지로 판매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 필리핀 고객은 놀월드 패키지를 이용해 아이돌 그룹 '제로베이스원'의 한국, 태국, 홍콩, 대만 등 4개국 투어를 모두 따라다니며 관람했다"며 "콘텐츠가 단순 관람을 넘어 'N차 여행'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증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수정 놀유니버스 글로벌기획 리더(놀유니버스 제공)
놀월드(NOL World) 서비스 화면
"테일러 스위프트 패싱은 공간 탓"... 인프라·AI 투자 병행

이날 이철웅 놀유니버스 대표는 지난 3일 취임 후 첫 공식석상에 참석했다. 이 대표는 소프트웨어 전략을 뒷받침할 하드웨어(인프라)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이 대표는 "미국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가 한국에 오지 못하는 이유는 티켓 파워가 아니라 공연을 소화할 '베뉴(Venue, 장소)'가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 그는 민간 주도의 '놀 시어터(NOL Theater)' 건립을 선언하며 "서울과 지방 도시에 공연 인프라를 직접 확충해 K-콘텐츠가 유입될 수 있는 물리적 기반을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기술적 고도화 방안도 제시했다. 이 대표는 "여행 버티컬 플랫폼 AI인 'AI 놀'에 집중 투자해 한국 지리에 익숙하지 않은 글로벌 팬들에게 개인화된 최적의 동선을 제공하고 있다"며 "2026년을 글로벌 확장의 원년으로 삼아 일본, 대만 등 핵심 권역에 이 시스템을 이식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이에 놀유니버스 측은 이러한 생태계 확장이 지난 4년간 약 1조 4000억 원의 생산유발효과를 창출한 것으로 추산했다.

김주희 동덕여대 문화예술경영전공 교수(왼쪽), 이윤화 서울관광재단 스마트관광팀 팀장 ⓒ News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서울 쏠림 해소해야"…지속 가능한 생태계 제언

발표 후 진행된 패널 토론에서는 K-관광의 질적 성장을 위한 전문가들의 제언이 이어졌다. 이윤화 서울관광재단 스마트관광 팀장은 "K-팝 콘텐츠와 행사가 서울에 집중되다 보니 외국인 관광객의 소비 동선도 수도권에 편중되어 있다"며 "놀월드가 가진 팬덤 데이터를 활용해 지방의 관광 자원과 행사를 연계하는 상품 개발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주희 동덕여대 문화예술경영 교수는 "K-바이브가 관광객을 부르는 강력한 유인책임은 분명하지만, 재방문을 결정하는 것은 결국 여행의 질"이라며 "플랫폼 기업이 지역 소상공인과 협력해 바가지요금 등을 근절하고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상생 모델을 구축해야만 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seulb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