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키지는 주춤, 출장·OTA는 선방…여행업계 3분기 실적 '양극화'

패키지 여행사, 3분기 실적 일제히 후퇴
여름 수요 분산·항공비 부담에 타격

서울 종로구 하나투어 본사 앞을 외국인 관광객들이 지나가고 있다. 2024.4.9/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 해외여행 수요가 증가하고 있음에도 전통 패키지 여행사들이 실적 부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반면 기업 출장·렌터카·온라인여행사(OTA) 등 비(非)패키지 기업은 역대급 호황을 이어가며 업계 구조 변화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17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하나투어(039130), 모두투어(080160), 노랑풍선(104620) 등 주요 패키지 여행사들은 3분기 실적에서 나란히 수익성이 악화했다. 다만 10월 황금연휴 모객이 4분기 실적에 반영되는 만큼 "바닥을 지나 회복 회복할 것"이라는 것이 여행사들의 공통된 전망이다.

패키지 여행사 '동반 부진'…항공비 급등·여름 성수기 붕괴

하나투어는 3분기 매출 1233억 원, 영업이익 82억 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22.7%, 31.1% 감소했다. 송객 수는 45만 명으로 11% 감소했고 평균판매단가(ASP)도 5% 떨어졌다. 다만 전세기 사입 규모를 210억 원으로 대폭 줄이면서 이익을 방어했다.

모두투어는 하반기 계절적 비수기와 일회성 비용이 겹치며 3분기 31억 원 영업손실로 돌아섰다. 매출은 375억 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특히 전사 격려금 약 20억 원, 10월 연휴 대비 전세기 확보 비용 등이 선반영되며 수익성이 눌린 것으로 나타났다.

노랑풍선 역시 부진했다. 3분기 매출은 250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21억 7000만 원으로 전년보다 손실 폭이 확대됐다. 항공 부문의 약세와 수요 둔화가 겹쳤다.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참좋은여행(094850)은 3분기 매출 199억 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8%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57억 원으로 전년 동기 4억 원 수준에서 12배 이상 급증했다.

니는 구조적 경쟁력보다는 지난해 티메프 사태 대손처리 이후 기저효과와 소송 관련 환입 효과가 작용한 영향이 컸다.

또한 롯데관광개발(032350)은 전체 실적은 카지노·호텔 호조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지만, 여행사업만 보면 오히려 후퇴했다. 3분기 여행 부문 매출은 219억 9600만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9% 감소했다.

그러나, 해외여행 수요 자체는 뚜렷한 성장세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1~9월 국민 해외관광객은 2166만 명으로 전년 대비 약 2.2% 증가했으며 팬데믹 이전인 2019년 같은 기간 대비 97.9% 수준까지 회복했다.

출장·OTA는 '역대 최대'…레드캡·야놀자 나란히 고성장

패키지 여행사와 달리 비(非)패키지 기반 기업들은 완전히 다른 흐름을 보였다.

레드캡투어(038390)는 3분기 매출 889억 원, 영업이익 103억 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7%, 3.4% 증가하며 역대 3분기 최고치를 기록했다. 법인 렌터카·기업 출장 수요가 빠르게 정상화되며 누적 영업이익은 417억 원으로 18.5% 증가했다.

OTA 대표주자인 야놀자도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3분기 글로벌 통합거래액은 11조 9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25.7% 성장하며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여행·레저·액티비티 중심의 컨슈머 플랫폼 매출은 211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5.6% 증가하며 안정적 성장을 이어갔다.

4분기, 황금연휴 효과 본격 반영…패키지 반등 기대감

업계는 10월 '역대급 황금연휴' 효과가 11~12월 본격 반영되면서 4분기에는 전년 대비 뚜렷한 회복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한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10월은 송객·이익 모두 월별 기준 역대 최고 수준으로 추정된다"며 "4분기에는 추석·연말 성수기 효과로 지역 전반의 고른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모두투어 관계자도 "4분기는 프리미엄·테마 상품 예약이 크게 늘며 흐름이 긍정적"이라며 "연말로 갈수록 패키지 회복 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증권가는 이번 3분기 실적 부진을 업계 전반의 일시적 조정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기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송객 부진과 항공 공급 부담으로 대형 여행사 대부분이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지만, 이는 이미 가격에 반영된 구간"이라며 "4분기에는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약 95%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내년 상반기는 항공 참사·계엄 여파로 생긴 기저효과가 반영되면서 두 자릿수 성장도 가능하다"면서 "인공지능(AI) 기반의 수요 예측 도입으로 전세기 효율화가 개선돼 수익성 회복 속도도 더 빨라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seulb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