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도 코스로 즐기세요"…특급호텔 '칵테일 오마카세' 뜬다
포시즌스·페어몬트·JW 메리어트 동대문 등 잇따라 도입
글로벌 호텔시장서 확산된 칵테일 테이스팅
-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서울=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 이젠 술도 코스로 즐긴다. 특급호텔 바에서 '오마카세'가 새로운 화두로 떠올랐다. 셰프 대신 바텐더가 손님 앞에서 즉석으로 취향을 반영한 칵테일과 주류를 내놓는 방식으로, 단순한 음료를 넘어선 '경험 소비'로 확장되고 있는 것이다.
25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포시즌스, 페어몬트, 파크하얏트, JW메리어트동대문 등 국내 주요 호텔들은 잇따라 '바 오마카세'을 선보이며 차별화된 미식 콘텐츠 강화에 나섰다.
뉴욕·도쿄 등 글로벌 호텔 시장에서 이미 자리 잡은 칵테일 테이스팅·위스키 페어링 트렌드가 국내에도 본격 확산하는 모습이다.
포시즌스호텔서울은 지난달 지하 1층 '찰스 H'. 안쪽에 비밀스러운 문을 열었다.
그곳은 단 8석, 이름하여 'H.바'(H.Bar). 국내 호텔 최초로 '실험실'(Lab) 콘셉트를 도입한 칵테일 오마카세 공간이다. 입구부터 은밀하고, 안에 들어서면 바텐더가 연구원처럼 실험 장비를 다루며 코스를 펼쳐낸다.
바텐더와 손님이 가까이 마주하는 'H'자형 바 구조에서 칵테일이 만들어지는 전 과정을 직접 경험할 수 있다. 장인이 제작한 식기류를 활용해 시각적 완성도까지 높였으며, 단순한 음료 제공을 넘어선 체험형 공간으로 기획됐다.
코스는 총 8잔. 샴페인을 한 방울도 쓰지 않았지만 샴페인의 질감을 그대로 살린 '샴페인', 한 잔 안에서 맛이 두 번 변하는 '듀얼 다이퀴리', 아이스바처럼 즐기는 '알코팝', 감각에만 의존해야 하는 '스위트 콘' 등 상식을 뒤집는 칵테일이 줄줄이 등장한다.
쑥·깻잎·오미자 같은 한국 재료도 새로운 얼굴로 변주해 미식가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가격은 1인 15만 원. 바이트(곁들임 요리) 3종과 함께 매주 목~토요일, 단 두 타임(DHGN 8시 30분·10시 30분)만 운영한다. 예약은 필수이다.
여의도 도심 야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페어몬트서울 29층 루프톱 바 엠투나인(M29)의 바텐더 손끝에서는 잔마다 다른 이야기가 태어난다.
이곳은 메뉴판 대신 대화가 시작점이 되는 '바 오마카세' 공간이다. 손님이 그날의 기분이나 취향을 이야기하면, 바텐더가 즉석에서 맞춤 칵테일 코스를 짜내는 방식이다.
이번 시즌은 '감각의 여정'을 주제로 여섯 가지 시그니처 칵테일이 새롭게 선보인다.
럼과 위스키로 여름 맥주의 청량감을 구현한 부엘라(Vuela)는 시원한 거품과 묵직한 바디감이 대비를 이룬다. 보랏빛 드라이 마티니 스타일의 퍼플 윙스(Purple Wings)는 꽃잎 같은 아로마와 함께 봄날의 그리움을 담았다. 테킬라와 오미자가 어우러진 하나비(Hanabi)는 가을밤 불꽃놀이를 닮은 화려한 산뜻함으로 마무리된다.
황금빛 펄을 연상케 하는 골드 러시(Gold Rush), 붉은 노을을 담은 클라우디 선셋(Cloudy Sunset), 따뜻한 차처럼 보이지만 스푸만테의 청량감을 숨긴 티 엔드(Tea End)까지 시각과 미각을 동시에 자극하는 코스가 이어진다.
가격은 2코스 5만 6000원, 3코스 7만 6000원으로 1만 5000원의 커버 차지(자릿값)에는 웰컴 드링크(샴페인 또는 싱글 몰트 위스키)와 물을 포함한다.
JW메리어트동대문스퀘어서울은 루프탑 바 '더 그리핀'(The Griffin)에서 칵테일 오마카세를 선보인다. 손님 취향에 맞춘 창작 칵테일을 코스로 풀어내는 방식으로 바카디 코리아의 프리미엄 라인업을 활용해 매일 다른 레시피가 등장한다.
칵테일과 함께 흥인지문 야경을 내려다볼 수 있는 루프탑 뷰는 경험의 농도를 배가시킨다.
코스는 4코스와 5코스 중 선택 가능하다. 웰컴 스파클링 와인으로 시작해 애피타이저, 메인, 디저트 칵테일까지 이어지며 각각의 잔에는 그날 준비된 카나페가 함께 곁들여진다.
예측 불가능한 구성 덕분에 같은 자리에 다시 찾아도 매번 새로운 조합을 맛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운영은 매주 수요일부터 토요일, 오후 7시부터 오전 1시까지한다. 가격은 4코스와 5코스 각각 8만 원, 10만 원이다.
seulb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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