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패션 관광왔어요" 요즘 외국인이 찾는 패션 여행 코스 3곳

감각적인 성수, 클래식한 이태원, 자유로운 홍대
팝업스토어·빈티지숍·전시까지 '패션 명소'

EQL성수(서울관광재단 제공)

(서울=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 산업의 흔적이 남은 골목에 패션과 예술이 스며들며 서울의 거리가 새롭게 태어나고 있다. 성수의 창고형 팝업스토어부터 이태원의 앤틱 거리, 홍대의 스트릿 패션까지 서울의 패션 명소 3곳이 각기 다른 개성으로 전 세계 여행객의 발길을 끌고 있다.

1일 서울관광재단에 따르면 감각적인 패션을 즐기기 좋은 계절 가을을 맞아 서울의 대표 패션 거리인 성수, 이태원, 홍대를 여행 코스를 선정해 발표했다.

휴먼메이드 블루보틀(서울관광재단 제공)
한국의 브루클린, 성수 패션거리

과거 굴뚝이 늘어선 공장지대였던 성수는 이제 트렌드의 중심지로 거듭나 '서울의 브루클린'으로 불린다.

1980~90년대까지만 해도 수제화와 자동차 정비공장이 밀집해 있었지만, 2010년대 이후 젊은 예술가와 디자이너들이 모여들면서 창의적인 실험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현재는 다양한 팝업스토어가 열리며 전 세계 여행객의 관심을 끌고 있다.

오래된 공장 건물들이 세련된 팝업스토어, 카페, 전시공간으로 재탄생하며 산업의 흔적과 예술 감성이 공존하는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인쇄공장을 개조한 인더스트리얼 카페 '자그마치', 패션쇼와 전시가 열리는 '대림창고'는 성수의 변화를 상징하는 공간으로 꼽힌다. 이러한 건물들은 현재 무신사 스토어와 레스토랑, 로컬 디자이너 브랜드 매장 등으로 활용되며 '성수만의 감성'을 형성하고 있다.

성수 패션 여행은 산업의 흔적 위에 로컬 감성이 더해진 '연무장길'에서 시작된다. 성수역 3번 출구 인근의 편집 스토어 'EQL 성수'에서는 감각적인 로컬 브랜드를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외벽의 프랑스 아티스트 장 줄리앙 작품은 인기 포토존으로, 매장 내부에는 다양한 브랜드 상품이 전시돼 있다.

감각적인 문구 브랜드 '포인트 오브 뷰'(Point of View)는 필기구와 조명, 인테리어 소품을 선보이며, 특히 2·3층 공간은 고풍스러운 서재를 연상시켜 사진 명소로도 인기다.

성수의 변화를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곳은 '대림창고'와 '디올 성수' 일대다. 산업시설을 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킨 대표적 '로프트 컨버전'(Loft Conversion) 사례로, 1970년대 뉴욕 소호의 흐름을 떠올리게 한다.

대림창고(서울관광재단 제공)

성동구는 2017년부터 붉은 벽돌 건축물 보존사업을 시행 중이며 덕분에 '대림창고' 벽돌 담장과 '킨포크 성수', '블루보틀' 매장 앞은 성수의 대표 포토스폿이 되었다. 최근에는 '디올 성수'를 중심으로 세계 각국의 여행객이 찾는 패션 명소로 자리잡았다.

연무장길에서 뚝섬역으로 이어지는 구간은 브랜드 플래그십과 빈티지 숍, 감성 카페가 공존하는 거리다.

'뉴발란스 성수', '젠틀몬스터', '세터하우스 성수' 등 유명 매장이 밀집해 있으며, 평지 위로 펼쳐진 카페거리와 그라피티 아트, 감각적인 바(Bar)들이 어우러져 걷는 재미를 더한다.

▲성수 패션거리 정보

주소: 서울 성동구 연무장길 1 일대

교통: 지하철 2호선 성수역·뚝섬역

추천 포토스팟: EQL 성수 앞 / 포인트오브뷰 2·3층 / 대림창고 담장 / 블루보틀 앞 / 디올 성수

녹사평역 육교(서울관광재단 제공)
전 세계 패션의 교차점, 이태원

이태원은 다양한 문화와 패션이 공존하는 서울의 대표 '글로벌 패션 거리'다.

1950년대 미군기지와 외국인 거주지로 형성된 이태원은 맞춤복과 수입의류 상점이 생겨나며 독특한 패션 문화를 발전시켰다. 1980년대 아시안게임·서울올림픽을 계기로 국제적으로 알려졌고 2000년대 들어 구제거리에서 디자이너 브랜드가 공존하는 고급 상권으로 변화했다.

현재 이태원은 로컬 디자이너 브랜드, 빈티지숍, 가죽공방, 앤틱가구점이 조화를 이루며 복합문화지대로 성장했다. 대로에는 글로벌 브랜드가, 골목 안에는 개성 있는 소규모 상점이 자리해 '서울 속 작은 세계'라는 별칭이 어울린다.

녹사평역 일대는 감각적인 매장이 밀집한 패션·디자인 구역이다. 편집숍 '비이커'(Beaker), 복합문화공간 'PDF 서울' 등은 매장 자체가 전시장처럼 꾸며져 있다.

녹사평에서 이태원역으로 이어지는 퀴논길과 앤틱가구거리는 빈티지 감성과 이국적인 풍경이 어우러진 거리로, 그라피티 벽화와 '고치미' 수선소 앞 거울 골목은 인기 포토존이다.

이태원 퀴논길(서울관광재단 제공)
수선가게 고치미(서울관광재단 제공)

오는 6~9일 '2025 이태원 가을 앤틱 & 빈티지 페스티벌'이 열려, 클래식한 이태원의 감성을 즐기기 좋은 시기다.

이태원역 대로변에는 '꼼데가르송', '구찌', '무신사 한남스토어' 등 하이엔드 브랜드가 들어서 있으며 최근 개관한 후지필름 '하우스 오브 포토그래피'는 전시·포토북 제작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주목받고 있다.

▲ 2025 이태원 앤틱 & 빈티지 페스티벌 정보

장소: 서울 용산구 보광로 51길 3 일대

기간: 2025년 11월 6~9일 (오전 10시~오후 6시)

교통: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 4번 출구

홍대 앞 거리(서울관광재단 제공)
스트릿 패션의 성지, 홍대

홍대는 자유와 개성의 상징이자 대한민국 스트리트 패션의 중심지다. 1980년대 홍익대학교 예술 분위기에서 시작해 1990년대 인디밴드와 버스킹 문화가 활성화되며 젊은 문화의 발원지가 됐다.

2000년대 들어 보세숍·빈티지 마켓이 들어서며 독창적인 패션 거리가 형성됐고 2010년대에는 무신사·젠틀몬스터 등 MZ세대 대표 브랜드의 플래그십이 들어서며 K-패션의 중심지로 부상했다.

마포구가 2023년에 조성한 '레드로드'(Red Road)는 청춘과 열정을 상징하는 거리로, 스트리트 아트·버스킹·팝업스토어가 어우러진다.

홍대입구역 9번 출구부터 상상마당, 상수역까지 이어지는 구간은 걷는 내내 새로운 감각이 피어나는 거리다.

레드로드 안내판(서울관광재단 제공)

홍익대 앞 대로에는 '아더에러 스페이스', '디스이즈네버댓', 'EPT' 등 실험적인 디자인 매장이 늘어서 있으며 그라피티와 대형 조형물이 조화를 이루어 포토존으로도 인기다.

상상마당 일대는 예술과 일상이 공존하는 홍대의 상징이다. 공연·전시가 열리는 복합문화공간이자 랜드마크인 상상마당을 중심으로 상수역 방향 골목에는 감성 카페와 편집숍이 이어져 여유로운 '홍대 스타일'을 느낄 수 있다.

seulb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